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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등산배낭 2화
게시물ID : freeboard_20126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염소네
추천 : 7
조회수 : 6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3/08/21 05:52:33
저야 말만 모태신앙 날라리 천주교신자라 
미사도 주일에 갔다 토요일에 갔다
도대체 20년 이상을 다닌 성당에서도
아는 분이 거의 없던지라..
가끔 미사 가면 장교수님 사모님을 두리번 찾았는데
때마침 사모님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소리,

엊그제 산에서 본 교수님 얘기를 드렸더니
더 큰 웃음소리로,
그러니까 그 사람이 말이지
아이구 이제 좀 사람다워졌지,
요새 아주 등산에 빠졌네
아니..  등산이 아니라 그 막걸리 가방에 빠졌지

생전 등산 안가시는 분이
은퇴교수 모임이 딱 맞게 
망우리 애국지사 묘지에서 열렸단다
교수님이야, 산을 모르시니 
묘지로만 생각하고 참석한다고 하셨다는데
사모님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등산이지 싶어
처음으로 등산하는 분 기죽이기 싫어
아주  바리바리 등산가방을 준비하셨단다
등산복에, 모자에,

얼린 막걸리 필수에
산에서 드시기 딱 좋은 안주에..

그리고 교수님께는 가방에 뭐 들었다 얘기도 안하시고
묘소에 가서 혹시라도 목마르면 꺼내보슈..

교수님 애국선열 묘소에서 행사 끝나고
다들 적당히 목말라 하길래
가방을 풀었는데
아주 진귀한 것들이 쏟아지니
일행분들도 놀람반 아주 반가움반
그래, 그 날 얼린 막걸리에 솜씨 좋은 사모님 안주에

장교수님 처음으로 아주 스타가 되셨단다

산에서 얼린 막걸리를 안먹으면 몰라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는 법!

드디어 교수님이 지인분들과 등산 약속을 잡으시고
주말마다 아주 망우리에서 아차산으로
아차산에서 용마산으로..
걸어봤자 1시간  나머지는 
평평한 묘터 앞에서 자리를 잡으셨던거지

사모님 사람 좋은 웃음이 더 커지셨지
아이고 지가 고고한척 했는데
막걸리에 졌지
아주 막걸리가 사람 하나 맨들었지

요새 아주 살맛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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