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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마음 둘 곳을 찾아 헤매인다
게시물ID : lovestory_931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3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5/05 22:16:09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백은선, 아홉 가지 색과 온도에 대한 마음




초록이었을까. 눈이 내렸을까

아니면 손과 손, 지나가는 바람 또 바람. 그런 것들뿐이었을까

그녀에게. 알 수 없는 이미지에 사로잡혀 새는 지도를 버리고

숲 쪽으로 기울어진다

빛이 많은 악기를 조심하라고

우리는 서로의 이마에 화(華) 자를 새겨주었다


오늘 밤 내가 할 이야기는 나도 알지 못한다

그녀가 그녀의 숨을 벗고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맸던 것처럼

부숴버리고 싶은 가느다란 뼈들. 나의 밖으로 나를 데리고 나갈 거야

꿈에는 매번 같은 의자에 앉아 같은 사람과 얘기 나눴다

더 어두워진다면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무서운 것은 무서운 것을 무섭다고 하지 못하는 것


수심은 빛을 갖는다. 새의 날개가 부러진다

우아한 추락이구나

붉게. 이번 사냥은 동원될 것이 많다

나는 네 옷섶을 풀어 최초의 발톱과 눈먼 사자의 털을 넣어준다

그리고 상아를 깎아 만든 우유색 젓가락 한 벌

빛을 통해, 빛을 통해 어두워질 것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나요

냄비는 뜨겁고 손과 물 혹은 손에 갇힌 손, 물에 갇힌 물

그건 균열에 대한 이미지

눈이 내리기 직전에는 모든 것이 자리를 바꾸지

열린 페이지에 적혀 있다

알 수 없는 중력, 알 수 없는 목소리. 복도를 가로지르는 칼날


뒷모습은 증식한다

하나 둘. 그녀의 안개가 힘없이 수면을 드리웠던 것과 같이

꼼짝말고 여기 있어

초록일까. 몸을 관통하는 바람에 대한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릎을 접고 그녀는 진창으로


그때부터 이마를 가리기 위해 머리를 길렀다

작은 나무상자가 불에 덴 잠을 훔쳐갔기 때문에

그녀가 새를 잡아왔기 때문에

나는 한 가지 소리만을 움켜쥔다

거꾸로 처박힌 이미지들

그것에 관여하는 음은 증발하는 성질. 불의 가장자리와 동일한 손이다

 

 

 

 

 

 

2.jpg

 

원태연, 별 땅




마음 둘 곳을 찾아 헤매인다

 

 

 

 

 

 

3.jpg

 

이은상, 뵈오려 못 뵈는 님




뵈오려 못 뵈는 님 눈 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되어지이다

 

 

 

 

 

 

4.jpg

 

김남조, 고독




이제 나 다신 너 없이 살기를 원치 않으마

진실로 모든 잘못은

너를 돌려놓고 살려던 데서 빚어졌거니

네 이름은 고독

내 오랜 날의 뉘우침이

너에게 와서 머무노니

 

 

 

 

 

 

5.jpg

 

정숙자, 그의 눈물




슬픔은 차고 모가 났다

차고 모가 난 세상이

구워낸 것이라

그렇게

희고 짭짤하게

시퍼런 배추속을 간 절이는 것일까

그러나 그의 눈물에서는

아직도 싱싱한 배추밭 냄새와

배추꽃 냄새

소금기를 조용히 털어내면서

밤새 타오르는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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