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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신경정신과 가봐야 할까요?
게시물ID : gomin_2714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lpc
추천 : 0
조회수 : 61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1/24 14:27:30
 병원을 찾을지 말지 고민하기를 거의 십년째 하고 있네요.

최근에 취직을 하게 되도 사회생활이 늘면서 고민이 다시 커지네요.

좋은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


제가 다른사람과 비교해 무언가 다르다는것은 과거부터 알아왔습니다. 하지만 제 병명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병명을 쪽집게처럼 집어내지는 못하더라도 경험에 의해서 어느 정도 판단하고 조언해 주실 수 있을것으로 믿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는 사람 만나는게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히키코모리처럼 모든 인간관계를 배제하고 폐인생활을 하는정도는 아닙니다. 반드시 필요하다면 (학교에 나가고, 친구가 부르면 나가고, 취직을 하고 출근을 하고) 외부활동도 억지로 합니다. 하지만 사람 만나는게 너무 무섭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먼저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가 너무 크게 신경쓰이고 두려워서 안절부절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사람이 어떤 돌발행위를 할지가 무서워서도 인간관계를 지속할수가 없습니다.

최대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수년간 안간힘을 쓰다보니 겉으로 불안이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얼굴에 표정이 없어져 버렸고 포커페이스, 무섭다, 항상 진지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사람들과 같이 있는것만으로 지쳐버리고 집에서 나오기 싫고 혼자만 있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있으면 긴장이 많이 되고 손발에 땀이 납니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지쳐버립니다.

평소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학교에서 교우관계에 크게 문제가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졸업후 제가 연락을 피해 몇몇 정말로 가까운 친구 빼고는 연락이 많이 끊긴상태입니다. 예전에 친했던 친구라도 지금 다시 만나라면 사람에게 말걸기도 부담스럽고 보기도 부담스러워서 접촉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최근 스노보드에 취미를 들였는데 이것도 몇번빼고는 거의 혼자서만 타러 다녔습니다. 아마 다른분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실거에요.

제가 주워듣기로는 대인공포증이라는 병이 있다는데 제가 그것인지 궁금합니다.


이게 결정적으로 악화된것은 군대갔다와서라고 생각이 듭니다.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군대에서 선임들에게 많이 시달렸습니다. 막 맞고 왕따당하고 이런건 아니고 제가 잘못한것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하도 당하다보니까 사람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더라구요. 평생 절대 사람 상대 안하고 혼자서 살겠노라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 하는이상 사람 안보고 살순 없더군요...


그렇다고 제가 지능이 떨어지거나 공격적 성향이거나 한것도 아닙니다. 고딩때도 중상위권 성적에 서울 상위권 공대 졸업하고 지금 대기업채용되어서 신입연수중입니다. 싸움 별로 좋아하지 않구요. 따돌림당하지 않기 위해서 억지로 주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이것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교유관계도 나쁘지 않은데 저는 지금 여기서 별로 보람을 못느끼구요. 오직 왕따당하거나 남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것입니다.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옜날에는 이렇진 않았던거 같은데.


또 다른 증상은 비정상적으로 기억력이 나쁘다는 것입니다.  머리가 나쁜건 아니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한번 스쳐듣는것만으로도 쉽게 기억을 해냅니다. 하지만 저는 암기가 쉽게 되지가 않습니다. 조금 부주의하기 때문에 그렇다고는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상태가 심각합니다.

먼저 사람 이름, 얼굴을 외우는게 너무도 힘이 듭니다. 학교에서 한 반이 되면 거의 한달정도면 모든 이름을 외웁니다. 하지만 저는 일년이 끝날떄까지 이름을 모두 못외우는 경우가 있구요. 특히 취직을 하고 연수들을 받으면서 여러번에 걸쳐 팀으로 뭉쳤다 헤어졌다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는데, 저는 이름 목록을 메모해가면서 보고 또 봐도 이름과 얼굴이 헷갈리고 머리에 안들어옵니다. 그런데 다른 동기들은 그냥 쉽게 쉽게 외우더군요. 만나고 나서 장시간 지나고도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면 서운해할 수 있기때문에 부담이 너무 큽니다. 심지어 얼굴도 잘 못외우기 때문에 저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인가. 아는척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지나치기가 십상입니다. 용기를 내어서 애써 아는척을 하면 모르는 사람이라 민망할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더욱더 꺼려지는것 같습니다.

사람 얼굴이나 이름에 관련된것뿐만 아니라 몇시까지 어디로 모여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라. 어떤일을 이러이러하게 해라. 이런것도 남에 비해서 쉽게 까먹습니다. 메모하지 않으면 영원히 까먹어버리고, 나중에 사고가 터지고 질책받고맙니다. 군대에서는 경계근무시간을 까먹어서 사고친적이 몇번 있습니다. 어떻게 정상인들은 그런걸 까먹을수 있냐고 하겠지만, 저 본인은 참 미칠노릇입니다.


그리고 어떤 가까웠던 사람과 오래간만에 만나면 너무 낯설고 어색해서 눈도 마주치기가 힘듭니다. 저 사람이 지금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너무 두렵고 차라리 모른느 척 하는게 속 편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나와 저사람이 정확히 어떤 관계였는지도 잘 기억이 안나구요. 그리고 제가 얼굴을 잘 못알아보니까 혹시 모르는 사람이 아닐까 하느 걱정도 있구요. 이렇게 무시하고 지나가면 이후에 엄청 후회하게 되구요. 영원히 어색한 관계가 되어버립니다. 이게 너무 힘듭니다.


그리고 청력에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단순히 귀가 안좋은건지 언어를 받아들이는 능력에 문제가 있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난청이 있는건 아닙니다. 음악듣기, 사이렌듣기, 일상대화하기 등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 없습니다. 그런데 꼭 작게 말할 때, 시끄러운곳에서 말할 때, 여러 사람이 말할 때 알아듣기가 너무 힘듭니다.

특히 술이 조금 들어가면 더욱 심각해집니다. 그래서 시끄러운 술집에서 술자리 가질때 하는말을 거의 알아들을수가 없습니다. 웅얼웅얼 거리는소리밖에 안들립니다. 그래서 알아들은척, 공감하는척 하고 고개 끄덕대는것밖에 할수가 없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만약 상대방이 나에게 뭔가 물었는데 고개를 끄덕이기만 한다면? 참 민망하겠죠.

평소에도 말을 잘 못알아들으니까 참 답답합니다. 자꾸 되물으면 상대방도 짜증을 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대충 알아들은척 하고 이사람이 지금 무슨말을 한걸까 열심히 유추해내는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고나면 얼추 알아맞추지만 분명 틀릴때도 있고 그 때는 참 곤란해집니다.

이게 참 괴로웠던게 군대에서입니다. 군댕서는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서라도 후임에게는 일부러 말을 불분명하게, 작은 목소리로, 성의없게 말합니다. 그러면 더 못알아들으니 미칠노릇이죠. 자꾸 "잘 못들었습니다?" 물으면 고문관으로 찍히기 마련이구요. 전혀 못듣고서 대충 알아들은척 하다가 사고친적이 꽤 있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적도 나니까 완전 또라이 사이코패스같이 되어버렸네요. 그게 맞을것같아서 두렵네요. 최면치료든 약물치료든 심리치료든... 고통에서 해방되어 새삶을 찾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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