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to my SUMMER
게시물ID : gomin_4382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와인과옥탑방
추천 : 0
조회수 : 3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14 05:19:32

안녕 섬머, 요즘은 아침이 춥네

 

올 여름은 유난히 더 더웠어 그렇지? 넌 항상 땀을 닦기 위해 손수건을 스카프처럼 목에 두르곤 했어. 땀도 없는 여자애가.

그러곤 항상 내 손목에 감아주곤 했지. 땀이 많은 나를 위해서.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어. 거기다가 내가 살이 좀 쪘나봐. 예전보다 땀이 더 많이 나더라. 이번 여름은 내 손목이 많이 허전하더라.

 

오늘 끝 저물던 시간 피곤함을 잊고 '500 days of SUMMER'를 봤는데 생김새부터 표정 하나하나, 생각, 취미, 재밌지만 달콤한 엉뚱함까지 너를 너무 많이 닮은 섬머. 덕분에 내가 마치 톰이 된 기분이었어. 그가 흘리려했던 눈물까지도 내 것과 같았어. 좋은 기억만 기억하려 했기 때문에 미친듯이 공허해 하던 톰은 나쁜 기억을 기억해내기 위해 노력해. 하지만 넌 왜 그렇게 좋은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널 기억하는걸 점점 소홀히 하는걸까.

 

아닌데. 난 아직도 학교 버스정류장에서 니 손 잡고 불러주던 노래도 기억하는데. 자주가던 주안에 다소 허름하지만 값싼 카페도 기억하는데.

 

슬슬 우리의 계절이 오면 난 또 혼자서 이리저리 끄적끄적 추억을 헤집어내기 위해 연필을 준비하겠지. 너를 더이상 운명으로 생각하지 않으려하는 아지만 '500days of SUMMER'에 나온 한장면 처럼 우연히 기차에서, 지하철에서 만나게 된다면 마치 우리가 좋았었던 그때처럼 눈을 보고 얘기하며 피곤한 너에게 어깨를 빌려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나의 SUMMER는 500 days가 아닌 days 이니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