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4개월 인생의 동심을 위해 장난감을 사서 사무실에 짱박뒀다가 새벽에 몰래 가지고 돌아왔네요.

 

담날 산타에게 감사 인사를 하자고 분천역 산타마을까지 갔습니다만,

핀란드에서 오셨다는 산타 분은 뵙지를 못하고 걍 돌아왔습니다.

 

그길로 책을 읽어서 

말로만 듣던 김동식 님의 회색인간을 이제야 읽어봤고

쉽게 술술 읽혔던지라 곧장 이어서

로버트 쿠버의 요술 부지깽이를 꺼내 읽었더니

 

이건 제게 너무 강렬한 수면제라서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로 잠들어버렸네요.

 

그래도 굳이 제 개인적인 스타일을 정하라면, 전자보다는 후자의 책입니다만,

요즘 세상이 이런 문체를 반기지는 않는다는 걸 뻔히 아는 입장에서 

 

괜히 아침부터 멍을 때리다가

 

새해에는 어떻게든 타인의 글보단 내 글을 더 쓰는 시간을 만들어보자는 케케묵은 다짐을 또 해보게 되고 ㅡ

 

34개월 인생께서 어린이집 드가는 걸 보고 나서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기관에 기부금을 송금하던 걸 깜빡했다는 걸 겨우 기억해 냈네요.

 

뭐,

혓바닥이 길었네요. 

그냥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이러고 있는 자신에게 딱밤을 날려주고 싶은 맘이라고나 할까요??

 

여튼 다가오는 새해에는 다들 뜻한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시국이 뒤숭숭합니다만, 그런다고 해가 뜨지 않았던 건 아니기도 하고,

나의 게으름과는 전혀 상관없이 세상이 휘리리릭 변하는 요즘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