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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힘들어요.
게시물ID : gomin_377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니생
추천 : 0
조회수 : 70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8/06 04:35:35
20년도 살지 않은 제가 뭐 이딴소리 할 자격이야 있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제딴에는 힘드네요. 고민게시판에 그냥 속마음을 누군가 알아주기나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 올려요. 저는 17살 여고생입니다. 그냥 평범해요. 겉보기엔 평범하고 대화해보면 유쾌하기까지 해서 그닥 고민이 없어보이나봐요. 물론 누구나 소소한 고민이나 아픔은 다 있겠지만 아무도 제가 혼자 얼마나 슬퍼하는지는 알아주지 못해요. 알아주지 못한다고 칭얼거리는 것도 되게 웃긴게, 누구한테 힘들다거나 슬프다고 얘기를 하지 않고 오히려 남 앞에서는 쎈척을 해요. 괜히 유쾌한 척, 쿨한 척, 신경 안쓰는 척 온갖 척은 다 해요. 그러니까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게 당연한데 저는 또 그거갖고 칭얼거리고 있네요. 그래도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는 친구들이랑도 잘 어울리고 그때는 정말 즐겁게 지냈어요. 5학년때부터 사춘기였는지 성격이 이상하게 변하면서 왕따처럼 됐어요. 그러다 6학년때는 잠깐 괜찮다가 중학교 초반까지 즐겁게 지냈어요. 근데 또 이유 모르게 은따가 되더라구요. 대놓고 싫어하거나 괴롭히는건 아닌데 같이 놀려고 하면 눈치가 보여요. 눈치보이니까 어울리지도 못하고 결국 무리에서 빠져나와 혼자가 돼요. 매 년, 새로운 학년이 되고 새로운 집단에 들어갈 때 마다 결심을 해요.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자. 용기를 내서 인사하고 친해진 다음에 다같이 즐겁게... 어쩌고.. 그리고 늘 상상을 해요. 많은 친구들이랑 어울리는걸 근데 항상 한 달쯤 지나면 물거품이 돼요. 친구들을 맘 상하게 한 적도 없고 싸운 적도 없고 즐겁게 잘 지냈는데 또 혼자가 돼요. 학교, 학원, 교회, 어디서든 늘 그래요. 그러다보니 성격도 의심 많고 비관적이고 소심해져요.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은 이렇게 말하거나 저렇게 말하겠지? 그 때 내가 이렇게 말하면 이런 생각을 하겠지? 이런식으로 계산을 하면서 대화를 해요. 상대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너무 신경쓰여요. 여튼 이렇게 친구가 없다보니 힘든게 한둘이 아니에요. 이동수업때 교실 돌아다니면 혼자 다니니까 괜히 기분이 상해요. 저는 지금 여고를 다니는데, 여자애들은 늘 몰려다니잖아요? 근데 저는 혼자다녀요. 급식 먹을 때가 특히 너무 힘들어요. 저기 구석에 최대한 눈에 안보이는 쪽에 남는 자리가 있으면 자연스레 앉아서 그 근처에서 먹던 애들 속도에 맞춰서 다른 사람이 보기엔 내가 혼자 찐따처럼 먹는게 아니라 걔네 일행인 것 처럼 위장해요. 근데 가끔 그게 힘든 때가 있어요. 그런 땐 그냥 안먹어요. 급식 먹으러 가는 척 하고는 눈에 안보이는 곳에 10분 20분 숨어있다가 교실로 돌아가요. 이런식이다보니까 나 자신이 싫고 외롭고 그래요. 또 저희 집은 가난해요. 빚에 시달리고 카드값 빠져나가면 부모님이 벌어오신 돈이 남는게 없어요. 정말 몇천원 몇백원도 안남아요. 용돈을 받아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요. 아마 초등학교 2학년때였나? 다른애들은 어디 놀러가고 수학여행같은거 가면 이쁘게 입고 꾸미고 나오는게 너무 부러워요. 저도 꾸미고 싶어서 중고나라같은 곳에서 싸게 파는거 찾아보는데 다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제 또래가 상품 구한다는 글 올린거 보면 막 일이만원 하는걸 사고있어요. 저는 사려고 엄두도 못내는 가격인데 말이에요. 아 그리고 친한 친구가 없으면 가족이라도 친해야 속마음을 털어놓잖아요? 가족들하고도 친하지 않아요. 가족들은 스트레스 받는걸 저한테 푸는 것 같아요. 하긴 제가 가족 중에서 제일 어리니깐요. 평소에는 그냥 이 악물고 지나가는데 매일 밤마다 괴로워요. 진짜 마음이 아파서 가슴부터 손끝 발끝까지 찌릿한듯 아파요. 끊임없이 울다 지쳐서 잠들어요. 항상 제 침대에는 항상 수건 하나가 구석에 처박혀있어요. 울면 콧물도 줄줄 나오는데 그것땜에 숨 쉬기가 힘드니깐요. 아, 중학교때는 그나마 공부는 잘했어요. 자랑같으니까 자세히 얘기는 않지만 그런데 고등학교에 오니까 그나마 자부심이었던 공부마저도 개판이에요. 결과를 보고서는 난 어떻게 될까, 대학은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막말로 당장 저희 집에도 재수생 하나가 있고, 또 저희 막내삼촌은 대학을 안갔다고 식구들에게 엄청 무시당하거든요. 대학 못가는 것이 현실로 보여지니까 더더욱 걱정되고 모든걸 포기하고싶어져요. 그래서 죽으려고도 해봤어요. 손목을 그어봤는데 죽진 않았어요. 근데 너무 아파서 다음부터는 엄두도 못내겠어요. 힘들다면서 죽을 용기도 없고 이렇게 멍청해요. 그냥 울기밖에 못하겠네요. 긴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봐도 무지 횡설수설 쓴 것 같네요.. 그냥 어딘가에 털어놓고싶어서 썼어요.. Posted @ 오유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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