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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눈썰매장 - 의성 청학마을에
게시물ID : freeboard_20200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5번지
추천 : 2
조회수 : 9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1/17 11: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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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만의 방식으로 가족 여행의 기록을 최대한 많이 남겨보려고 노력중입니다.

 

ㅡㅡㅡㅡ

 

 

 

눈썰매장

  - 의성 청학마을에서

 

                           문수림 지음

 

가만히 쭉 뻗은 고속도로가 지겨워

논밭으로 이어진 국도를 따라

꼬불꼬불 산길도 타보고

흙먼지 뒤집어쓴 시골 읍내 구경도 하며 달리다 보니

휴경지 논에 물을 가둬 만든 작은 눈썰매장이 나온다

 

얼어붙은 논물이 꽁꽁

아이들은 신이 나서 두 발을 콩콩

어른들도 썰매를 끌어주며 몸을 쿵쿵

 

썰매를 지쳐 본 일이 없는 나의 아내는

뒤뚱뒤뚱 아이의 썰매를 끄는 내 엉덩이만 쳐다본다

 

오길 잘했네

맞아, 오길 잘했어

아냐, 오길 잘했어

그래, 오길 잘했다고

아냐, 눈사람 만들 거야

 

나와 아내와 아이의 대화가

얼음 위에서 눈처럼 구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 아이의 말은

묘하게 균형을 맞춰

몸뚱이와 얼굴의 크기가 다른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세워둔다

 

오길 잘했지?

! 잘했어!

 

햇살이 매서운 바람을 타고

아이의 붉어진 두 뺨과 꽁꽁 언 얼음 위로 내려앉는다

 

이제 나머지는 모두 어른의 몫이다

 

 

ㅡ ㅡ ㅡ ㅡ ㅡ

 

 

아, 부끄부끄하다

킹치만 이렇게라도 남기지 않으면

오유인들 디지털 비주얼만 볼 테니까 

 

ㅡ 21세기에도 텍스트 메시지가 읽히길 바라요~~

출처 https://roseandfox.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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