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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있어 '친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게시물ID : sisa_1170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트레제만
추천 : 2/6
조회수 : 568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1/09/24 21:08:50

김대중이 히로히토(일제 당시의 일왕)을 조문했고, 나경원은 대사관 초청을 받아 자위대 창설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매우 뜬금없게도 친일파론이 등장하게 됩니다.
한쪽에선 김대중이 친일파라고 하고, 또 한쪽에선 나경원이 친일파라고 합니다.
참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김대중이나 나경원이 나라 팔아 먹으러 거기 참석했나요?
(사실 갔다고 해서 쟤들 봐라!라며 뒤집어 씌우는 것도 참 문제 있는 일이긴 합니다만.)
그건 당연한 외교적 예의일 뿐인겁니다.
수교를 아예 안 했다면 모를까, 관계를 맺기로 한 이상 상호 간 예의는 갖춰야 하는겁니다.
수교국의 수반이 죽었거나, 대사관의 초청을 받았는데 쌩 까는건 참 예의 바르지 못한 일이죠.
독도 문제로 인해 일본과 계속해서 마찰을 일으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 때에도 대표적인 극우 인사인 고이즈미 전 총리가 조문을 왔었습니다.
'내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갔어'의 김영삼이 타계해도 당연히 보낼겁니다.

이 외교적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구요?
마침 위에서 언급한 김영삼이 아주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저 '버르장머리'발언 때문에 일본 정부는 깊은 빡침을 느낍니다. 그런데 마침 IMF까지 터치네요?
바로 이어서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큰일 났습니다. 경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차관을 빌려야 하는데 일본 정부가 유난히 까칠하게 굽니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는 잘만 빌려주던 애들이 이러니 당황을 하게 되죠.
그러다가 일본 정부는 금융 구제의 선행 조건으로 신한일어업협정의 체결을 요구합니다.
결국 김대중 정부는 시발시발영삼시발일본시발하면서 그것을 체결하게 되죠.
무례의 책임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국가가 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일례랄까요,

그리고 자꾸 한나라당 보고 친일파네 매국노네 뭐네 하는데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네요.
한나라당과 그 정부가 외교적 거래에 있어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내건게 있던가요?
아니면, 일본 정부에 굽신굽신을 하던가요.
제가 알기로는 김대중의 '영삼영삼 어업 협정'보다 크게 양보한 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한나라당과 MB정부는 일본의 독도 도발 등에 강력히 대응을 했습니다.
현 한나라당 대표인 홍준표 의원이나 '여권 실세' 이재오 의원은 MB에게 '일본 의원의 입국 금지'를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영삼영삼 꼴이 날까봐 흠칫한 같은 당 의원은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라며 우려를 표했죠.)
그런 그들이 도대체 뭘 했다고 친일파라고 하는지 엄청나게 궁금해지네요.

물론 그들의 근대사관에 중대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건 '일제'를 찬양하는거지 '친일'을 하는게 아니죠.
그런 사람들은 보통 두 부류로 나뉘거든요.
진짜 그렇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자신들의 조상들이 친일을 했기에 그걸 합리화시키려고 그러거나.
물론 당연히 둘 다 친일은 아닙니다.

이쯤에서 '한나라당은 친일파론'에서 빠지지 않는 것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바로 친일파 재산 환수법이죠.
그런데 이게 또 황당한겁니다.
친일파라서 친일파 재산 환수법을 반대했다?
이거 말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보진 않았나요?
친일파는 다 죽었고 지금은 그 후손밖에 안 남았는데 친일파가 어디있죠?
친일파 재산 환수법의 의미는 친일파가 갖고 '있는' 재산을 환수한다는게 아니라 친일파가 갖고 '있던' 재산을 환수한다는 거죠.
물론 당연히 환수 되어야 하는건 맞지만(사실상 장물이니까), 그걸 반대하는 이유가 그 사람들이 친일파여서는 아니라는 겁니다.
장물아비의 후손이 장물들을 상속받았다고 해서 장물아비가 되는게 아니듯 말이죠.
(그 후손들이 어디서 뭘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이 법 반대하니까 친일파다!라고 하는 것도 참 웃긴 모양이긴 하죠.)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 법을 반대한 이유는 그들과 그들의 지지기반의 다수가 그 유산을 상속받았기 때문이지, 그 사람들이 친일파여서는 아니죠. 사실 당연한 것 아닌가요?
물론 그 '장물을 환수한다'라는 당연하디 당연한 법안을 무려 만장일치로 반대한 한나라당은 지탄 받아 마땅하지만, 그 이유가 '쟤들은 친일파니까'가 되서는 안된다는 거죠.
(사실, 민주당에서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찬성한 것은 전략으로 밖에 보이진 않습니다. 걔들 뿌리가 친일지주자본가정당인 한민당이거든요. 결국 벼개똥개인데 저렇게 선명하게 각을 세웠다는 것은 친일-반일 구도로 몰고 가자는 겁니다. 뭐 깊은 반성을 하고 환수에 동의를 하는 의원들도 없잖아 있겠지만 말이죠.)

한국인, 특히 오유의 민족주의는 극우 수준(가끔 오버 더 나치. ex : 지진 났을 때)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 생길때마다 친일 친일 하는걸 보고 있으면 참 기분이 뇽뇽해지네요.
그렇게 일본이 싫고 연결되는 것이 꼴보기 싫으면 아예 일본이랑 수교를 끊는 것이 낫습니다.
그럴 생각이 아니면 이왕이면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죠. (당연한 말이지만)

물론 간 쓸개 다 주자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그건 그냥 그냥 호구니까요.
과거사 문제를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하고, 독도의 주권 문제, 약탈 문화재 문제도 확실하게 해야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감정적으로 무조건 적대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일입니다.
사실, 이 친일파라는 말 자체가 수꼴들의 '좌빨'과 별 다를 것이 없는 말입니다.
조금만 연관이 있다 싶으면 프레임에 가두어 버리는 거죠.
그리고 냅다 감정적으로 나갑니다.
좌빨론 : 어? 북한에 경제 원조를? 이런 좌빨! 북한 개객끼라고! - 그럼 통일 문제는 어찌할 건데? - 부..북한을 공격한다?
친일파론 : 어? 일본과 친하게 지내려해? 이런 친일파! 일본은 개객끼라고! - 그럼 과거사 문제 해결은 어찌할 건데? - 이..일본을 공격한다?
말도 못하게 비생산적입니다.
그냥 프레임-즉 링을 만들고 싸우기 위한 목적 밖에는 없습니다.

부디 과도한 민족주의를 넘어 보다 생산적이고 보다 합리적인 양국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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