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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와 스미어캠페인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후기)
게시물ID : gomin_1799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푸레기
추천 : 3
조회수 : 189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3/07/14 12:02:08
직장에서 누명을 썼는데 고소하면 안되냐고 글 썼던 사람이에요. (닉네임 클릭 > 2023/04/12 작성글) 

결론적으론 제3자 보란듯이 저에 대해 거짓된 글을 작성 및 배포한 아르바이트생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사건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IT에 요청한 사내메신저 대화내역 일체를 비롯해 꽤 많은 자료들을 제출해 반박할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전 글에서 썼듯이 블라인드 글은 추적이 안돼 여자과장을 직접적으로 고소할 순 없더라고요.
순기능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해왔던 블라인드가 이렇게 쉽사리 마녀사냥에 악용될 수 있는 수단인지 몰랐네요.
아무래도 사람들은 자극적인 이야기에 검증없이 환호하니까요.

제 딴에 그 일은 애초에 여자과장의 사주로 시작됐거나
싫은 소리 한 직원에 대한 아르바이트생의 반발심을 부추기고 내가 도와줄까 포장하는 식으로 최소 그 여자가 카톡을 손봐주기는 했을거다라는 강한 확신이 있어
처음엔 20대중반인 친구를 고소하는게 꽤 망설여졌었는데,
어찌됐건 본인의 판단으로 제게 해당 카톡을 발송했고 유포에 일조했다는데에서 그 친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이라도 억울한 나 자신을 위해 하지 않으면 맨 정신에 살아갈 수 없을 것 같기도 했고요. 

고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선 되레 정신이 또렷했던 것 같은데,
고소장 접수를 마치고 할 수 있는 일이 기다리는 것 밖에 없어지니 급격한 우울감이 찾아오더라고요.
오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사람은 왜 내게 그렇게까지 했을까'에 다다르자 고민에 빠졌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나르시시스트"와 "스미어캠페인"이란 개념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어요.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지칭하는 나르시시스트야 한번쯤은 들어보셨겠지만 스미어캠페인이란 단어는 저도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는데,
나르시시스트가 거짓말, 이간질, 가짜뉴스를 배포해 다수의 사람을 선동함으로서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사회적으로 생매장시키는 현상이라 하더라고요 ㅋㅋ
정의를 읽는 순간 이런 일이 무려 개념으로 정의되기까지 할 정도로 곧잘 일어나니 단어까지 만들어진 것 아니겠나란 생각에 놀랐네요.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좀 이상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단둘이 있든 여럿이 있든 무슨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내가 예전에' 혹은 '내가 아는 누가 예전에' 하면서 본인이 공을 가져가고요.
결론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알고 지내는지 아니면 본인이 얼마나 능력 있고 남녀불문 인기가 좋은지에 대한 것이었어요.
저보다 고작 3살 많았어도 자신을 항상 10살 이상 차이나는 차부장급들과 묶고
팀에 계신 이사님들보다 본인이 아는 것이 많다며 다들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얘기 했거든요. 단순히 허풍 심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제가 조용한 사무실을 좋아해 항상 30분 빠르게 출근하는 편이라
2주 한번 있는 팀 회의 때 먹을 요깃거리를 자발해서 사오기 시작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한번쯤 같이 가게 자기 올 때까지 기다리지 그랬냐, 아니면 돌아가면서 사오는게 좋지 않냐 물어줘도 

'아 오늘도 (가까운 카페)에서 사왔어요? 비슷한 메뉴만 사오면 팀장님이 물려하실 것 같아서~ 다음엔 (멀리 있는 카페) 추천'
(주먹밥류를 사온 날) '밥은 냄새가 나서.. 어쨌든 고생했어요' 하며 

넌 참 센스가 없단 뉘앙스로 훈수질 하기 바쁘고.
저희 팀은 다들 저녁회식을 좋아하지 않아 드문 편인데 본인이 술이 마시고 싶었던건지 팀원 승진을 핑계로 단톡에서 회식일정을 잡으려 들기에
개인톡으로 '다들 저녁회식을 싫어하니 되도록 점심에 잡는게 좋지 않을까요?'라 보냈더니 

'X는 저녁이 좋다던데?' 

하는거에요. 아내분이 임신 중이라 빨리 귀가하고 싶어하는 분인데;;
좀 이상했지만 '아 그래요? 그럼 대세를 거스를 필욘 없죠' 하고 넘겼는데
다음 날 식사 중 말이 나와 '과장님이 저녁회식이 좋다고 하셨다면서요?' 했더니 정작 당사자는 '제가요?' 하며 본인은 그런 적 없다 의아해 하고. 

