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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동남아에서 사업 하게 된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20167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발자국꿍꿍
추천 : 3
조회수 : 5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3/11/02 11: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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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무리 ㅇㅇ기업에서 자금을 해결해 주기로 했다지만, 하루 이틀만에 결제가 될리는 만무했다. 기업에는 절차라는 것 이 있으니까.

 

원청에서는 당장 공사를 시작하자고 닥달이었고, 우선 움직이는 척 이라도 해야 했다. 우선 사무실용 컨테이너를 설치해야 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공간이 있었고, 해당 공간에 넣을 사무실용 컨테이너를 발주 했다. 당장 구매를 하기엔 버거웠기에 우선 렌탈을 하기로 했다.

 

사무실에 전기를 넣을 발전기도 렌트를 했고, 잡다한 공구와 자재들을 보관할 창고도 필요 했다.

 

우선 발주를 넣었던 컨테이너는 약 1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이 시간 동안엔 원청과의 미팅, 현장 파악, 도면 파악 등을 했고, 작업자 수배를 했다.

 

그리고 1주일 뒤 약속한 컨테이너가 현장에 입고 되었고, 현장의 작업자는 약 70여명 정도 수배가 되었다. 발전기와 컨테이너를 연결하고, 우리 공간에 가설 휀스를 두르고 내부에 조그마한 가설 창고를 지었다.

 

별 볼품은 없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5개월 동안 우리를 책임져 줄 나름의 보금자리가 생겼다. 불과 1-2주 전의 내 상황에 비하면 제법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되고 있었다.

 

5개월간의 공사는 큰 문제없이 잘 진행 되었다. 나름의 패턴도 생겼다. 현장까지의 거리가 좀 되니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면 5시반쯤 출발하고, 7시쯤 도착해, 7시반 인부들과 아침 조회 및 체조를 했다.

 

12시가 되면 칼 같이 점심을 먹었고, 6시가 되면 또 칼 같이 저녁을 먹었다. 아마 사업 시작하고 가장 규칙적인 식사를 한 5개월이지 않나 싶다.

 

낮에는 현장일을 보며, 발주처와 협의를 하고 미팅에 끌려 다니고, 6시 이후 발주처 직원들이 퇴근하고 나면 서류 업무를 보았다. 주로 8시쯤 넘어서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면 10시 정도가 되었다.

 

현장 근처에 숙소를 두었어도 됐지만, 첫째로 셋방을 얻으려면 수개월치를 미리 내야 하는 시스템이기에 포기 했다. 그리고 둘째로, 집에 아버지 혼자 계신게 여간 불안한게 아니었다. 그냥 내가 조금 더 일찍 움직이면 되는거라 집에서 출퇴근 했다.

 

아 참고로, 그 사이 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갔다.

 

현장이 진행 되는 동안 워라벨 따위는 없었다. 아니, 사업을 시작한 후 부터 원래 없었다. 그나마 가끔 발주처 직원들과 회포를 푸는 회식자리 정도.

 

잠을 못자도, 몸이 고돼도, 힘이들어도 행복했다. 적어도 4-5개월 동안은 일이 있으니까. 물론 우리와 계약한 ㅇㅇ기업이 기성금을 풀어주는 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서 어쩔수 없이 또 돈을 빌리기도 했고, 또 바로 갚기도하고 하는 패턴이 계속되긴 했지만, 괜찮았다.

 

그렇게 5개월 정도를 현장에서 발주처 직원들과 그리고 우리 직원들과 동고동락을 했더니 어느새 공사가 끝나갔다.

 

공사팀은 차츰차츰 떠나기 시작했고, 다른 선 공정의 업체들도 현장에서 떠나기 시작 했다. 우린 마감공사이다 보니 역시 맨 마지막까지 남을수 밖에 없었다. 잔손도 보고, 하자도 보수하고.

 

그렇게 일상 업무를 반복하며 지내고 있을때 발주처 에서 날 불렀다.

 

 

“ㅇㅇ씨, 여기 추가로 부속동 하나 지어야 하는데, 이거 큰 금액 아니니까 추가 공사로 하자고.”

 

 

그렇게 또 2억짜리를 하나 계약해서 공사를 진행했다.

 

모든 공사가 다 끝나갈 무렵, 또 발주처에서 부르길래 찾아갔다.

 

 

“ㅇㅇ씨, 우리 이거 끝나고 여기서 한 30분 거리에 공장 하나 더 짓는거 얘기 들어서 알지?”

 

“네, 알고 있죠.”

 

“거기 우리 가설사무실 지어야 하는데, ㅇㅇ씨네도 입찰 들어와. 가설 사무실이라 뭐 엄청 크진 않는데 그래도 한 8-9억 될거야.”

 

“감사합니다!”

 

“그래, 내가 뭐 점 찍어서 선정해 줄 수 있는건 아니고, 입찰 한번 잘 해 보라고. 거기는 프로젝트 초창기 부터 들어가는거니까, 만약에 이거 수주해서 발 하나 잘 담아놓고 있으면, 그 이후 나오는 입찰건들도 좀 더 유리하게 할 수 있을거야.”

 

 

사실 이번 현장은 차 떼고 포 떼면 나에게 남는건 없었다. 그저 대기업 공사를 수주해서 끝냈다는 포트폴리오가 하나 생길뿐. 그래서 그런지 이 다음 기회 만큼은 정말 잘 잡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제대로 파트너도 구하고, 자금에 대한 대안책도 철저히 세웠다.

 

그리고 대망의 입찰. 우리가 땄다. 신기했다. 사업 5년차 드디어 뭔가 제대로 된 실적을 만들어낸 기분 이었다.

 

새로운 현장에 셋팅을 하고, 모든게 순조롭다고 생각 했다. 그 다음 입찰건, 그 다음 입찰건 까지 모두 순조롭게 우리가 따 냈다.

 

하지만 여기서 부터 내가 점점 실수를 하기 시작 했다.

 

-계속-

 

안녕하세요.

글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출처 https://youngsoop.com/read-blog/21_7-%EB%8F%99%EB%82%A8%EC%95%84%EC%97%90%EC%84%9C-%EC%82%AC%EC%97%85-%ED%95%98%EA%B2%8C-%EB%90%9C-%EC%9D%B4%EC%95%BC%EA%B8%B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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