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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From 미권스
게시물ID : lovestory_495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표상의지
추천 : 12
조회수 : 3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21 20:17:44


[출처: 미권스]

원문: http://cafe.daum.net/yogicflying/Cia1/372168




밤새 너무 울어서, 온 가족이 병원에 와 있네요. ㅎㅎㅎ

누구에게는 매우 큰 축복이고, 축하받아야 할 일이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 잔인한 하루 였습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박정희 정권 시절에 시위도중 잡혀가신 후 고문으로 인해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자신들의 제자를 도로 위에서, 시위하게 놓고, 따뜻한 저녁밥을 먹을 수 없다고 하시며, 그날 저녁 시위대에 동참하셨고, 한달하고 3일 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후, 할머니, 큰 아들(큰 아버지), 작은 아들(제 아버지) 그리고 딸(고모) 이렇게 4가족은 박정희 정권에 의해, 모든 재산을 빼앗겼고,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쫒겨났습니다.


큰 아들, 그러니까 제 큰 아버지는 할아버지 시신이라도 찾아야 한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시셨다고, 큰 아버지 마저 고문을 당하신 후 지금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시면서 살고 계십니다.




당시, 길거리로 쫒겨난 가족은 지인들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자랐습니다.

저는 겪어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전부를 이해할 수 없지만, 할머니와 큰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말해주는 당시 상황으로 조금은 그때 심정을 느낄 순 있었습니다.



지난 2009년, 우리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일이, 우리 가족에게는 더 이상 조국을 등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했고, 그래서, 한국행을 선택했죠.


저 역시도, 어쩔 수 없이 군대를 가야했습니다.


불만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한국이라는 나라가 내 나라이기 때문에, 당연한것이었으니까요.


한국으로 돌아온 후, 우리 가족은 참 행복해졌습니다.


별거 아닌일에도, 많이 웃었고, 가슴이 먹먹했던 증상도 없어졌죠.




하지만, 어제 그리고 오늘은 너무 힘듭니다.


할머니와 큰 아버지, 아버지는 어제 밤새도록 울기만 하셨습니다.

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도 울었죠.


우리 가족은 밤새도록, 자기 방에서 울기만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당시, 집밖으로 우는 소리가 나가면, 또 다시 잡혀간다는 말에, 어제도 할머니와 큰아버지, 아버지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었습니다.



오늘 아침, 할머니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셨습니다.

너무 우셔서, 몸이 많이 지치고, 안 좋아지신거죠.


우리 가족은 지금 병원에 와 있습니다.

큰 아버지는 창밖만 바라고고 계시고, 아버지와 누나는 할머니 다리만 주무르고 계시고, 저와 엄마는 그저 앉아있습니다.



몇 시간전에, 의식을 차리신 할머니는 저와 누나한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이 나라를 원망하면 안된다. "

" 박근혜가 아니라, 박정희가 살아서 돌아와도, 이 할미를 죽인다해도 이 나라를 원망하지 말아라."

"니네 할아버지는 죽어서도, 이 나라를 원망하지 않았을 거다. "




네, 전 이 나라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이 고문에 죽고, 모든 재산을 빼앗겨, 길거리로 내쫒기는 경험을 하지 않아서, 박정희 정권을 끝끝내 '향수'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기어이 박근혜를 선택했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독재는 했지만, 경제는 살렸다고 그 시대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가족은 그저 흔한 운이 없었던 사람들이라 치부된다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우리 가족이 이꼴을 보려고, 미국 생활 청산하고, 한국에 돌아온게 아니지만, 그래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대통합을 한다면서, 절대 우리 가족같은 피해자들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고 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이나라를 절대 원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딱 오늘까지만 미워하면 안될까요?

매국노라고 해도 좋고, 빨갱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오늘까지만, 이 나라를 원망하고, 증오하고, 미워하면 안될까요?


찢어 죽이고 싶다는 험한 말을 쓰는거 좋지 않은 거라는 거 알지만, 오늘까지만 할게요.


딱 오늘까지만, 이 빌어먹을 나라 원망하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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