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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2017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심당먹는돼지★
추천 : 5
조회수 : 53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23/11/16 18:30:26
이소라,바람이 분다
마감 알바 끝난 밤 11시
그 추운 겨울길을 어그부츠 하나로
터벅터벅 걷던 그날,
동창들은 다 대학 합격해서 신났을때
혼자 돈벌고 돌아오는길이 얼마나
쓸쓸했는지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들으며 눈물 한 바가지 흘리면서
걸음으로 20분걸리는 거리를
걸어왔다
너무 추운날이라 온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울고 오는데 그게 또 서러워서
눈물이 목도리에 툭툭 떨어지고
안경에 번져서 앞도 안보였다
서러움과 서러움이 쌓여서
괴로움이 될 때 지나가던 아저씨가
나를 불러세우고 택시 타고
가라며 만원 쥐어주며 사라지셨다
혼자서 밤늦게 우는 갓 20살짜리 어린애가
얼마나 초라해보였으면 돈을 주나
싶어서 또 지 혼자 서러워서
눈물만 그득그득 담으며 집에 오는데
가족도 그날따라 다 늦게와서 혼자
불꺼진 집에서 있는데 또 비참하더라
눈물이 흘러가는 와중에
손에 쥐어진 만원이 갑자기
퍽 고마워져서 눈물이 서서히 멈추더라
나는 이때 세상에 망해버릴줄 알았는데
안망하더라
세상에서 내가 제일 쓸모없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아니더라.
그래서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느라 10년을
돌아왔다
혼자 오들오들 떨면서 오던 그 날,착한 아저씨가
쥐어준 그 만원을 잊지 못하고 책상앞으로
다시 오기까지 10년이었다
그래도 내 인생 안끝나더라
그땐 대학 못가면 개쓰레기 인간에
밥도 못벌어먹는 인간 되는 줄 알았다…
대학가야 사람이라고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쳤으니까.
근데 뭐 다는 안 그렇더라
바람이 분다 만 들으면
그 추운날 마감알바 끝나고 오던
어둡고도 유난히 쓰린날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그 만원은 다음 날 과자 사먹는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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