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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군생활 유일한 서울대후임이야기...(써놓고보니 스압)
게시물ID : military_34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47
조회수 : 1059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2/08/01 21:54:55

내 14개월 후임이 들어와서 그날은 선탑이었던 관계로 신병인수하러감

 

총무과가니까 본부중대 빈내무실에 있다면서 젤 가까운 중대가 젤 늦게온다고 그럼.

쪽쪽 빠는 것들이 졸라 구박한다고 투덜대면서 감.

아저씨 취급해주던 본부중대아저씨가 아닌 드뎌 자대의 분대장이 오니 완전 얼어붙은 병아리들...

총 4명이랬는데 3명만 있음.

"봐요. 이등별님들?? 한명은??"

"모르궷쑵뉘다!!"

나랑...총무과계원들이랑...중대파견온 운전병아저씨가 간부들 모르게 본부를 헤집음.

이 쉐키...제일 구석진 공중전화박스에서 친구한테 전화하다가 중대비표없는 이등병이 대낮에 전화하는거 보고...아저씨인데 쌍욕을 하고 잡아옴.

이렇게 이 놈과의 인연이 시작됨.

 

개고문관이다...첫인상은 일단 학교다닐때 박카스 입에 물고 공부하느라 햇볕못받아 하얗게 된 전교가 아닌 전국석차로 놀게 생긴...딱 그런 인상.

차에 태우기 전에

"내 지금 일은 절대 간부들한테 발설치 않겠다...단!! 지금부터 네놈이 믿는 신부터...알고 있는 모든신...친가외가쪽 모든 조상님께 빌어라...1소대만 안떨어지게 해달라고...개쉐캬..."

알고보니 이 넘이 우리중대가 독립중대라니까 어디서 얻어들은 듣보잡 시설을 갖춘 중대로 오인하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외부와 연락한거였음.

우리 중대...그닥 열악하지 않았음...2사로가 3일에 한번꼴로 물을 내리면 똥물을 분출했을뿐...

 

여하튼 중대 서무계 후임이 내 6개월 고참 이후 첫 서울대출신이 들어왔다고 함. 것도 이제 21살. 그 고참은 24살때 입대했음.

나이가 남들보다 좀 더 많고 서울대출신이라는 특권의식이 아닌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서 원래 본부중대에서 채갈라는걸 부대장하고 면담 때

"일선중대에서 군생활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해서 경비중대로...행정병으로 뽑으려는 행보관에게 "저도 다른 중대원들과 같이 경계근무서고싶습니다!!"라고 해서 정말로 똑똑하고 계원들 업무에 폭발직전에 가끔 도와주면 거짓말같이 일이 처리되는...엄친아병사였음.

후임들한테 단 한번도 욕을 안했으며(욕만 빼고 말로 혼을 구천으로 날려버림...가끔 그 소대가 아니어서 다행이란 생각까지함)...비리비리한 신임rotc소대장이 소대원들 생각안하고 일만 벌리자, 입으로는 강동6주를 획득한 서희처럼...글로는 북벌을 올라가기 전 제갈량이 썻다는 출사표처럼...그 소대장을 녹여버림.

 

어쨌든 봐온게 저런 사람이니 다들 기대가 충만했음...나 빼고...

거짓말같이 신병안올줄 알았던 우리 소대에 그놈만 딱 한명왔음.

(그 고참은 계원이 부사수 뽑을때라 스카웃제의가 들어온거고...이놈때는 수공구병빼고 뽑을 사람이 없었음)

그놈 내무실에 들어와서 말년한테 더블백던지라는 내 맞고참의 말을 듣고...말년은 이래야한다며 한여름에 깔깔이입고 테레비보던 말년 둘을 제끼고...

상병 4호봉 짬에 내무실 한가운데서 못자고 구석에서 당직취침중이던 나한테 더블백을...내리 꽂음...문열고 바로 옆자리에서 잤으니까 던진다기보담

내리꽂게되었음.

그놈 상식에는 한낮에 테레비보는게 말년이 아니라 자는게 말년이었던 모양임.

정작 나는 자다가 벼락떨어져서 멍하게 눈떳다가 신병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맞고참의 일갈에 놀라서 정신이 들고 이넘 얼굴보고 잠이 다 깼음.

"씨바!!!!!!!!!!!!!!!!!!!!! 딴 소대로 꺼져!!!!!!!!!!!!!!!!!!!!!!!!!!!!!!!!"

 

서울대는 서울대인 모양임.

