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름 스마트폰향기를 내뿜던 노키아 익스프레스 뮤직의 연식이 과하여 어쩔수 없이 이번에 새 폰을 장만하게 되었다.
부가세 포함 월 요금 2만원 이하의 알뜰살뜰한 요금제를 포기하고 이름만 스마트한 스마트 요금제로 가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야박해서 새것같은 중고폰을 구입, 유심만 바꿔꼈다. 다른 판매자들보다 몇만원 더 싼 가격에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아이폰 4s를 샀으니 나도 이제 앱등이다.
KT는 유심만 바꿔끼면 기기변경이 자동으로 되니 다른걸 안해도 된다고 뽐뿌형들이 말했지만 내심 불안했다. 집전화로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가 오는걸로 봐서 잘된것 같다.
먼지 낀 노키아의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2년 묵은 빈티지 통화음질 보다 중국 팍스콘의 공장내음 그윽한 잡스형의 아이폰으로 통화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전화는 커녕 평소에도 자주 문자를 보내주시던 김미영 팀장님의 문자조차 없었다. 싼 맛에 산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판매자에게 속으로 슬랭을 좀 쓰면서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하고 대리점을 찾아갔다. 대리점에서는 별 문제 없이 깔끔하게 판 것 같다고 말해줬다. 그렇다. 사실 내 생각에도 폰에는 문제가 없다. 원래 전화가 안오는 것이었다. 폰을 바꾼다고 없던 전화가 걸려올 리는 만무한 일이다. 잠시나마 의심했던 판매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