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우리집 개가 벌써 9살이네요 늙어가는게 보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7953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unnyC
추천 : 3
조회수 : 85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2/06/11 02:15:03

저는... 개 키우는 걸 반대했습니다


제 친구가 포포라는 개를 키웠어요

마티즈였고 10년 넘게 키웠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 걔네 집을 가면 포포는 언제나 저를 향해 그르렁 짖곤 했습니다

 

그 친구가 포포가 죽던날을 얘기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무뚝뚝하던 자기 아버지도 출근하시면서

"포포, 아빠 올 때까지 잘 있어야 해."

하고 출근하셔서 놀랬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개를 떠나보내면서 다시는 개를 안키운다고 다짐하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그래서 처음 동생이 개를 데리고 왔을 때, 저는 개 키우는 걸 반대했습니다

 

 

저는 평생 외조부모님이랑 같이 살았습니다

아버지 없이 자란 저희 남매를 거둬주시고 키워주신 분은 외조부모님이십니다

 

외할아버지가 중풍과 암으로 목 아래로 마비되신채 

6개월을 암병동에서 계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돈이 없던 저희 집은 할머니가 낮 12시간 제가 밤 12시간씩 간호하면서 지냈어요

저는 솔직히 간호 하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그 상황이 너무 싫었거든요

암병동에서 할아버지가 서서히 죽어가시는 게 너무 끔찍했습니다

학교 갔다가 알바 갔다가 암병동에서 뜬눈으로 밤 새고 다시 학교가야하는 제 상황도 짜증났구요

 

6인실이었는데 할아버지가 이제 손 쓸 도리가 없어

그냥 요양병동으로 옮기는 시점에

다 다른사람이더라구요

처음 할아버지가 입원했을 때 계시던 분들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할머니랑 같이 사는데

그냥... 저희 집 개랑 할머니랑 같이 늙어가는게 보입니다


저는 이별할 준비가 정말 하나도 안 됐는데

자꾸 이별이 밀물처럼 들이닥치는 거 같습니다

할아버지 모습이 자꾸 겹쳐요

 

그저 받아들이자 이렇게 맘을 먹고 싶은데

가끔 이런 새벽이면 나쁜 생각이 자꾸 들어서 힘이 듭니다

 

이별이란 건 늘 새로운 거 같습니다

늘 새롭게 힘드네요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눈물 날 거 같아서 그냥 글로 적어봤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