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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에 떠도는 몇가지 썰
게시물ID : military_120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22
조회수 : 298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12/24 20:53:05

1. 햇빛이 따가워서...

때는 1980년대 어느 여름

진해 모 부대에서 열심히 작업지시를 하고 다니던 갑판장 아무개 이등상사

갑자기 나타난 헬기가 바람을 일으키자

"저거 뭐야?"하는 생각으로 헬기를 쳐다봤다.

하필 그 헬기가 해가 비치는 방향에 있어서

손으로 해를 가리고 한참을 쳐다 봤는데...

그 헬기에서 내린 사람이 참모총장.

헬기에서 내린 참모총장이 뚜벅뚜벅 아무개 상사한테 다가오더니

참모총장 헬기만 보고도 경례를 할만큼 기합 든 상사라며 치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등상사로 진급


2. 수박준위

1980년대 어느 여름

함정 수리 때문에 고생하던 부하들에게 수박이라도 먹이려고

양손 가득 수박을 들고 힘겹게 1정문을 통과해 걷고 있던 아무개 상사

그런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별판 세개짜리 작전사령관 관용차

당황한 나머지 양손에 든 수박을 팽개치고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필!!!승!!!"

갑자기 차량이 멈추고 차에서 내린 작전사령관

상사계급장을 달고도 기합이 바짝 든 상사가 내심 기특했다

부관에게 소속함정에 수박을 사다 줄 것을 지시하고 상사에게 물었다.

"자네 소원이 뭔가?"

"네!!! 저는!!! 준위 다는게!!! 소원입니다!!!"

얼마 후 그는 진짜로 준위를 달았다.


3. 괘씸한 헌병 때문에...

1990년대 어느날

해군에서는 자전거 출퇴근 생활화 운동이 한창이었다.

이에 작전사령관은 몸소 모범을 보이고자 직접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기로 마음 먹었다.

드디어 자전거로 하는 첫출근날...

당당하게 자전거를 타고 정문을 통과하는 작전사령관

그러나 헌병의 눈에는 좀 늙수구레한 대위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으로 보였다.

며칠이 지나도 헌병들이 자신에게 경례를 하지 않자

이게 격분한 작전사령관

다음날부터 자전거에 별판을 붙이고 출근했다


4. 폭발물이다!!!

1990년대 후반 동해상에서 실제 겪었던 일

1996년 잠수함 침투 사건 덕분에 해안선 경계 강화를 위해

우리배는 육상에 최대한 근접해서 경비를 뛰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우리 고향 동네 앞을 지나고 있었으므로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집앞으로 나와 손을 흔들어 보라고 하고는

대공 망원경으로 그 모습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을 때,

대형 태극기를 펄럭이며 우리배를 향해 고속으로 접근하는 소형 어선 발견

어선을 향해 계속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어선은 아랑곳 않고 우리를 향해 접근

어선과 충돌해 봐야 별 타격은 없겠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회피 기동을 하려던 찰나

함미쪽으로 접근하던 어선이 드래프트를 하듯이 선회를 하면서 속도를 줄이더니

우리배 갑판을 향해 박스 너댓개를 투척하고는 쏜살같이 사라졌다.

함미에 내려가보니 함장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토론을 하고 있었다.

함장과 작전관, 포술장, 기관장 등 고급 장교들은 폭발물과 신관의 종류 및 형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고,

현장을 지휘해야 할 갑판장은 그들의 얘기를 경청하며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동네에서 흔히 보던 그저그런 생선 박스인데...

박스로 다가갔다.

나의 그런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던 사람들이 박스를 열려던 찰나 나를 발견하고는 큰소리로 말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갑판장은 쌍욕을 해 가며 물러설 것을 지시했다.

"저 앞에 보이는 동네가 저희 동넨데요... 이거 바닷가에서 맨날 보던 생선 박스예요"

"제가 뜯어 볼테니까 무서우면 다들 안에 들어가 계세요"

나는 쿨하게 박스를 뜯었다.

그러자 그 안에서 쏟아지는 해산물의 향연

얼음도 없이 각종 횟감 생선으로만 가득찬 너댓개의 박스...

그때 선장님...

우리배 승조원들은 선장님이 우리 외삼촌일 거라고 했지만

저는 절대로 저희 외삼촌이 아닐 거라고 확신합니다^^

어쨌거나 덕분에 그날 저녁에 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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