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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의 자부심 취사!!! 1편 긴글
게시물ID : military_99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괴란과자
추천 : 15
조회수 : 232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11/05 05:41:26
오랜만에 게시판에 해경 글이 올라온 관계로 저도 제 해경 썰을 풀어보렵니다.

일명 취사!!

해경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각 지역으로 배치를 받아 지역 경찰서에서 대기를 하다가 함정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는데
역시 특별한 배가 아니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취사임.

천톤이상 대형 함정에서는 취사막내 -취사센터-오장-사관실 담당 의 보통 3~4명의 전경이 취사를 하지만 
본인은 300톤 중형 함정 취사막내-오장 의 두명 구조 였음.
사실 해경은 짬밥 보다는 요리라고 부를 정도로 취사에 대한 자부심과 관심정도가 매우 뛰어난데, 이것은 해경의 구조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봄.

아주 옛날이야 모르겠지만 본인이 복무하던 10년부터는 300톤 중형 배에 전경이 11명 밖에 안되었음. 함장,부장,기관장을 비롯한 경찰관들이 12명~13명 정도 였음. 전경 폐지 계획으로 한때 전경은 6명까지 감축됨.
이렇게 경찰관과 전경 수가 비슷한데다가.
연령대가 다양한 공무원들이 배에 함께 타고 있다보니 그 공무원들 입맛을 다 맞춰야 함.
함장,부장,기관장 50대전후
그 중간 30,40대
공무원 막내들 20,30대
전경들 20대 초중반

그리고 해경의 취사는 군대 처럼 정해진 식단과 부식재료가 있는 것이 아님.
일정한 주계비 금액에 맞추어 각 함정 취사가 메뉴도 짜고 부식집에 전화걸어서 재료 주문하고 하는 거임.
갖은요리 다해봄.

각 함정마다 요리책이 네댓권 씩있는데 나중에는 요리책 평가도 할 정도로 요리 실력이 엄청나짐.

게시판에 다른 분께서 쓰신 글에 기관실 끌려가서 맞은 얘기 쓰셨는데.
진짜 처음에는 별걸 다 가지고 갈굼. 쓰레기 같은 놈들도 있지만 갈굼의 대부분이 이해가 되는것이 전경들 다 선임들도 다 취사생활 거침. 다 요리 왠만큼 함.

아무튼 본인썰을 풀자면 전경 감축으로 배에서 취사 5개월 함. 막낸 두달 오장 세달(두기수 후임은 취사 11개월 한 경우도 있음)

그날의 주찬, 부찬, 밑반찬 두개 김치 그리고 국으로 이루어진 식단이 보통인데
막내는 국과 부찬
오장은 주찬과 총괄을 하는 시스템임.
배에서는 불을 쓸 수 없으므로 전기 스토브에 전기압력국통으로 해야 함(정말 가끔 바쁠 때 브루스타 쓰기도 함.)

바다로 출동 나갔을 때야 함정 근무자 총원(경찰관,전경)이 다 있으니 경찰관 입맛에 맞춘 식단이 나가지만.

정박중에는 경찰관들이 당직사령, 당직원 제외하고 퇴근하므로 아무래도 전경들에 맞춘 저녁식단이 되기 마련임.
그러므로 당직사령을 위한 찌개 같은 건 따로 끓여주는 편인데.

아무튼 하루는 그 날 당직사령이 전경들하고 같이 먹겠다며 자기꺼 따로 하지 말라고 함.(그날 메뉴는 모르는 상태)
그날은 돈까스 였음. 일반 군대에선 어떨지 모르겠는데. 해경은 고기사서 직접 고기 얇게 펴고 튀김옷 묻혀서 튀겨줌. 냉동 돈까스 하면 욕 처먹음.

식사시간이 되고 전경 + 당직사령+당직원 해봐야 10명 쯤 밖에 안되기 때문에 돈까스와 반찬 밥 다 식당에 내놓고 같이 먹으려고 기다리는데 식당에 입장한 당직사령이 돈까스를 안 좋아하는지, 이게 뭐야!! 라고 외치며 쟁반에 담겨있던 돈까스 전부 갑판으로 들고나가 바다에 던져버림... 전원 멘붕!!!!

다른 하루는, 동태찌게 동태 비늘 벗기고, 지느러미 자르고 내장 쓸개 빼내고 아무튼 끓임.
대체로 만족도는 높았으나 그 중에 기관사가 동태찌개는 색깔이 더 빨게야 한다며 탈탈 텀.

보통 아침은 콩나물국,북어국,,미역국등의 로테이션에 계란후라이 +반찬+ 김치 정도인데.
당연히 취사초기에 흔들리는 배위에서 한 계란후라이의 모양이 좋을리 없음. 털림.
나중엔 바다의 파도에 맞추어 후라이팬을 이리저리 컨트롤하면서 계란후라이 모양을 예쁘게 만들 수 있는 경지에 오름.

경찰관도 경찰관이지만 전경들도 다 취사를 해본터라 이 음식 해봐라 저음식해봐라 부터 여기엔 뭘 넣어야 맛있다.저기엔 뭘 넣어야...
참견도 엄청남.
그런 의견을 받아드려 맛만 있으면 되긴하지만 간혹. 여기에 이걸 왜 넣었냐 저기에 이걸 왜 안 넣었냐 털림.

중국어선 나포나 기타 상황이 새벽에 발생 함. 단정(보트)타고 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취사도 갑자기 일어나 주먹밥을 하거나 시간이 좀 있으면 김밥을 싸는데. 10분~20분 만에 갑자기 자다 일어나서 미친듯이 싼 주먹밥의 맛이 맛이 없으면 안됨.(물론, 나포가방이라고 해서 주먹밥외에도 부르스타, 물, 컵라면 등등 닽이 줌)

꽃게철에 중국어선 나포 하면 불법이긴하지만 꽃게 다 빼돌림.
짜논 식단 다 무시하고 그 날부터 입항 할때까지 꽃게탕, 꽃게찜, 게장, 꽃게튀김, 꽃게라면 ㅆ ㅣ ㅂ ㅏㄹ (쓰다가 욕해서 죄송하지만 해경출신은 이해 할 꺼임.)
이틀 지나면 질려서 그 비싼 꽃게 알 꽉찬 암꽃게 한입 씹고 버림. 꽃게철에 한두번이 아니므로 취사는 좌측갑판에서 받아서 몰래 우측갑판으로 나가서 그대로 버려버림.
이 꽃게의 양이 얼마나 되냐면 보통한번에 200마리 이상은 된다고 보면 됨.
이 살아있는 꽃게도 손질하는게 짜증나지

간혹, 배에서 할일없는 높은 사람들이(사관, 함장,부장,기관장..뭐 그런 사람들) 낚시를 함.
취사는 그 대부터 개긴장 상태....
아...시봘 이번엔 또 뭘 잡으려나 시봘..ㅜㅜ 
잡으면 그걸로 뭔가 요리 해야함. 오징어,우럭,이름모를 물고기에서 개인적으로 최악은 홍어!! 삭힌 것도아닌데 냄새가 남.(지역비하 절대 아님),
 피항이라고 바다 날씨 안좋을때 황천이라고 아무튼 그런게있음. 근처 섬에 배 묶고 대기 하는 건데. 다음날 바다 잠잠해져서 떠나기 전에 원정대를 조직. 섬으로 굴따러 갔다옴.


쓰고 싶은 이야기는 더 많은데... 한인들 행사있어서 거들러나가야 해서 이번엔 여기까지 급 마무리 할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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