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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이 말하는 90년대 학교체벌
게시물ID : freeboard_19937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노카
추천 : 3
조회수 : 8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2/08/09 11:24:51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인 어머니와 러시아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3남매 중 차녀이고
아버지는 러시아어 전공 교수시고
90년대 후반 한국의 외고에서 러시아어 교사로 근무했었습니다
한국 생활 5년차가 네이트판을 사용하다가 우연히 예전의 학교체벌에 대한 걸 읽어보고 문득 생각나서 씁니다.
아버지가 아직도 얘기하시는 충격적인 일화세요.
아버지는 지금은 러시아어 전공 교수이지만 과거 학창시절에 격투기 선수 준비생이셨고 키도 크고 우락부락하고 운동에 있어서도 절대 꿀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경우, 1917년부터 학교체벌이 금지되었고 오래되어서 러시아의 국민 정서상 교사의 학교체벌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고, 교권을 침해하고 난동을 피우면 학교에서 쫓아내거나 경찰에 넘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러시아인 아버지가 90년대에 외고에서 근무할때 충격적인 것을 목격했습니다
한 사내아이가 어설픈 행동이나 말대꾸 등으로 체육교사의 분노를 산거였고 눈이 돌아간 체육교사가 아이를 때리고 쓰러진 아이를 밟기 시작하자
아빠는 "수까블랏(러시아 욕설)!"하고 소리지르며 당시 한국어 배운지 4년차여서 유창한 한국어로 "당신이 선생이야? 깡패야?미쳤어?"하고 소리지르며 막아섰습니다
체육선생은 대략 키 170대 후반 정도에에 보통 체형이었고 키 190에 우락부락하고 인상부터가 위압감을 주었던 아버지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물러섰고, 이 외에도 아버지가 바로 경찰을 불렀고 학생에게 고소를 권유했다고 합니다(러시아 남자들은 어린아이나 미성년자가 학대당하거나 곤경에 처하는 걸 잘 못보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거리에서 아이가 맞을때 그냥 넘어가는 법도 잘 없어요)

그외에도 아버지는 그 선생의 해고를 주장하고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자신이 옳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부당한거에 대해 특히, 학생들이 맞거나 기합받을 때마다 막아서주셨답니다
그 체육교사에게 정신차리라는 의미에서 이런 말도 하셨다고 하더군요
"당신이 그따위로 살면 나중에 칼찔려서 암매장당해도 다들 그럴줄 알았다고 할걸."
"당신 러시아였으면 제자들이 깡패로 커서 사적으로 보복당해서 몸에 엄청 난사당해서 구멍나서 죽었을걸."->실제 러시아 현실 맞아요. ㅇㅇ 러시아는 한국보다 치안이 안좋아서.
"당신 부모가 남의 집 자식 때리라고 가르쳤어? 그정도로밖에 교육 못받았어!"(여학생을 수차례 뺨때리는거 보고 분노해서 한 소리. 체육선생이 눈돌아가서 달려들었지만 역으로 운동선수 출신이었던 아버지에게 제압당해 벽치기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자리에서 아버지한테 욕을 더 먹었죠. 아버지가 정말 분노해서 교감과 여선생이 만류를 하고 나서야 풀어줬답니다. 체육선생과는 평소에는 아주 험악했고 무시하는 사이였지만 체육선생이 학생들에게 함부로 대하는건 바로 막아섰다고 밝혔습니다)
이외에 다른 교사들에게도 질시를 당했다고 합니다
교사들 앞에서도 "당신들 러시아였으면 감옥행이야.", "저런 게 선생이라고" "학생 구타하라고 교사됐어?" 등의 말을 일삼으셨고 학생들과의 사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교사들이 아버지 싫어하며 피해가지고(키크고 우락부락하다보니 위압감을 줘서 다들 피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격투기선수 단증까지 보여준후로는 더더욱....) 거의 외고에서 러시아어 가르칠 때 마이웨이로 사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아버지 좋아했대요.
때리지도 않고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분위기 잘 잡고 수업했고, 학생들에게 너희들이 맞는건 절대 정당한 게 아님을 가르치고 스스로 법전을 구해 읽어 한국의 폭행죄 조항과 고소 요건에 대해 시간날때 가르쳐주신 적도 있대요. (물론 이걸 가르친 이후로는 선생님들의 냉대가 더 심해졌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당신들이 잘못한 거야."하고 말하며 비웃었다고 했습니다)
맞은 학생들을 달래고 학생들을 대신해 교장에게 항의하신 적도 여러번이고 교장조차 아버지가 말이 안통한다며 부담스러워하고 피해다녔다고요. 그리고 한국어에 유창하신 아버지는 한국어사전을 읽어가며 자녀들이 어떤 체벌을 당했는지 밝히며 학부모님 편으로 편지를 보내신 적도 있다고 했어요
이로 인해 학생, 학부모들이 항의하고 특히 학부모 중에 판사인 분이 계셔서 그뒤로 좀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그나마 나중엔 아버지 덕택에 선생님들이 때리는게 좀 줄어들기는 한거같다고 하셨어요

이후 외고에서 러시아어 교사 근무를 끝내고 돌아갈 때 다른 선생들은 졸업식날 피하지만 아버지만은 피하지 않을수 있었고 아버지가 스스로 학생들 앞에서 좋아한다고 말했던 초콜릿 선물도 학생들에게 많이 받고 학생들과는 마무리를 잘 지었다고 했습니다
러시아로 돌아간 후 한국으로 다시 오셨을때도 sns를 보고 옛제자들이 고맙다고 찾아온 적도 있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절 한국 학교에 보낼때 이렇게 맞을까봐 걱정도 하셨었는데 그나마 요새는 체벌이 사라져서 다행이라고 좋아하세요
+)후일담인지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호프집에서 체육선생놈과 마주쳤는데 아빠가 당신 아직도 학생 때리냐는 식으로 비꼬면서 말거니까 쫄아서 도망쳤다고요. 체육선생도 아버지 많이 미워했지만 맞서싸울 입지는 못됐고요.
+) 아버지도 인정하셨어요. 그당시 선생님들, 특히 체육선생의 자존심을 아예 깔아뭉개고 과하게 바로바로 거의 막말수준으로 내뱉었다고요. 학교근무내내 한국인 교사들과 척을 졌지만(아빠 자신이 전체를 따돌리는거에 더 가까웠고요) 그래도 학생들을 위해서 한거라 후회하진 않는다고요.
아버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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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퍼온 글인데...저렇게 혼자 맞서싸우기가 쉽지 않은데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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