위에서는 시키지말라면서 안시키면 교육안시켰다고 졸라 구박하는....암기사항....A4용지 7포인트로 앞뒤한장...

그걸 18시에 저녁밥먹을때 주머니에 찔러주고 21시에 점호하고 21시반에 신병교육시키는 물상병이 물어봤는데 그걸 다 외웠음.

얼굴빼고 중대서열까지 다 외웠음....막힘없이...줄줄줄 나옴.

평균적으로 이틀은 편안케 외우게하고 3일째부터는 엄청난 압박을 주며 외우게해서 평균 7~8일째에 다 외우고, 9일째에 다 까먹어서 다시 교육과정을 첨부터 밟는 그 암기사항을...3시간 반만에 끝냄. 최소한 다시는 이걸로 구박은 안받음.

 

어쩌면 A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다음날, 짬장이 나를 부르면서 산산조각이 남.

그날 생선튀김할려고 이넘한테 식용유까서 부으라니깐....안까진다고....옆에 있던 폐유를 부어버린거임. 그거 내가 다 다시 퍼담았음.

죄송합니다를 약 320번쯤 말하고 넌 뒤졌어를 319번쯤 말하고 퍼담음.

그 담날부터 신병들어오면 보급관한테 취사지원으로 보내주십쇼라고 노래를 부르던 취사병들이 신병들을 안부름.

 

고마웁게도 분대도 내 분대로 떨어져서 혹시 내 다른 글 본사람은 알겠지만 그 자살관심병사가 내 군장도는 원인제공 1위면, 이 넘은 2위임.

1위가 6개월동안...이넘은 4개월동안...그래도 이넘은 일병달고는 군장돌만큼 간부 눈에 보이는 사고는 안쳤으니까-_-

 

이넘이 처음 군장돌게 만든건 이넘이 자대배치받고 첫사격때였음.

교육계가 동기라 우리동기들은 무조건 1조로 쏘고 사격끝날때까지 쉬었음. 이 동기가 고참들의 무리한 부탁을 안들어주는 성격이라 고참들한테 뒤지게 찍혀놔서 눈치안보고 자기가 할수있는 선에서 동기들을 뒤지게 편케 해줬음. 그래서 난 분파안가고 내 맞고참이 갔음. 

별일없이 훈련이 진행되는데, 갑자기 중대장이 "사격중지!!"이럼. 그쪽 사선 소대장은 깃발을 휘두르며 이넘한테 뛰어감.

졸라 불길했음. 중대장이 이넘 분대장을 찾음. 다 벗고 있던 탄띠 하이바 다 차고 들어감.

이 새끼 총이 안나감. 중대장 바로 옆사로라 중대장이 본거임.

소대장이 다시 격발하고 쏴봤는데...안나감...

내가 이넘 총을 분해하니까...윙???? 공이가 없음-_-

"야!! 너 공이 어쨌어?? 어제 총기수입 했잖아??"

"아!! 공이 여기있습니다!!"

이넘이 건빵주머니에서 공이를 꺼냄...지켜보던 모두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쏟아짐.

"훈련소에서 공이를 빼노라고..."

"훈련소로 다시 돌아가 이 쉐키야!! 글고 훈련소에서도 사격때는 공이하잖아 이 쉐키야!!"

"아..."

우리 중대가 사격훈련끝나면 좀 놀자판이 되는데...그 날은 나 땡볕에 군장도느라...전화하러 나오는 사람도 없었음.

 

뭐 저기 누구오는데 경례를 해야하나~하고 이등병짬에 눈치보는데 상대가 부대장이었다던지...

작업중 휴식 중에 너무 곤히 잠드셔서 탈영한 줄 알고 기겁했다던지...

근무나가는데 자기 총이 아니라 그날 순찰도는 소대장 총을 들고갔다던지...

TA를 고장냈다던지...

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열심히 군장을 돌았음.

또 한번은 여름에 후반야를 이 놈이랑 나가서 초소투입 후에 비치물확인하다가 군용모기약(내 동기는 군인들 X액을 모은거라고 했던...)을 발견하고는

내가 자는 동안에...나 모기 물릴까봐....내 드러난 피부에 치덕치덕 다 발라놔서 내 화강암같은 피부를 다 조진적도 있음

 

후임 파악하는데는 근무데려가서 이야기해보는게 최고인데 나가서 이야기해보면 얘가 악한 감정이 있는게 아님. 진심 착한 애임.

