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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위한 소설 용비어천가(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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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2
조회수 : 51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3/06/07 14: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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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글

어제 교보문고에 갔다가 최신작 소설이라며 김진명 작가의 <풍수전쟁>이 진열대에 있기에 한 번 집어들고 읽어 보았습니다. 


책을 다 읽어본 소감을 표현하자면...


어이가 없네.jpg


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소설 <풍수전쟁>은 한 마디로 말해서 '윤석열을 위한 용비어천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 소설 초반부에 한국 대통령이 나오는데, 오랜 세월 검사로 일했다고 나오고 뒤에 가서는 그 이름이 윤석열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윤석열을 가리켜 소설에서는 '하찮은 사람이라 해서 멸시하지 않았고'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여러분은 윤석열이 '오랜 세월 검사로 일해서 하찮은 사람이라 해서 멸시하지 않았고'라는 소설 속 표현에 동의하십니까? 


윤석열이란 사람이 하찮은 사람, 즉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몇 가지만 보여드릴까요?


윤석열의 사회적 약자 혐오.jpg


"가난하고 못배운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

"가난하면 불량식품도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런 윤석열의 발언을 두고 '하찮은 사람이라 해서 멸시하지 않았고'라고 찬양할 수 있습니까? 


경찰 과잉 진압.jpg


윤석열 정권 하에서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이 저렇게 공권력의 폭력에 희생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윤석열더러 '하찮은 사람이라 해서 멸시하지 않았고'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 한국 검사들이 그렇게 자비롭고 정의로운 사람들이었나요? 


2011년에 출간된 책인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에 의하면, 한국 검사들이 각종 향응과 뇌물성 접대를 받으면서 정작 자신들의 비리를 폭로한 사람한테는 아주 야비하고 치졸하게 보복을 가한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말이죠. 


 


2. 윤석열 대선을 두고 '네거티브 선거전을 거치며 무속에 빠져 있다는 소문' 운운하는 내용도 나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윤석열은 무속 따위 믿는 사람이 아니야, 그런 이야기들은 다 음해하려는 모함이고 거짓말이야.'는 뜻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본인이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대권을 주술하는 듯한 한자어 ‘王(왕)’을 손바닥에 새긴 채 당내 경선토론회에 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죠. 저런 모습이야말로 엄연히 무속에 빠진 행태가 아닙니까?


윤석열 손바닥 왕자 글씨.jpg


 

 

3. 윤석열이 멀쩡히 있는 청와대를 내버리고 수많은 돈을 들여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것도 <풍수전쟁>의 본문 속에서는 "용산은 질서와 규율을 세우는 곳이고 대통령이 법치를 세우기 위해 용산으로 나간 것은 범인(평범한 사람)이 할 수 없는 경사인데 뭐가 잘못이냐?"라며 극찬하기까지 합니다. 


법치 들먹이며 윤석열을 찬양하는 것으로 보아 작가는 아무래도 윤석열을 비롯한 한국 보수 엘리트들이 주장하는 프로파간다을 받아들여 내면화한 듯한데, 그렇다면 왜 한국 사회에서 사법불신이 심한 지 알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에서 사법불신이 심한 이유는 사람들이 법을 안 지켜서가 아니라, 법이 차별적으로 적용되어서입니다. 


돈과 권력을 가진 부유층 출신은 법을 어겨도 형사처벌을 피해가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그렇지 못한 서민들은 설령 법을 어기지 않아도 판사들의 마음대로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1972년의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이나 1980년의 진도 가족 간첩단 사건 같이 억울한 누명을 씌워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불공정한 법집행이 남발되는 사회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법을 지키고 존중하려는 마음이 들겠습니까? 만약 김진명 작가 본인이 저런 식의 부당한 법정 판결을 받았으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4. 작가의 데뷔작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나온 용두사미식의 결말도 여전하더군요. <풍수전쟁>의 작중 초반부터 일본이 한국에 저지른 수많은 패악질을 줄줄이 열거하다가 끝에 가서는 한국인 주인공이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는 신사 대신에 자기 몸에 불을 지르고 분신 자살을 하는 엉뚱한 짓을 저지르는가 하면 한국과 일본이 과거를 다 용서하고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든다는 황당한 엔딩으로 끝을 맺습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적 문제가 고작 분신 자살 한 번으로 다 해결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말부터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1970년 전태일 열사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 처우 개선을 하라고 외치며 분신 자살을 했지만 그로부터 5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한국 노동자들은 온갖 열악한 대우와 인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죠.  


그 외에도 할 말은 많지만 굳이 일일이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종합하면, <풍수전쟁>의 깊이는 그냥 어린이용 동화책 수준입니다. 독자들한테 남을 미워하면 안 된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라고 도덕적 훈계를 길게 늘어놓는데 그런 부분을 빼더라도 소설에서 무슨 재미가 있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재미를 찾느니, 차라리 1990년대 헐리우드에서 나온 액션 영화들을 보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온갖 실책을 저지르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이렇게까지 미화하고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출처 https://www.ddanzi.com/free/773475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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