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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태원에서 축제를 즐기려 참가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압사당하는 불행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태원에서 열리려 했던 축제는 할로윈(Halloween)이었는데, 대략 2000년대 이후로 미국에서 하던 이 할로윈 축제가 미국 유학생들에 의해 소개되다가 이제는 아이들과 젊은이들한테도 널리 퍼졌더군요.
보통 할로윈이라고 하면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및 귀신 같은 온갖 괴상한 분장을 하면서 사람들을 겁주는 내용으로 전개되는데, 이런 풍습은 도대체 왜 언제 어떻게 생겨났던 것일까요?
일설에 의하면 할로윈은 만성절이라고 하여 기독교 성인들을 기념하는 명절인데 지금처럼 이상하게 변질되었다고 하지만, 그러나 사실은 좀 다릅니다. 할로윈의 유래는 기독교와는 별로 상관이 없거든요.
사실 할로윈은 기독교와는 정 반대의 위치에 있던 이교도 신앙, 그러니까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에 서유럽의 민족인 켈트족들이 믿었던 종교인 드루이드교 신앙에서 유래했습니다.
백인종에 속하는 켈트족은 현재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같은 서유럽 지역에 넓게 살았는데 부족 연맹체 수준에 머물렀지만 기원전 390년에는 로마를 공격해 7개월 동안이나 점령할 만큼 사납고 용감한 전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켈트족들은 매년 겨울마다 삼하인(Samhain) 축제를 벌이던 풍습을 지녔습니다. 켈트족들은 11월에서 3월까지 이어지는 겨울(삼하인) 기간에는 저승의 문이 열려 온갖 유령들이 이승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켈트족들은 삼하인 기간이 되면 유령들로부터 해를 당하지 않고 그들을 겁주어 쫓아 보내기 위해서 해골이나 순무를 사람 머리처럼 조각해서 그 안에 갈대 불을 밝혀 두는 풍습을 지녔는데, 켈트족의 후손인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순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순무 대신 호박을 가져가다 해골처럼 조각하는 것으로 바뀐 것입니다.
오늘날 할로윈 축제의 상징인 잭 오 랜턴의 기원은 고대 켈트족들이 삼하인 축제 때, 사람의 두개골 안에 촛불을 넣던 풍습이 변형된 흔적입니다.
출처 | 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 도현신 지음/ 서해문집/ 5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