1남 4녀중 무려 막내로...아버지가 어릴때 돌아가시고...후에 만나본 어머님은 정말 엄히 키우셨는데...한 집에 사는 할머니부터 누나들까지 이넘을 너무 금이야옥이야 키우시고 공부만 해서...세상물정을 모르고 이렇게 남자들만 있는데서 살아본게 처음이라 흐름을 못타는거 뿐이었음.

사촌형도 없다고 함. 형들이랑 있는건 대학교 1년반이 전부...;;;

자기는 4학년마치고 군대갈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닥치고 남들 갈때 가라 하시어 온거라 마음의 준비도 안된 상태였음.

 

어쨌든 2주 차이로 동기도 들어오고...2개월 뒤에 맞후임이라고 들어온게...자살관심병사...

그런데 단 한번도 불평불만없이 소대막내생기면 완전히 손놓는 일들을 "쟤가 아직 적응못해서 제가 도와주는겁니다!!"라면서 그놈일도 다 하는거 보면 이놈말대로 흐름을 못타는거 뿐이라...(그리고 그 놈이 정신병동 들어갈때까지 니 놈이 다 했지ㅋㅋㅋ)

 

여하튼 개어리버리타는거 빼고는 착한게 맘에 드는 놈이라 이놈이 이병말호봉때 생일이 됐음.

뭐가 제일 먹고 싶냐니까 보쌈먹고 싶대. 군대에서 보쌈이 어딨니....글고 난 족발파...

그날 근무가 마침 전반야라...(생일이라 비번?? 근무인원없어서 전반야에 오전근무 안넣는게 생일선물이었음) 나도 모험을 함.

몰래 위병소근무자한테 읍내 족발집 번호를 알아내서 전화를 함.

"XX시에 부대 정문 지나서 몇번째 잠겨있는 검문소에 오셔서 클락션울리시면 우리 쪽에서 랜턴을 깜빡일겁니다...철책쪽으로 오시면 저희가 봉지에 현금넣어서 던져드릴테니까 액수확인하시고 저희가 시킨거 던져주세요...가능합니까??"

물론 가능하며 그쪽 중대는 한 3년만에 주문들어왔다는 말에 잠시 멘붕.

여하튼 그때 그쪽 철책도는 애들한테 현금주고 대기초에 두라고 함. 니들도 좀 노나먹고...보쌈 대자 3개에  콜라 사이다 페트 2병씩 주문함.

나름 모험인지라 술까지는 못시킴.

근무투입할때 이넘 사수한테 나 대기초 들어가는 시간에 맞춰서 얼른 돌고 들어오라고 하고 대기초가서 군견순찰팀이랑 노가리까는데 사수랑 서울대입장.

간이침상아래에서 보쌈을 꺼냄.

5명이서 생일축하노래불러주고 내가 하나싸서 입에 물려주니까 펑펑 처움...

말로는 "마늘을 너무 많이 넣으셨습니다!!"이러면서 펑펑 움.

마초맨 군견병이 "사내새끼가 왜 우노!! 너는 분대장은 진짜 잘뒀대이!! 그만 울고 니 이거 다 먹어라!!"면서...지가 제일 많이 먹음.

2개는 전반야가 먹고 1개는 후반야가 먹고...흔적은 귀신같이 순삭함.

 

다음번 분대개편때 짬순으로 드래프트하다보니 이넘이 딴 분대로 가게됐는데 눈물을 보임. 어차피 소대내무생활이라 분대개념은 니놈이 사고치면 저놈이 군장돈다는 개념인데 무슨ㅋㅋㅋㅋㅋ하고 보냈는데....이 쉐키가 새분대장한테 알랑방구가 아주 쩌심. 간신배같은 새끼...

 

여하튼 처음에는 머리똑똑한거 말고는

초어리버리에 구보도 항상 낙오, 축구 정말 못함, 작업나가서 삽질 몇번 하고 근육통으로 입실(!!!) 

초소근무나갈때마다 자기 사수가 아니라 다른 고참깨워, 야간근무라고 불침번이 깨웠는데 다시 잠들어서 다른 소대인원들 다 나왔는데 그제야 나한테 멱살잡혀서 일어나...투입 전에 탄 제대로 못 꼽고, 투입때는 힘들어죽어, 근무서면 사수보다 먼저 졸아, 암구어 하나 똑바로 못대, 뒷근무-순찰자한테 뻥뻥 뚫려, 고라니소리에 놀라서 초소이탈-_-...(그때 너 쫓아가서 잡아오느라 형이 정말 죽는 줄 알았다...구보도 못뛰던 넘이 우사인볼트속도로 산을 뛰어 올라감...것도 중대 반대편으로...)

