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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석과의 동침 (1)
게시물ID : panic_178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몬샤벳
추천 : 4
조회수 : 33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7/29 21:58:23
"이봐 조대리 이것도 기획안이랍시고 가져온거야? 이따위로 할거면 당장 때려치워!"


오늘로 벌써 두번째, 박부장이 내 기획안을 집어 던진다.


'개새끼'


앞에 대고 시원스럽게 욕이라도 하고 이따위 회사 당장이라도 그만 두고 싶지만


고향에 계신 어머니 때문에 차마 그럴수도 없다.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 했다고 했을때


온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지 않으셨던가.


"하.. 하지만 부장님"


"시끄러워 당장 나가"


말없이 주섬주섬 기획안들을 주워 나오는데 '에이 저러니까 만년 대리지'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울컥하는 마음에 속으로 욕을 하며 그것들을 잘게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옆에서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린다.


필시 김대리일 것이다.


"어이~ 조대리 또 깨졌나봐? 큭큭"


김대리, 이자식은 나와 입사 동기인데 매일 부장에게 깨지는 나와 달리 내는 기획안 마다


대박을 터뜨려 박부장의 총애를 받고 있고 곧 과장으로 승진한다는 소문도 돌고있다.


"신경꺼 이새끼야"


"큭큭큭 충고해 주러 온 사람한테 그게 할소린가?"


"너 같은 새끼한테 충고 듣고 싶지않아 꺼져"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킥킥"


"이새끼가 진짜!"


멱살을 쥐었지만 차마 때리진 못하겠다. 여기서 때려봤자 나만 손해일테니까.


김대리가 멱살을 쥔 내 손을 풀어내더니 말한다.


"열심히 해보라고 조대리 뭐 그래봤자 얼마나 더 여기서 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큭큭큭"


그렇게 치욕적인 하루가 지나가고


오늘도 난 퇴근길에 포장마차에 들렸다.


아줌마 여기 소주 한병줘요.


"총각 오늘도 왔는가?"


요즘들어 퇴근길에 포장마차에 들러 술마시는게 일상이 됬다.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미칠 것만 같았다.


"아이고 오늘도 안주에는 손하나 안대고 술만 마셨네, 이봐요 총각 일어나봐요"


술에 골아 떨어져 있는 나를 아주머니가 흔들어 깨운다.


"아이고 젊은 사람이 왜이래"


내가 어떻게 택시를 잡아탔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택시기사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떳을땐


이미 집 앞이었다.


"이봐요 젊은양반 도착했소 정신좀 차려봐요"


"얼마입니까?"


"5200원이오"


"여기 있습니다."


집앞에 내려 들어가려는데 저쪽 어두운 골목길에서 누가 날 부른다.


"으음 누구지?"


술기운에 겁도 없었는지 평소였으면 무시했을 것을 무시하지 못하고 부름에 응하여 다가갔다.


"누구신데 저를 부르십니까"


나를 부른것은 뜻밖에도 왠 할머니였다.


"자네 누군가를 죽이고 싶나? 누군가를 미치도록 증오하는가?"


'이 할머니까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미친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죽일만큼 증오하는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엄연히 법이 존재하는 나라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게 


가당키나 한가 말이다.


하지만 속는 셈 치며 할머니께 물어 보았다.


"만약 있으면 할머니가 죽여주기라도 합니까?"


얼굴에 주름도 자글자글 하고 허리도 구부정 한게 사람은 커녕 개미 새끼 밟아 죽이는것이 고작일것 같다


는 생각이 드는 찰나 뜻밖에 대답이 들려왔다.


"원한다면 그래줄수도 있지 대신 조건이 있네 그 시체는 내가 갖겠네 그리고 자네 집에 살게 해줘


야 하네"


다소 이상한 조건이긴 했으나 따로 돈을 원하는거 같지도 않고 술김에 수락하였다.


"좋습니다. 가시죠"




후에 이 선택이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선택일 줄은 당시 생각지도 못했다


출처

웃대 여신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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