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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저를 위로해주네요...
게시물ID : humordata_389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행복Full◈
추천 : 14
조회수 : 66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7/04/18 07:43:56
Virginia Tec.에서 벌어졌던 총기사건이 일어난 버지니아 주가 있는 미국 동부에서 거주중입니다. 어제 처음 뉴스에서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범인이 아시안이라는 말을 듣고 '설마 한국 사람이겠어.'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범인이 한국사람이으로 여기시간으로 오늘 아침 밝혀지니 참으로 안타깝네요. 학교에서 이 소식을 접하고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아침에 모여서 범인이 중국인으로 들었다고 얘기하며 함께 웃었던 제 자신이 고개를 들 수가 없더군요... World History 선생님도 놀란 모습이 역력했고... 친구들도 밝혀진 범인의 얼굴을 보면서 다들 아무말을 못하더라구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에 말했습니다. 한국사람들 대신해서 내가 미안하다고. 이런 한국인 한 사람으로 모든 한국사람들을 판단하지는 말아달라고. 우리 한국사람들도 많이 놀라고 안타까워할 거라고. 그러더니 웃으면서 다들 그러더군요. 잘 안다고. 저런 미치광이 하나로 모든 한국사람들 판단하지 않는다고. 어느 나라 사람이 그랬느냐가 중요하기보다 희생자들이 아쉬울뿐이라면서. 오히려 저에게 "It's not a big deal." 이라며 걱정을 해주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보면서 더욱더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한국도 오늘 하루 종일 그러겠지만 여기 미국에서도 하루종일 범인과 동기 그리고 희생자들에 대해서 방송을 했습니다. 미국사람이 아닌 내 자신이 33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의 목숨과 수십명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남긴 이 소식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파오는데.... 자국민들이 이런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된 미국인들의 마음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잘 압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제게는 저에게 웃으며 오히려 큰일 아니니 걱정하지말라며 위로 해주지만..... 자국민도 아닌 그것도 타국 사람에게 그것도 학교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걸 알게 된 그들의 마음 한 구석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아플지 말입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이렇게 얘기했죠. 사실 미국에서 아시아를 떠올리라고 하면 중국과 일본이 먼저 생각나지 않느냐고. 한국이라는 나라는 아직까지도 그저 조그맣고 변방에 위치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생각했던 대로 다들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그래서.. 그런 걸.... 우리 한국사람들이 더욱더 잘 알기에.... 그들보다 더 나아지려고 그들보다 더 낫다는걸 보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한국인이라는 이 한 사람으로 인해서 우리가 노력했던 그 많은 것들이 빛을 바라게 됐다고... 모두들 이런 제 얘기를 오히려 다들 크게 걱정할 일 아니라면서, 너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우리는 한국 사람 모두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위로를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쉽기만한 하루였습니다. 몇 몇 분들이 그러시죠. 이건 조작된 일 일수도 있다고. 말이 안된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생각을해도 이미 미국과 전세계에 매스컴을 탔고 미국인들은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지만... 그 뒤에는 놀람과 슬픔이 가득할 거라는걸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하기만 한 하루였습니다... 참 아쉽네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나은 이 총기사건.... 33명의 목숨과 수 많은 젊은이들에게 부상과 아픔을 남긴 이 사건의 한복판에 다름 아닌 한국사람이 서 있었다는걸.... 어쩌면 우리와는 다르게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어떤 나라사람이 그랬냐보다는 이런 큰 사건이 터져나왔다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왜 이렇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이 일로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밖에 없을 거라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미국사람이라도 그런 생각을 가는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요. 많은 분노와 아픔 그리고 혼란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는 많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번 일로 크게 떨어진 한국의 이미지를 보다 좋은 이미지로 바꿔놔야 겠다는걸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됩니다. 33명의 희생자들과 다친 수 많은 사람들 그리고 가족들이 이 아픔에서 하루 빨리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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