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안철수 열풍'과 박원순에 대하여 - 정치는 인기투표가 아니다.
게시물ID : sisa_1162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트레제만
추천 : 0/4
조회수 : 45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9/16 19:14:29
최근 '안철수 열풍'이 정치권을 놀라게 했다.
정치 경험이나 행적이 전무한 사람이 서울시장을 넘어, 대선판까지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 언론들은 분석하기를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라고 말했다.
나는 여기서 의문을 느낀다.

'기존 정당'들을 불신하는 이들중에서 '기존 정당'에 대해 아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그들의 정치적 노선, 추진한 정책, 입법한 법안, 강령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다못해 각 정당의 정책 자료집이라도 읽어본 사람이 있을까?
아니, 좌파와 우파의 차이를 알기나 할까?

그들은 '기존 정당'에 대해 얼마나 알기에, '정치'에 대해 얼마나 알기에 그것들을 못 믿겠다고 하는 것일까?

안철수의 표를 그대로 받았다고 할 수 있는 박원순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중도이다'라고 밝혔다.
그 말은 곧 '나는 이도 저도 모르겠으니 그냥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겠다.'와 일맥상통한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중도는 '정치적 백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나는 중도'라 말하고 있으며, 손학규는 민주당으로 넘어올때 '꼴통 보수 무능 진보 나는 중도'를 외쳤고, 하다 못해 가카깨서도 '중도 실용'을 표방하셨다.

한국에서 중도는 '난 정치에 대해서는 이도 저도 모른다'를 의미한다.

그런 가운데 박원순의 저 발언은 그의 지지 기반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준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결코 기존 정치에서 문제의식을 느껴서 그를 택한 것이 아니다.
그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비호감이라고 흔히 말해지는'인 정치인들 가운데에 '내가 잘 알면서 정치인이 아닌' 박원순이 나오니 지지한 것일 뿐이다.

나는 안철수와 박원순의 역할은 기존 정치권에 어떤 경고(뭔지는 모르겠지만)를 주고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 선에서 끝나야 한다고 본다.
정치는 '합리'에 대한 수많은 숙고와 논쟁과 철학이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싸움판으로 보일 수 있겠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결정은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그것을 논하고 행할 사람을 단순히 '인기'로 정하자고?
그렇게 된다면 아마 플라톤은 무덤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거봐 내가 뭐랬어? 이래서 민주주의는 안된다니까!'

p.s)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차악론을 그토록이나 사랑했던 그들이 박원순을 정조준할 차악론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