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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보면서 생각나는 나의 군 생활 1
게시물ID : humorstory_2938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카카오톡
추천 : 1
조회수 : 73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5/16 06:57:04
군대 이야기 보면서 생각나는 나의 군 생활 1

나는 여자친구가 있음 그러므로 있음체를 쓰겠음

12사단 79대대 수송분과 나왔음 06년도 8월 군번임

초반이야기를 좀 찌끄려보겠음. 수송병과 받으면 전부 다 야수교(야전수송교육대대? 기억이 확실치 않음)를 다녀와야 함.

거기서 운전교육을 받고 본격 부대배치를 받게 되는데 당시 79대대로 떨어지는 나 포함 3명이 있었음.

별로 안 친했던 동기 한명은 브라보로 가고 좀 더 친했던 동기는 나랑 같이 차리 라는 곳으로 배정받게 됨.

먼지 모름 근데 물어볼 수가 없음.

이름모를 중사 : 야 너는 브라보고 너희 둘은 차리로 간다

우리 : 네 알겠습니다

그러고 브라보로 가게 된 동기는 어떤 병장이 오더니 '너냐?' 이러고 데리고 감.

그냥 소 끌고 가듯이 그냥 감. 그렇게 한 동기와 마지막 아이컨텍도 한번 못하고 헤어짐.

남은 우리 둘은 본부 행정실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림. 기다리다보니 삘이 좀 이상했음. 왜 데리러 안 오지? 

막 수천가지 생각이 들면서 막연하게 불안함이 커지고 있었음.

해가 어둑어둑 질 녂이 되어서야 어떤 껄렁한 병장이 들어옴.

껄렁한 병장 : 충성 병장 김XX 행정실에 용무있어 왔슴다

중사 : 어 왔냐? 이 둘이 차리다(끝)

병장이 우리 둘 보더니 겁나 반가워함 아까 그 병장이랑 좀 다름.

껄렁한 병장(이하 김병장) : 으아~ 드디어 수송에 막내가 들어오는구나 와 진짜 존나 반갑다. 야 많이 기다렸냐?

친한 척 작렬함 우리는 쫄아서 얼굴도 못쳐다보고 있었음. 경례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막 복잡함. 
어버어버 혼돈의 카오스임.

근데 같이 들어온 하사가 중사한테 경례하고는 시간 없다고 빨리 올라가자고 재촉함. 

........응? 어딜 올라가??? 왓더헬임 어디 가는지 몰라도 그냥 헬임. 그래그미투헬.

그러고 진짜 바쁜모양인지 소개 이런거 없이 급하게 우리를 육공차량에 태움. 완호루 씌운 상태라 뒤에 타고있으니까 아무것도 안보임. 완호루씌운 육공은 또 첨이라 마치 닭장속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음.

(호루는 엄청 두꺼운 천 같은거임. 육공트럭 적재함 위에 덮는 용도로 씀)

그리고 하사는 선탑하고 병장이 콰롸뢍 운전함. 부르릉 아님. 부롸롸라롸로랄라 이런 소리 들림.

나랑 동기 쫄아서 육공 안에서도 정자세 잡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정자세를 할 수가 없음. 
겁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데 놀이공원에 탬버린 이딴거보다 몇배는 더 빡시게 흔들림. 
소리도 쿠탕탕드르르르부앙부앙 막 요란하고 어둡기는 뻥안치고 맞은편에 앉은 동기 얼굴도 안보임. 
나 혼자 탄거같음. 


...그래서 내가 작게 물어봄

나 : 동기야 니 지금 거기 있나?

동기 : 어 있다.

나 : ...짐 우리 어디 가노?

동기 : 몰라 아 좆같다

나 : ......우리 북한가는거 아인가 모르겠다

동기 : 아 씌발..


머 대충 이런 이야기를 했음. 길게도 안함 쫄려서.

진짜 한~~참을 올라가는것 같았음 안그래도 거기 강원도 최전방이었는데 거기서 어딜 그렇게 더 올라갈 데가 있는지 모르겠음.

너무 궁금해서 호루 좀 걷고 바깥에 보면 레알 산이 굽이굽이 일만이천봉으로 뻗어있음 끝이 안보임. 그마저도 올라다가보니 해 다 지고 바깥도 안보임.

이렇게 한 30분 정도 올라가니까 갑자기 차가 멈추고 막 암구호를 대고있음. 다왔나보다 하는데 대화가 들림.