저 사건을 계기로 '아 이 사람은 본인이 주인공이 되고 원하는 방향으로 팀을 주도해나가기 위해 다른 사람을 들먹이며 거짓말을 하는구나' 깨닫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나르시시스트의 본질이었던거죠..
한번 인지하고나니 자잘하게 뭔가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누가 본인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지 않으면 

X가 자신의 일을 동의도 없이 본인에게 떠넘겨 황당하다는 둥
Y가 둘만 있을 때 자기한테 보고서를 왜 그렇게 밖에 못쓰냐 무시하는 말을 해서 기분이 상했다는 둥
다른 사람들에게도 (제가 특정분야에 대해 공부를 좀 하려고 인강을 끊었다 하니 뒤에서) 'Y가 A 공부하는걸 좀 설치는 느낌이라고 불편해 하던데'
(업무관련 저녁강의를 보고) '이거 A 들으라고 추천해주고 싶은데 못해주겠네, A 완전 칼퇴요정이잖아'
(연초에 일이 많아 주말출근을 하게 되자 ; 평일 저녁 운동을 하는 편이라 잔업이 있으면 주말에 출근하는 편, 연장근무수당 자체는 동일) 'A 주말에 나오는거 자취하면서 할 일 없으니 수당이라도 타가려는거 아니에요? 팀 비용인데 제재해야 하지 않나'라는 식으로 슬쩍슬쩍 흘리고 다니고요. 

80kg는 넘어보이는 고도비만인데도
이전 회사에서 누가 자기한테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고
함께 술을 마신 계열사 임원이 본인 택시 타는데까지 따라온게 자길 한번 어떻게 해보려는 의도인게 명백하다는 둥
새로 온 (혼자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임원분이 반복적으로 자기를 만진다는 둥
종종 성추행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요 ㅋㅋ 

별 생각없이 그랬구나 하고 넘겼던 이전 회사얘기들도 가만 복기해보면
첫번째 회사에선 본인피셜 최연소 여성임원후보였는데 시기질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 이직하게 됐고
두번째 회사에선 같이 해외파견을 갔던 남자상사가 주말마다 자기 집에 와 빨래를 하라는 등 부당한 일을 강요해 성희롱으로 인사에 고발했었고
(추측이지만 이 또한 스미어캠페인이었던 것 같은..)
최근까지도 (재벌가 모 기업인)이 네 이력서를 너무 마음에 들어하셔서 제발 면접만 봐달라고 연락 오는데 자기가 안보는 중이라며 그런덴 팀장자리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둥

어떻게 세상에 이런 유형의 사람이 있나 싶기도 하고
어쩌다 저런 인간이 된건가 싶은 생각에 가끔 딱하기도 하다가,
회사에서 알고 지내던 타 부서 사람들 오랜만에 마주치면 예전 같았음 살갑게 인사할 것을 구구절절 변명하기 싫어 빠르게 지나치게 될 땐
제가 당했던 일과 그로 인해 잃은 것들에 대한 원통함에 온몸에 열이 오르곤 해요. 

요근래에는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승소소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행여 아르바이트생의 진술이나 그 여자 짓이라는 직접증거를 잡아내지 못할지라도
이번 일로 겪은 억울함을 제 안에서 차차 덜어내려 노력하려고요.
어째됐건 저 스스로 당당하고 저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저를 믿어주며
그 이외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일에 관심이 없고
내 삶에 저런 나르시시스트의 악행으로 불행한 기간은 3개월이면 족하다 싶기도 해서요. 

아, 사건 3~4일만에 퇴사의사를 밝혔던 여직원은 제 뒷자리에서 버젓히 일하고 있어요.
그 여자가 맡은 프로젝트가 있는데 한번 더 담당자가 바뀌면 계약상 저희 팀이 패널티로 몇천만원 손해를 보게 되기도 하고
심증만 있지 확증은 없지 않냐 다들 너 아닌거 알고 금세 잊혀지니 네가 참으라는 대표님의.. 회유에 ㅋㅋ
할말하않이지만 그렇게 됐네요.
다음 회사에선 또 저희 회사에 이상한 사람이 많아서 일찌감치 그만두려 했지만 무려 대표님이 직접 자신을 잡아 조금 더 일해줬다고 말하고 다니겠죠? 

저 사람은 다음 회사, 그 다음 회사에서도 계속 저렇게 살아갈테고
제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한번쯤은 호되게 당할 것이며,
천운이 도와 어찌저찌 처벌을 피해가더라도 본인으로 인해 당한 사람들의 원한이 쌓이고 쌓여
곱게 죽지는 못할거란 생각으로 정신승리(?) 하며 지냅니다^_ㅠ 

그래도 블라인드의 양면성이나
나르시시스트, 스미어캠페인의 개념 같은건
넷플릭스나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통해 한번쯤은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떠오른지 몇년 안된 가스라이팅이라는 개념처럼
용어가 좀 더 보편화되어 다수가 인지하게 된다면
저 같은 피해자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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