빨래짱박다가 소대에 시체썩은냄새 나게해, 소대물주전자 퐁퐁으로 씻고 안 행구고 물담아서 소대에 갔다놓고...훈련나가서 수통잃어버려, 대항군한테 뚫린게 아니라 생포당해서 훈련통제관과 중대장-소대장을 흐뭇케 만들어...

대민지원나가서 쓰러진 벼세우는데 메뚜기 보고 놀라서 세워놓은 벼있는데에 주저앉아서 농부아저씨가 아주 허탈해하셨지(넌 내 손에 죽을뻔하고...)

 

그래도 정은 더럽게 많은 친구라 말년들 전역할때마다 울고...

파견온 운전병 아저씨가 원복해도 울고...

중대에서 키우던 개가 새끼낳았는데 다른데 줄려니까 강아지들 끌어안고 울고...(행보관은 분대장 찾고...)

그 자살관심병사 정신병동으로 떠난 날, 전 소대원이 안도의 한숨을 쉴 때 홀로 눈물지음.

 

 

그때는 그렇게 어리버리하고 애같던 놈이

지금은 대기업건설사에 취직해서 중동에서 근무중(들리는 말이 회사 밖에서 어리버리짓은 여전함...;;;)

 

 

 

덧붙여서...이넘이 일병을 달고 얼마 안돼서 누나 두분이 할머니랑 면회오신다함. 마침 그날이 내가 휴가나간 타소대 동기 대신에 전에 딱 다섯번이나마 서봤다는 이유로(이 다섯번 중에 세번을 부대장이나 당직사령이 뛰어나오게 만드는 사건이 터져서...짤림. 언제 이 썰도 풀어야지...ㅠ.ㅠ)위병조장땜빵 나가는 날이라 이 넘도 누나들한테 젤 친한 고참이 위병소근무니까 맛있는거 많이 싸오라고 함(특히 보쌈)

게다가 전에 같이 휴가나갔던 넘이 역에 마중나온 누님이 아주 미인이셨다!!라고 말해서 위병소근무나가는데 A급복장하고 나감.

 아침 6시부터 오후6시까지 열두시간근무인데도 신이났음. 고무신신고 기다리던 여자친구에게는 초큼 미안했지만...(이제 처남이라 불러야하나...이 생각까지 함)

주말이라 아침부터 수많은 면회객이 오고...여자면회객 올때마다 군인은 군인인지라 혹시 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다들 미인들이었음.

그러다가 시간도 정확히 기억함....10시 45분...

웬 큼직한 여성 한 분이 나에게로 옴...

"면회왔는데요~"

"아. 네. 주차는 짐 많으시면 여기에 내려놓으시고 저쪽 소연병장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일단 면회객들 신분증 주시고...면회병사 소속중대와 계급 이름을 말씀해주십시오."

"X경비중대 C일병이요."

"예???"

이쁘다며...누나...이쁘다며...

그 날 두 누님들 비쥬얼은...전역하고 나서야 접한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암스트롱 소령의 시집간 누나들이었음.

 

요기서 좌우끝빼고 가운데 두분...

오히려 이넘 비주얼이 캐슬린에 가까움....

그래도 누나들이랑 할머니 오셨다고 백일휴가 출발직전 이후에 가장 밝은 모습으로 면회소로 뛰어오니까....참 더럽게 착잡했음.

이넘이 내가 그렇게 잘챙겨주는 고참이라고 소개를 해서 할머님이 내 손을 꼭 잡고 "우리 손주 잘 챙겨줘서 정말 고맙소"라고 하시며 보쌈을 크게 싸주셨음. (할머님...마늘을 너무 많이 넣으셨습니다...) 

아무튼 음식물 중대반입은 안되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는데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싸오셔서...나랑 위병사관...위병소근무자...운전병아저씨...주말도 잊고 혹한기훈련땜에 작업에 찌들어있던 작전과 군수과 계원들까지 다 불러서...다 순삭시켰음. 특히 큰누님이 요리학원원장님이라서 그런지 음식맛이 끝장나서 배는 터지겠는데 손이 안멈춤.

그리고 알고보니 그 미인누나는 그때 어학연수를 떠나 못오신 막내누나...그 두 누님은 시집가신 나이차가 좀 많이 나는 누님들...

잠깐이지만 여자친구 배신해서 벌받은듯

 

 

아....니 이야기 오유에 쓰면 재밌을거래매...

마무리를 못하겠다...

내가 그때 너한테 자주 했던 말 기억나??

 

"니놈 말 듣고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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