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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마개 도난사건
게시물ID : military_121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eio
추천 : 194
조회수 : 1498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2/12/27 01:08:08

시간이 흘러 나는 상병 말호봉이 되었고 어느새 분대내 넘버투의 위치가 되어있었다. 분대 내 유일한 고참인 말년병장은 

홀어머니처럼 몸져누워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기에 이미 군인으로써의 그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였고 분대 내 대부분의 

일을 내가 도맡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분대 막내가 k2 가스마개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뭐 걸핏하면 없어지는게 가스마개이고 군생활 하다 

한번쯤은 그럴수도 있기 때문에 전역한 고참한테 물려받은 가스마개를 주고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그런데 몇일 후 

이번엔 다른 후임이 또 가스마개를 잃어버리는 사건이 생겼다. 그때 뭔가 잘못되었음이 느껴졌다. 왜 훈련이 없는데

가스마개가 없어졌을까?  우리 부대는 내무실 안에 총기함이 있었는데 왜 문쪽에 가까운 우리분대 총기함의 총에서만

가스마개가 없어지는걸까? 왜 이런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데도 우리 분대장은 김첨지의 부인마냥 누운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걸까?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고 이내 나는 이건 단순 분실사건이 아닌 제3세력이 개입된 

도난사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심증만 있을뿐 물증이 없는데다 누군가 우리를 잘 알고있는

면식범의 소행일 거라는 생각이 들자 지금까지 느껴본적 없는 격렬한 분노를 느끼며 얼굴은 본적 없지만 내 할아버지 군번의 

명예를 걸고 범인을 꼭 색출해 내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렇게 은밀히 수사를 진행 하던 중 유력한 용의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유력한 용의자는 옆소대 후임이었는데  불침번근무자

들을 심문한 결과 새벽에 우리소대 내무실 주변을 기웃거리는 걸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있었고 왠지 나는 이놈이 범인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놈은 전에 이미 남의 양말을 신고있다 걸린 전적이 있는 전과자 였기 때문에 나의 심증은 

더욱 더 굳어만 갔다. 하지만 물증이 없었다. 다짜고짜 찾아가 가스마개 내놔! 라고 하면 드.. 드리겠습니다! 라고 할 것 같지도 

않았고 갑자기 그놈이 갑자기 회개하여 나를 찾아와 울고불며 자신의 죄를 간증할 확률은 더더욱 적어보였다. 몇시간을 고민하다 

함정을 파기로했다. 일단 우리분대 총들의 가스마개 안쪽에 화이트로 표시를 한 후에 불침번 근무자를 불러 이유는 묻지말고

 새벽에 몰래 옆 소대 후임 가스마개를 빼서 가져오라고 말했다. 만약 누구에게 얘기한다면 너의 군생활에 애로사항이 꽃필것이라고

단단히 일러두고 기다렸다. 그놈이 범인이 아니라면 나중에 다시 돌려주면 될일이고 그놈이 범인이라면 필시 가스마개가 또 없어질 

것이었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적중했다. 또 가스마개가 없어진 것이었다. 걸렸구나 하고 옆소대로 뛰어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분명 

없어야 할 놈의 가스마개가 그자리에 그대로 있는걸 발견했다. 가증스럽게도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수한 얼굴로 날 쳐다보는

놈에게 이건 어디서 났냐고 물었다. 지금이라도 솔직히 말한다면 그 실낱같은 목숨을 조금이나마 연장시켜줄 용의가 있으니 솔직히

얘기 하라고 했지만 놈은 끝까지 잡아뗄 뿐이었다. 열이 오를대로 올라서 가져간 가스마개를 던지며 니 가스마개는 내가 가지고 있었

는데 네놈이 총에 마데카솔이라도 발라서  가스마개가 새살처럼 돋았구나 이 가스마개새퀴야 라고 외치자 놈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 챈 듯 사시나무 떨 듯 떨기 시작했다. 결정타를 날리기로 마음먹고 지금 니 총 가스마개에서 만약 내가 표시한 가스마개가 나오면 

넌 오늘부터 저승에서 일석점호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가스마개를 여는데 그제서야 놈은 자신의 죄를 실토하기 시작했다. 

내 예상대로 앞서 있었던 사건의 범인 모두 그놈이었다. 결국 범인은 그렇게 검거되었고 우리 부대 모두에게 양말도둑이 가스마개도둑

된다는 교훈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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