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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왠지는 잘 모르겠는데 희안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어요.
게시물ID : freeboard_20209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식당노동자
추천 : 7
조회수 : 113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4/02/09 19:25:06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간고사를 보고나서 가채점을
했는데, 어? 다맞았네? 시험지 빗금 하나없이
깨끗한 걸 보고 와 이게 되나? 싶어서 집에가서
자랑을 했죠. 당연히 부모님 두 분 다 좋아하셨고요.

근데 막상 받아보니까 두 문제가 틀렸더라고요.

그 때 아버지가 나한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두 문제나 틀려놓고 지 혼자 동그라미 쳐서
다 맞은척 거짓말이나 하고."


그렇게 말하는데 제가 좀 무던하긴 해고 그게 굉장한
충격이긴 했어요. 두 문제쯤 틀려도 어쨌든 낮은
점수는 아니고. 근데 굉장히 날 몰아세웠어요.

그 이후로 공부가 손에 안잡혀서... 는 아니고
뭐 하던대로 계속 하긴 했지만 그 찝찝함이랄까.
아주 그 어떤 사람 장기 옆에 아주 거슬리는 가시처럼
남았다고 해야 하나.

시에서 주관하는 대회에 나가서 3등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대회성적 받아 든 아버지가

"3등 한게 자랑이냐? 니 위로 두명은 왜 있는데?"

하면서 상장은 거들떠 보지 않았을 때,

아... 그럼 대체 뭐가 자랑거리일까. 그런 의문은
최초로 가졌었네요.

뭐 그래서 저는 아버지가 지금 와서
"우리 가족은 항상 단결되고 화목했다." 하며
웃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글쎄요. 종종 아니였던 것 같기도 한데..
뭐 그런걸로 합시다.'
하며 그냥저냥, 넘어갑니다.

끌탕해본들 뭐 어쩌겠어요.
근데 좀 아쉬워서 그래요. 아쉬워서.
다 그렇게 살았던 시절이라지만.

명절이 되니 온갖 기억이 다 떠오르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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