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슴음슴

반말투 양해바람

 

 

나 07 초 군번임 ㅇㅇ

훈련소는 32사 나왔고 자대는 37로 갔음

근데 훈련소때 여러가지 테스트 하잖음?

설문지 같이 되있는거 막 300문 700문 이런거...

 

근데 이번 이야기의 테스트는 700문 이었던거 같음

문제중에 [자살하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게 있었는데

난 그때 훈련소에서 워낙 힘들고 나가고 싶은맘에

그래. 죽을사람은 죽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1. 긍정  2. 부정

 

에서 당당하게 1번에 체크했음!

 

근데 이거 해본사람은 알거임

한두개 잘못 체크하는거 방지하기위해 비슷한 질문 몇개씩 있잖음

난 그것도 모조리 긍정으로 체크함(일관성있게....)

 

이게 시작이었음....

 

어느날 일과 끝나고 저녁시간에 갑자기 훈련소 중대장이 부른다는거임

그래서 중대장실 갔더니 옆에선 라디오에서 마리아 노래 나오고(이때 한창 이노래 떳을때)

중대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랑 상담하길 원함..

난 이때까지 누구나 한번씩 상담하는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상담에 임했음 ㅋㅋㅋㅋ 솔직하게....

뭐 대충 물어본건 군대 힘들지 않느냐, 지금 가장 하고싶은거/먹고싶은게 뭐냐, 기타 등등 시시콜콜한거였는데

 

마지막으로 물어본게 바로 그 질문!

 

자살하는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중대장은 내가 그 설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한게 잘못 체크하길 바랬나봄

근데 난 일관성ㅋ있게 나름 논리적ㅋ으로 설명함...

어짜피 자살해서 죽을사람은 지금 말려도 언젠간 다시 죽는다. 그럴바에 지금 죽어도 별 상관없지 않느냐

(지금은 이렇게 생각 안함... 몸과 정신이 고된 시기에 든 잘못된 생각이었음..)

중대장은 알았다고 하고... 가서 쉬라고함

 

그리고 훈련소가 끝나고 37사단으로 가서 갓 이등병들 30여명과 대기하는데...

 

사단 주임원사가 날 찾는다는거임!!

 

헐

 

난 그사람 누군지도 모르는데

30명중에 나만 콕 찝어서 부르다니..

 

여기서 뭔가 불길한 징조가 느껴졌지만 일단 부르니 조교 안내에 따라서 갔음..

근데 가보니 책상 앞에 딱 있는건

내 군번과 이름이 쓰인 생지부(이 이름이 맞나? 암튼 누런거...)

 

근데

 

이상한게 있땈ㅋㅋㅋ

 

표지 오른쪽 위에 빨간 동그라미 스티커가 붙여있음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알았는데

그게 관심병사 표시하는 스티커였음 ㅋㅋㅋㅋㅋㅋ

 

사단 주임원사와 1시간여 상담을 했는데 상담중에 본인 핸드폰으로 엄마와 통화도 시켜줌

하지만 해본사람은 알거임 ㅠㅠ 겁나 불편함....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는 그 심정 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상담이 끝났는데... 다음날

 

이번엔 사단장이 날 찾는다고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주임원사도 어려웠는데 사단장... 투스타.....

 

다행인건 상담 30분도 안걸림

여기서 내가 뭔가 잘못된걸 알고 내 생각과 달라도 대답을 모조리 좋은쪽으로만 함

표정도 막 밝게 :)) 억지미소

그러고 며칠 뒤 예하부대에 연대로 가서 또 대기를 하게 되는데....

 

연대에 오니 오자마자 연대 주임원사가 찾음-_-

역시 상담......... 뭐 어딜가나 상담은 다 똑같았음... 힘든거 없냐.. 부모님과 통화하게 해줄까...

 

근데 연대에선 무슨 테스트도함

우울증 지수? 인가 였는데 내가 다른 동기들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밝게 나왔음

근데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대장과의 상담...

하..

 

근데 이때 다행인건 다른 동기들과 같이 간 상담이었음

질문은 나한테 젤 많이 했지만-_-;;

 

어쩌고 어째서

다시 예하부대 대대로 닷지 타고감....

 

아 여기서 잠깐 잡썰풀자면..

내 주특기가 1511인데 훈련소에서부터 정해지기 전부터 이미 내가 갈 부대에서 정보병 한명 필요하다고 요청이 있었나봄

난 뺑뺑이 몇번을 돌려도 내가 갈 그 부대밖에 안뜨는거임 ㅋㅋㅋㅋㅋㅋ 티오가 1/1 이니까...ㅋㅋ

 

아 암튼 다시

대대에 도착해서 일단 인사과에 들어가서 기다림...

간부 누군가옴 ㅋ

본부중대장임... 오자마자 또 상ㅋ담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좋았던게

중대장이 성격이 쿨해서

내 생지부 빨간딱지 보자마자

넌 어디서 뭐하다가 이딴걸 붙여오냐고 물어봐줘서

다행이 해명할 계기를 만들어줌

 

훈련소때 테스트부터 시작해서 여태껏 상담받아온 썰을 다 품 ㅠㅠ

그래도 중대장은 미심쩍어함.... 뭐 별수있나 갓 온 이등병 사고치면 누군가 책임을 물어야하니...

근데 중대장이 쿨하게 믿어보겠다고 함ㅋ

여태껏 본 상담해준 사람들과 달라서 이딴걸로 감동받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자대에서 대기하는 2주동안...

주임원사ㅋ

대대장ㅋ

통신소대장(이 사람이 본부 부중대장 이라서 상담했나봄)

 

까지 모두 상담을 함..

 

아 물론 분대장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대에 혼자 와서 주목받기도 했는데다가 상담을 이렇게 받다보니...

난 아직 이름도 모르는 옆중대 선임이 내 어깨 툭툭 치며 힘내라며 감.......

 

그 후로도 한달에 한번씩은 중대장과 주임원사와의 상담을 쭉 이어오다가

 

100일 휴가 갔다오고 나서야 사람들이 내가 안 위험한애 라는걸 믿어줌ㅋㅋ 그리고 관심병사도 해제!!

(다시 생각해보면 신병 100일 휴가 전에 사고나면 훈련소책임이기 때문에 다른 사단끼리 마찰 안생기려고 극진히 상담했었나봄... 자기 사단에서 사고나는게 차라리 나으니까....)

 

4.5초 휴가 뒤에 조금 지나서 일병을 달았는데, 일병 달자마자 9박10일 휴가를 질러버림

난 나름 그때 나가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었고, 마음껏 쉬고 놀고 먹고 자다와서 그런지 써버린 휴가에 미련이 없었음

그래서 복귀하고 열심히 군생활 하는데...

 

간부들 눈에는 그게 아니었나봄

 

관심병사 해제된 애가 일병 달자마자 정기휴가를 질러버리고 혹시 나가서 사고치는건 아닌지 노심초사 했나봄

휴가 나가있는 동안 날 다시 관심병사에 넣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로 쭉

전역할때까지 관심병사엔 내 이름이 올라가있었음....

이게 워낙.. 업데이트를 안하고 가라로 하다보니......

 

근데...

 

방금 이 세줄 쓰려고 앞에 썰을 이렇게 많이 푼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