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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좀 할께요.
게시물ID : gomin_3709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imjun1744
추천 : 0
조회수 : 30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7/23 09:54:06
안녕하세요, 스물세살 먹은 초년생 1744임다.

오늘 가서 사직서 내고 왔어요, 다니던 직장에요.


별다른 이유라기 보단.. 그냥..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하고 싶은게 많아서요,


두서도 없고 내용도 없는 글일테니... 그냥 그러려니 해 주세요,


저는. 남들보다 덜 불행하지도, 더 불행하지도 않은 그런 삶을 살았던것 같아요.


아버지는 지금 목사님 준비중이시고, 형은 직업군인이고, 저도 밖에 나와서 일을 하고 있구요.


물론 가정이 좀 어려웠죠, 소파공장 하시던 아부지 회사 부도나서, 열다섯살때부터  알바하고 기초수급자로 식비지원받고. 뭐..


아부지가 목회일을 하시다 마시다 한게 타격이 크셨나 봐요, 목회 준비하시다, 소파 사업 하시다. 부도나니까 다시 목회 준비 하시다. 


같은 교회에 들어왔다 나갔다 다시 삼년 있다 다시 그 교회로 들어왔다. 뭐 이렇게요.


저는 알바를 시작하면서 부터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나는 커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하구요.


아부지가 사업하실때도 목회 공부를 하시느라  새벽에 새벽기도 인도 하시고 아침에 출근하셔서 일하시고 저녁에 퇴근하시자마자 


학교가서 수업 들으시고, 새벽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시다가 한 두어시간 주무시고 다시 새벽기도 인도하러 나가시고.


이런 패턴이다보니  "내가 돈을 많이 벌면 아부지랑 좀 오래 있을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였나봐요.


그래서 알바를 그렇게 하다가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에 입학하게 됐어요.


처음 입학하고, 부모님이랑 떨어져 살다 보니 자유로움도 많이 느끼고, 또 집에서 맨날 돈이 들어오니까. 


맨날 피시방가고 친구들이랑 놀기 바빳죠, 부모님이 그 돈 보내주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신지도 모르고


돈이 늦게 들어오면 맨말 전화해서 따지기 바빴어요, 철도 없게요


성적은 떨어지고, 의욕은 안생기고, 그렇게 고등학교 2년을 날려먹고,근데 나쁜것만 있었건것은 아니구,


 관악부 하면서 악기도 배우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요. 그리고 3학년때


경기도로 실습을 나갔어요, 가서 일하면서 처음으로 100만원돈이라는 돈도 만져보게 되고, 꼴에 돈 벌었다고 첫월급에서 70%정도 집에 


보내고, 그렇게 살았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한 후엔 군대에 바로 갔죠.


해병대라고 빡셀거다 생각하다가도, 군악대니까 그리 빡세진 않을거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더라구요.


하필 또 이병때 신종플루로 3주간 입원하고, 타미플루 부작용때문에 우울증도 오고, 자살까지 결심하고 


새벽에 근무 마치고 보일러실에 가서 워커 끈으로 위에 파이프에 묶고 캐비넷 위에 앉아 있을려니까


눈물이 막 나오대요. 위에 앉아서 펑펑 울었어요, 진짜 그날이 제일 많이 한꺼번에 울었던날 같아요.


어찌어찌 하다보니 상병을 달고, 병장을 달고, 전역을 하게 됐어요. 군대에서도 부모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었죠.


전역하고 일자리를 구해야지, 하는데. 잘 안구해지더라구요. 반년을 놀았어요.


부모님은 그저 아무소리 안하고 용돈 달랄때 용돈 주시고, 묵묵히 지켜만 봐주시더라구요. 


그게. 어찌보면 저는 너무 무서웠던것 같아요. 그 눈빛속에 니 친구들은 다 포스코 가있는데 넌 뭐하고 있냐 하는 


질책이 담긴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평택에 직장을구해서 멀리 떠나왔어요. 거기서 일을 하는데, 사람이 좀 안좋았어요.


직장이 일이 좀 힘들어도 사람이 좋으면 일을 할수 있을텐데, 사람이 정신병 걸릴 정도까지 괴롭히니까 못살겟더라구요


나왔어요, 반년만에. 괴롭히던 사람 상부에 보고하고 사표 쓰고 나와버렸죠.


그리고 다음 직장을 찾아서 온 곳이 여기, 경남 사천이었어요.


일이 좀 빡세도 정신병 걸릴만큼 괴롭히는 사람 없으니까, 낫겠지 하고 생각을 했죠.


근데, 여긴 폭언 폭설 구타가 있더라구요.


참았죠, 열심히. 부모님 돈 벌어드려서 고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으니까. 솔직히 고졸 스물세살이


월 200이상 손에 쥐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참으면서 묵묵히 씹어삼키면서 일을 했어요.


어느날인가, 일하다가 어깨를 다쳤어요, 인대가 한쪽은 늘어나고 튿어져서 무리하면 안된다고 하시길래.


3주동안 쉬었어요,


3주 쉬고 나서 출근을 하니까 분위기가 많이 적대적으로 바뀌어 있더라구요.


3주동안 쉬었으니까. 자기들은 일하는동안 난 쉬었으니까.


투명인간 취급에 폭언 폭설, 손찌검.


며칠전에 생일이었는데, 맞았어요, 생일빵이라 생각했죠.


이러저러한 생각에, 고민에, 이번주는 그생각 밖에 없었던것 같아요.


"내가 너무 맘을 약하게 먹은건가, 이런델 참고 다녀야 하는건가, 꼭 이래야만 하는걸까"


기숙사 와서 일주일 내내 오면 울기만 했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 사직서를 오늘 제출하고 왔어요.


제가, 잘못된 걸까요.?


다른 직장에 가서도 이런일이 없진 않을텐데. 또 참아내고 참아내야 하는 걸까요?


제가 고쳐야 할 부분도 많고, 깨달아야 할 부분도 많고, 아직 사회 초년생이기에 배워야 할 부분도 많지만.


배움에 아픔이 따른다는거, 이게 많이 힘든거 같아요.


그냥.. 주저리주저리, 제 얘길 하고 싶었어요.


끝까지 읽어 주셨다면,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정말로 감사해요.


제가 고쳐야 할 점이라던가, 응원이라던가. 한마디만 남겨 주시면 더더욱 감사할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1744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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