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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푸레이크의 군대 일기 - 1
게시물ID : freeboard_5078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콘푸레이크
추천 : 0
조회수 : 56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5/01 19:01:40


그저 하루의 기록.
검열에 걸릴까봐 나쁜 일들은 일부러 적지 않은 기억이 난다.
짬을 먹을수록 글이 점점 짧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그때 기억이 난다.
그땐 그랬었지.


※ 해당 글은 본인이 군대에서 쓴 일기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08/3/2 일
자대에 온지 벌써 몇일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소속된 이곳 소대의 분위기를 파악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다른 소대의 분위기도 모르니까 비교할 대상이 없다.
주관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우선은 좋은쪽이다. 먼저 GOP에 올라간 두 선임을 제외하곤 대부분 성격이 좋은 것 같다.
선 임들의 군번을 거의 다 외웠다. 아직 약간 헷갈리긴 하지만 몇일 더 지나면 확실해 지겠지. 그것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고참들 중 몇 명의 얼굴이 헷갈린다는 것. 둘 다 비슷한 인상이신데다가 안경까지 비슷해서 얼굴 잘 못알아보는 나로선 난감할 지경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특징을 머리에 박아넣고 있다. 이제 주말이 끝났다. 내일부터 일상생활. GOP에 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서 군대 생활에 익숙해져야지.





08/3/3 월
새로운 주의 시작. 신교대에서처럼 6:30분 기상이다. 침구류 정리, 환복, 점호를 마친후 아침을 먹었다. 그리곤 점심때까지 GOP 관련 교육을 받았다. 생활관 안에서 수업해서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그래서 졸음이 미친듯이 쏟아졌다. 간신히 자는걸 버틸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교육. 이번에는 GOP 교육이 아닌 일상생활에 관한, 내가 2주 대기가 끝난후에 무엇을 해야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여기서 가장 힘든것은 지루함, 그리고 잠이다. 잠이 모자른게 아니라 생활관 안이 따뜻한 데다가 움직임이 없으니 특히 더 그렇다.





08/3/10 월
드디어 GOP에 올라왔다. 말 그대로 보이는게 없다. 물론 아직 저녁이라 주변 풍경이 어두운 데다가 구경할 시간도 없었으니 단정은 못하겠다.
아침 6:30분엔 기상, 군장을 싸고 식사, 그 후에 부대 내부를 전부 청소하고 오침. 점심식사후에 GOP투입 신고식 예행 연습을 하고 4시에 신고식 후 육공을 타고 GOP에 올라왔다. 공기도 찬데 육공에 타서 차 바람을 계속 맞으니 추워서 죽을 맛이었다. 늦게 도착해서 저녁을 7시에 먹었다. 그래서 좀 피곤하다. 과연 내일은 어떻게 하루가 시작될까. 이곳이 앞으로 내가 1년간 생활할 곳이다. 느낌은?
학교 기숙사하고 별만 다를게 없다. 느낌이야... 아직 잘 모르겠다. 




08/3/11 화
GOP에 와서 첫날이다. 기상은 FEBA와 달리 느긋하게 일어났다. 7시쯤이나 되어서 천천히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아침식사 후에 정비실에서 책이나 읽으며 휴식. 후에 점심을 먹고 1시에 근무에 들어갔다.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근무. 정식 근무는 아니지만 미리 근무를 경험해보는 것이다. 6시까지 시간이 정말 느릿느릿 지나갔지만 어찌어찌 간신히 넘길수는 있었다. 그리고... 근무는 끝났지만 우리 분대를 데리러 올 차가 오지 않았다. 이유는 무슨 본대에 쌀을 가지러 갔다나. 그래서 1시간 근무를 더 섰다. 이런 제길~ 그리고도 차가 안와서 30분 더 섰다. 그동안 꽤나 추웠다. 그리고 역시나 차는 안 왔다. 그래서 걸어 복귀했다. 멋진 첫날 근무였다. 밥도 다 짬 처리해서 라면 먹었다. 근데 복귀한 시간이 8시 밥 먹고 8시 30분... 10시 취침인데... 1시에 또 근무있다.




08/3/12 수
시간이 정말 느리게 지나가는 대신 날짜는 빨리 간다. 기상하자 왼쪽 손목에 착용 되어 있는 전자시계가 가르키는 시간은 오후 1시. 새벽 근무를 해서 4시에 취침했더니 그만큼 자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휴식. 그 후 소초 청소를 하고 잠깐 일일 취사로 일하다가 근무가 있어서 저녁을 먹고 대기포 근무를 나갔다. 대기포는 3시간 근무. 근무를 마치고 세면후에 ㅈㄷㅇ 이병님과 건빵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 후에 취침했다.




08/3/13 목
깨어나니까 12시. 어제 취침한 시간이 오후 11시쯤이었으니까 13시간 정도 잔 셈이다. 어마어마하게 많이 잤다. FEBA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잔 것이다. GOP라 그런지 근무시간만 겹치지 않으면 많이 잘 수 있다. 기상후 점심식사를 하고 1시에 근무 투입. 5시간 동안 근무후 복귀해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청소. 휴식. 부식으로 왕뚜껑, 맛스타, 빠다코코낫이 나왔다. 이따 또 1시에 근무가 있을 것 같다. 




