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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가 젤 쉬웠어요.
게시물ID : humorstory_261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이비도
추천 : 3
조회수 : 99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1/13 01:51:41
편의상 반말체 씁니다. 

내가 아는 모든 작업 중에 가장 중노동중의 중노동.노가다 중의 캐노가다. 이걸 마스터 하면 공사판노가다는 애들 껌 씹는 것처럼 쉬워 보이는 일이 있는데 그게 제주 밀감 선과장에서 보낸 몇 년이었다. 일반적으로 밀감 선과장은 10월초부터 다음해 3월초 중반에에 끝난다.
이 6개월 사이에 휴일은 신정에 3일 정도 구정에 3일정도 이고 그 외에는 주말이고 뭐고 없이 아침7시부터 밤 7시,8시까지 최소 하루 12시간에서 14시간 쉼없이 작업에 들어간다.
점심먹고 휴식은 없다. 저녁먹고 휴식도 없다. 그냥 가는거다.
신정이나 구정이 다가오면 24시간 작업은 당연한거다. 진짜 일하다 죽는게 어떤건지 해본놈들만이 안다.
구정에 새벽세시네시다섯시 넘어도 일이 끝날 기미가 안보이고 밀려드는 밀감 박스를 보면 미쳐버리고 싶다.
밀감 나오는 속도도 평소보다 엄청 빠르다. 그냥 개발바닥에 땀나듯 졸라 뛰고 뛰고 뛰는거다.
아침9시 10시 넘어서야 끝이 난다. 그리고 삼일휴일.
 이런말이 있다. 선과장6개월 하면 나머지 6개월은 약으로 버텨야 한다...ㅠㅜ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아보자.  밀감밭은 제주의 험한 산간을 개간해서 만들어 놓은곳이 아주 아주 많다. 
저~~산에 노오란 밀감밭이 보인다. 
그런데 선과장 주인이란 놈이 그 산을 밭뙈기로 샀다.밭뙈기란 그산의 모든 밀감을 통째로 사들인 것을 말한다.밀감은 콘테이너당 구입하는 방식과 창고뙈기,밭뙈기 방식 세가지가 있다.
 나름 장,단점이 있는데 말하자면 늘어지니 패스하고... 여튼 그 산의 모든 밀감을 우리걸로 만들기 위해서 따놓은 밀감을 산 아래 까지 콘테이너에 넣어서 끌고 내려와야 한다.
한콘테이너당 약 30킬로. 이걸 하루에 몇백개씩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이고 지고 끌고 내려온다.
 하체운동 엄청 된다.상체는 점점 병신이 되어간다.
이송장치가 되어있는 밭이 드물게 있긴 하지만
있다해도 밭 전체를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손이 없으면 안된다.
내가 21살 때 처음 이 선과장에 취직을 했는데 딱 삼일만에 쌍코피가 터졌다.
 그때는 지친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체력이 좋았고 건강했었다.그런데도 삼일만에 터졌다.
가져온 밀감을 곧바로 포장하는게 아니라 저장창고에 넣어서 보관했다가 다시 선과하는데
하루에 기본 15킬로 사오백 박스를 포장한다. 명절에는 이천에서 이천오백박스를 날 새가면서 하는거다.선과기에 넣어서 먼지털고 왁스치고  사이즈대로 나온걸 박스에 넣어 밴딩치고 포장해서 그걸 두,세개씩 들고 뛰어서 운송차가 와서 싣고갈수 있게 야적장에 쌓는다.계속 포장대기 물건이 나오기 때문에 쉴수가 없다.
선과 작업에 들어가면 삼십에서 사십오킬로를 들고 최소 두세시간 계속 뛰어다닌다고 보면 된다.
이건 선과장 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다. 
이송 트레일러가 설치된곳도 있고 그냥 몸으로 떼우는곳도 있는데 
내가 했던곳은 몸으로 다 했던 곳이었다.
특수부대원도 이렇게는 못할거다. 나중에는 땀에 절고 노동에 찌들어 발바닥 껍질이 허옇게 변해버렸다.
뭐 자동 선과장도 있긴하나 그런곳은 드물고 대부분 반자동 선과장이다.
아침7시에 일어나 가볍게 아침일하고 밥먹고 곧바로 쉼없이 작업 들어가서 12시나 1시에 점심먹고 소화되기전에 다시 작업에 들어가서 7시나 8시까지 초죽음 되도록 일하고 저녁먹고 하루일 덜 끝났으면 더 하고 다음날 다시 시작되고 주말휴일은 없고.
이게 6개월 지속되고 나면 세상에 못할일 없어 보인다. 인력센터에서 막노동을 기본으로 별일 다  해보았고 이삿짐센테에서도 일해봤는데 세상에 막노동이 가장 쉬웠어요. 
그때 내가 무슨 사정으로 이틀정도 못하게 되어서 형님이 대신 해봤는데 나중에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도~저히 인간이 해서는 안될 일이다-
진짜 지금 하라면 절대 못할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숙식제공 되고 월급은 잘 나오니 체력에 자신있는 분들은 한번 해보십시오.
지금은 한 이백정도 줄라나??
세상이 달리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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