(암구호 절차 생략)

김병장 : 야 수송 막내왔다! 길을 비켜라~

??? : 헐~ 진짬까?

김병장 : 그럼 내가 이 짬빰에 구라치겠냐? 병장이다 병장 임마

??? : 저 이따 구경 함 가보겠슴다

김병장 : 시껌마 문이나 빨리 열어 임마~

대화에서 성격이 보였음. 딱 이때까지 상황만 봐도 우리가 오랫만에 들어온 막내라는걸 알수 있었음. 이때도 긴장되서 별 생각 못함. 우리는 30분 동안 컴컴한 차 안에서 너무 불안한 상태였음.

그리고 차 세워놓고 우리보고 내리라 함. 근데 내려보니 여기 쫌 이상한 곳임.

뭐가 이상하냐 하면


불빛이 없음!!!!!!!!!!!!!!!!!!!!!!!!!!!!!!!

레알 내려도 빛이 없음. 앞이 안보임. 보통 사람 사는곳에 응당 있어야 할 것이 음는거임.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신기한데 김병장은 휘적휘적 계단도 잘만 걸어올라감. 두칸씩 감!!

나랑 동기 계속 발 바로 앞만 보면서 할매처럼 한칸한칸 올라갔음. 계단도 한 대여섯칸밖에 없는데 더듬더듬 올라가니까 신기하게 그제야 건물입구에서 나오는 불빛이 보임. 그때 나는 이게 북한에서 야간에 우리 건물을 찾을 수 없도록 빛이 새나가지 않게 설계한거구나 대박이다 싶었음. 그딴거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마가 이건 완전... 개미굴임.

건물 입구로 들어가는 순간 난 여기가 무슨 토굴 인줄 알았음. 벽이 쌩흙으로 된 흙벽이었음!!! 
황토 이딴거 모르겠고 그냥 흙이었음! 평평한 벽도 아니고 벽이 그냥 누가 봐도 덕지덕지 손으로 쳐바른 거같은 그런 모양새임. 
나도 모르게 들어가는데 한번 주춤, 하고 들어갔음. 아 씌발 내가 군대를 오다가 오다가 뭔 지하토굴까지 오는구나 생각했음. 단 한발자국 걸으면서 벌어진 일임, 달에 가는 암스트롱 뺨 갈기는 컬쳐랜드였음.

(막사사진을 구글로 검색해도 찾을수가 없음 생활관 사진은 있는데ㅠㅠ)

그와 거의 동시에 김병장이 생활관 전달~ 이라고 소리쳤음. 1초만에 갑자기 어디 달려있는지 보이지도 않던 개미굴 같은 통로에서 한명씩 튀어나옴. 머라머라 하면서 튀어나왔는데 그때는 안들렷음.
그리고

김병장 : 야 수송 신병왔다~

이러니까 갑자기 씌발 방마다 어디?어디? 이러더니 사람 머리가 한 3,4개씩은 튀어나온 거 같음. 몇 명은 오~ 이러고 있고 어디서 막 휘익휘익 휘파람 불고 난리났음. 미국 영화 같은거 보면 교도소에서 신참 죄수 오면 막 감방에 있는 죄수들이 다 쳐다보고 손 내밀면서 소리지르는 그런거 있지 않음? 딱 그 느낌이었음. 레알 쫄림;; 김병장은 조낸 뿌듯하게 야야 잘봐 우리 막내야 똑똑히 봐두라고 막 이러면서 지나감. 진짜 이때 기억은 무슨 마약한 것처럼 그렇게 몽롱하게 기억이 남.

나중에 알았는데 우리가 10개월만에 들어온 신입이었음. 자그마치 10개월! 그러니까 우리가 들어왔을 때 수송분과를 살펴보면,

이병 없음
일병 없음
상병 4명(물상병은 음슴. 상말 1인, 상꺽 1인)
병장 5명(각각 전역 1/2,1,2,2,4달씩 남음)

중대 왕고 투고 쓰리고 다 수송임 대박. 그리고 우리가 들어온거였음.

아, 이게 내 부대와의 첫만남이었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생활이었고 나도 썩 잘한 건 아니었지만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 되나봄. 

쓰다보니 끊을 타이밍을 모르겠음. 

오유인들 안생긴다 안생긴다 하지만 다들 언젠가는 생길꺼임. 

힘 내시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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