08/3/14 금
시간이 점점 경계가 흐릿해져 간다. 야간근무, 주간근무가 섞이다보니 낮과 밤의 구분, 오후 12시 경계를 넘다보니 어제 오늘이라는 것이 굉장히 헷갈린다. 가령 오후 12시를 넘어 근무하게 되면 그날 근무가 어제인지, 오늘인지 일기에 적기가 난감하다는 것이다. 또, 새벽 근무가 ㅤㄱㅡㅌ나고 복귀해서 바로 잠을 자게 되도 잠이라는 행위 때문에 어제 오늘이 또 헷갈린다. 계속 시간대가 바뀌다보니 도대체 이놈의 일기라는 것을 무엇을, 어떤 시간대를 기준으로 써야할지 모르겠다. 물론 지금은 근무 이야기를 이렇게 적지만 나중에는 근무는 생략하고 사소한 일들만 적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이런 생각 따위 쓸모없어 지겠지. 음. 메모장을 가지고 그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시간별로 기록해서 일기를 쓰는 것도 나을 것 같다.
오늘은 취사병을 하기로 했다. FEBA까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겨울쯤 하게 될 것 같다. 6시부터 10시까지 근무 후 소초로 복귀해서 중대장님과 면담을 했다.




08/3/15 토
주 말이다. 비번이라 근무는 없다. 그래서 하루종일 딱히 한 것이 없다. 2시 청소, 6시 청소, 1시 30분 식사, 5시 30분 식사, 5시 30분 식사. 여러가지 부식이 나와서 개인 관물함에 정량배식으로 나누어 주었다. 어제에 비해 날씨는 별로 좋지 않다. 나쁜편은 아니지만 약간 흐릿해서 어제처럼 깔끔하고 쾌청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점점 이곳 근무에 익숙해져간다. 내일까지 합동근무고 월요일부터 정식 근무를 선다.


08/3/16 일
역시 주말이다. 6시 30분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곧바로 근무 준비, 13시인 오후 1시까지 내리 6시간동안 근무를 섰다. 영농인 몇 명,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싶어하는 사람이 온 것 빼고는 별로 사람 출입은 없었다. 그 외의 시간은 어떻게 시간을 빨리 보낼까 하는 일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래도 뭐 딱히 뾰족한 수단은 없어서 그냥 지루하게 근무를 섰다. 시간은 느리지만 확실히 가는 법이다. 어쨋든 또 다시 근무 교대, 모든 지시사항을 인수인계 하고는 소초로 돌아와 점심삭사를 했다. 그 후엔 이것저것 작업. 9시 점호 10시에 취침. 오늘은 야간근무가 없어서 풀타임으로 잠을 잔다. 내일, 월요일부터 정식근무. 대기포 근무다. 과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갈지 걱정이다. 






08/3/17 월
볼펜에서 샤프로 체인지. 볼펜보다 촉감이 좋아서 좋다.
오늘은 대기포 근무. ㅇㅈㅇ 병장님과 A조로 편성되어 점심을 먹고 근무 교대를 했다. 처음으로 서는 정식근무. 합동근마랑 다른점은 인원수가 한 명이 줄었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이때까지 내가 1+1, 즉 덤 형식으로 근무에 들어갔었으니까. 햇살은 따사로웠다. 졸릴만큼. 이제 완연한 봄이라서 곧 있으면 새싹이 돋을 것 같다. 그래도 바람이 꽤나 불어서 온도는 적당했다. ㅇㅈㅇ 병장님과 3시간동안 이런저런 이야기, 근무 이야기를 하고 복귀했다.
이따 새벽에 또 근무가 있다.




08/3/18 화
오늘은 어제와 비슷한 하루였다. 근무 시간이 어제와 같은 대기포 근무에 A조이다. 그래서 어제처럼 하루가 지나갔다. 6시 30분 기상. 아침식사, 근침. 12시 기상 점심 식사후 근무 준비, 그리고 바로 근무 투입. 3시간 동안 근무를 섰다. 어제와 다른 것은 어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경계만 했지만 오늘은 포진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3시간 근무후 복귀, 식사후 청소. 그리고 점호후엔 조금 이것저것 끄적이다가 취침했다. 또 새벽에 근무가 있다.




08/3/19 수
이리저리 대박으로 꼬인 날이다. 많이 긴장을 타야하는 날이기도 했다. 민통초소 B조라서 점심식사후 근무 투입, 19시까지 6시간 내리 근무를 섰다. 그런데... 도중에 대대장님 순찰. 그리고 이런저런 차량이 많이 들어와서 바짝 긴장을 타야 했다. 근무가 끝날때쯤 사건이 하나 터졌다. 민간인 차량이 제한된 시간까지 나가야 하는데 나가지 않은 것이다! ㅈㅎㅇ 상병님과 ㅅㅎㅅ 일병님은 그것 덕분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일단 소초에 보고를 하고 해당 영농인에게 전화를 해서 사유를 물어봤다. 그 이유는 트럭 하나가 논길에 빠져서 나올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트랙터 하나를 불러서 차량을 끌어내게 했다. 1시간 30분 더 근무를 섰다.
그리고 새벽 근무. 야생동물이 계속 나오고 그래서 멧돼지가 아닌지 바짝 긴장해야 했다. 또 대대장님이 순찰을 돌아다니셔서 근무가 끝날때까지 정신이 좀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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