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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중딩때 주관식시험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3101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7
조회수 : 9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9/01 20:37:53

내가 초딩때는 부모님이 애들은 놀면서 크는거라는 사상을 가지셔서 방학식날 통지표보고 한숨쉬시는거 말고는 별다른 터치가 없었음

그땐 그냥 전과만 달달달 읽어대면 시험봐도 풀어지던가 읽어본게 나오던가 그날 연필의신이 날 도운던가(모르면 연필 굴렸음...도로록)해서 반에서 평타쳤음

 

그러다가 중학교 반배치고사에서 거의 400명 중에 전교 10등을 찍어버려서...

부모님이 "와!! 공부안시켜도 이 정도면 우리 아들은 천재인듯!!"하며 헛된 희망을 품으시고 그 뒤 고난의 나날이...

왜냐면 다음 시험때 전교 200등인가 찍었거든-_-

담임이 어차피 1학년 1학기라 서로 잘모르니 걍 성적순으로 임원정할께??라고 해서 본의아닌 부반장하던때라....;;;;

 

중1때 집합은 어영부영 하고 그 다음에...숫자가 안나오고 A X B...이런식으로 나오면서 수학포기....

왜 수학에 숫자가 안나오고 알파베또가 나오나...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그 개념을 겨우 받아들일땐 이미 중2 2학기시작

 

중간고사때 수학시험을 봤는데 이미 밴다이어그램이며 수식들 보는 순간 한숨 푹 쉬고 객관식은 아는거 몇개 풀고 OMR카드에 풍수지리(...)를 반영하여 찍어내려갔지

그러다가 두둥!! 주관식이 등장.

이미 수학주관식은 1,0,-1 중 하나는 반드시 나온다는걸 아니까 문제가 아닌데 요놈들 중에 누가 저 셋중에 하나를 품고있느냐가 문제였음

객관식20문제를 10분만에 내리찍고 남은 35분 중에 30분을 고민함....어떻게 저 숫자들을 배치하나...

감독쌤이 "5분남았다. 이제 답안지 안바꿔준다."는 말에 정신이 흐려지고 10문제 몽땅 "0"으로 써서냈음

 

그리고 그 시험때 영어주관식 문제 중 하나가 (     )(    ) of (    )라고 나왔는데...

중2때 담임이 매일 연습장에 영어나 수학으로 깜지써오랬는데, 그때 내가 쓴 패턴이 The Empire state building 아니면 United state of America를 좀 크게 쓰면 한줄이 나와서 그걸로 후다닥 쓰곤했는데...묘하게 칸이 맞길래 찍었는데 맞은건 함정-_- 전교에서 7명 맞았음

 

그렇게 중간고사가 끝나고...

답안이 공개되서 성적에 목숨거는 쪽은 채점해보고 일희일비하는데 나는 어차피 다 합산해서 알려줄건데 뭐하러 맞춰봐!! 이럼서 나같은 수포자들과 교실 뒤에서 말뚝박기 하고 있었는데...교내방송으로 진심으로 빡친 수학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림

"몇반 누구 몇반 누구 몇반 누구 몇반 누구....총 10명!! 이 새끼들!! 당장 교무실로 튀어와!!"

교내방송에도 형식이 있는데 정말 저렇게 말하고 방송 끝. 거기에 포함된 내이름.

 

갔더니 수학열반에서 보던 수포동지들이 와있음. 다들 뭐지?뭐지?하고 있는데...

수학선생님이 교감선생님이랑 같이 교장실에서 나옴.

분기탱천한 수학선생님과 달리 교감선생님은 평소 저승사자라는 별명과 다르게 터져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고 있었음.

 

"이 학생들이 주관식 "0"으로만 찍어서 2개 맞은 학생들이라고??"

 

우리들 서로 쳐다보면서 동지애가 아닌..."이런 정신나간놈"이라는 눈빛으로 쳐다봤음....본격 동족혐오.

교감선생님은 그냥 꿀밤한대씩 때리고 끝내주려고 했는데...수학쌤은 정말 화가 나있었음.

우리들 수학점수에 주관식 2개 꽁으로 맞았으니 2배로 엉덩이타작을 하겠다함. 공부안하고 불로소득했으니...

다들 수학은 열반에서 배우던터라...(영어는 우반이었는데...ㅠ.ㅠ)점수대가 고만고만했지만 까딱하면 50대 이상 맞게되서 긴장했음.

게다가 이 선생님 주 레파토리가 "책상밀어"였음. 한반 45명 엉덩이 먼지 털어주는건 일도 아닌분이 고작 10명 쯤이야...

두명은 객관식 3점 주관식 4점인 시험에서 고거 달랑 두개 맞아서 16대 맞음. 이건 정확히 기억함.

대개 평이하게 3~60대 수준으로 맞아 나가고 있었는데 내가 그때 끝반이었음...

내가 아무리 수학은 정줄놨어도 3~40점대는 찍는 열반에이스였음

"너는...65점???"

다들 멍때림. 나도. 구경하던 선생님들도....

주관식은 저거 2개. 객관식은...얻어맞고 책상서랍에 구겨넣은 시험지꺼내서 채점해보니까...안고쳤으면 6대 더 맞을뻔함. 객관식 1개 틀리고 다 맞았음. 

수학시험때 배산임수에 좌청룡우백호가 제대로 들어맞은 날이었음. 제일 마지막에 맞게 되고 점수도 좀 되고 수학열반의 에이스...라 좀 덜맞겠거니 했는데...그 점수는 수학선생의 분노게이지를 레드rpm까지 끌어올려서...유종의 미로 130대 에누리없이 풀파워로 처맞음.

지금 학생들이라면 동영상찍어서 112신고하겠지만...그때는 삐삐나 씨티폰있음 날라리던 시절이었음.

학생인권이 뭔가요 학생머리는 앞머리 3cm 귓등아래에 존재하는 머리털은 학생과 선생님들이 바리캉으로 밀어주시던 시절이었음.

 

여튼 엄청나게 맞았으나 찍던풀던 내 점수라 수학만 잡아올리면 중상위권이던 내 전교석차가 모처럼 두자리 수로 올라가서 부모님께 칭찬듣고 용돈인상과 통닭탕슉먹었음.

 

 그리고 그때 수학에 자신감을 얻어서...

수학은 더욱 공부안하고 좌청룡우백호 배산임수에 집착하다가...고등학교때 내신 제대로 피봤음.

수학싫어 문과갔는데 내신피봐서 수능100%쳐주는 대학들도 죄다 국영"수"성적들고 오래서 무지하게 고생했음. 그리고 대학교 입학하니까 전공필수에 통계학있더라...

군입대전에 통계학 대차게 말아먹고 제대해서 재수강하고 시험 또 말아먹고 교수님께 싹싹빌어서 재시험봐서 B+로 간신히 넘어갔는데...

 

입사해서...얼마전에 인사이동하면서 회계랑 통계잡고 있음ㅠ.ㅠ

너 성적증명서보니까 통계학 했더라??(부장님...옆에 재수강이라고...) 너 회계랑 통계 잡아라.

 

사...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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