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해군] 존경하는 함장님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132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33
조회수 : 32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1/18 03:08:32

하루에 글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 좀 미안함.

오늘따라 글발이 좀 받아서 그런 거니 이해해주기 바람.


나는 군생활 5년 6개월 동안 모두 4분의 함장님을 모셨음.

그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모셨던 함장님에 관한 썰을 풀어보겠음.

쓰고 읽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그냥 "함장님"으로 칭하겠음.


1. 함장!!! 이함!!!

함장님은 원래 FF 탈때 우리 부장(부함장)으로 계셨던 분임.

지금부터 잠깐 동안만 "부장"으로 칭하도록 함.

인천에서 근무하다 동해로 발령나서 FF를 타게 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현문당직을 서게 됐음.

함장이고 부장이고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부장님이 대령을 모시고 나와서 현문에서 배웅을 함.

난 당연히 우리 함장인 줄 알고 잽싸게 방송을 함.

(해군은 함장이 타고 내릴 때 반드시 타종과 함께 방송을 하고 함장 부재기를 올리거나 내림)


"땡땡~ 땡땡~ 함장 이함!!!"


방송을 하고 아차 싶었음.

정확히 말하면 좆됐다 싶었음.

원래는 "함장 하함"이라고 해야 함.

근데 나는 "이함"이라고 해버렸음.

이함은 배를 버리고 뛰어 내리거나 전역, 발령 등으로 배를 아주 떠날 때 쓰는 말임.

더군다나 함장한테는 절대로 써서는 안 되는 말임.

선장이 배를 버린다는 뜻이 되니까...

근데 나는 했음. 방송사고임.

게다가 당시 나는 자다가도 마이크만 갖다 대주면 멘트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짬밥을 먹은 상태임.

나도 당황하고, 부장도 당황했음.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주임원사와 위병오장(중사)가 함미로 뛰어 나와 폭풍 쌍욕을 해댐.

지켜보던 부장께서 쉴드를 쳐줌.


"네가 얼마 전에 새로 온 사통사구나. 주임, 내가 ○○○ 선배를 모시고 나오니까 부직사관이 함장인 줄 알고 착각했나 봐요"

"아... 그래도 함장 이함은 좀 그렇습니다."

"부임 온 지 얼마 안돼서 당직을 서다 보니까 긴장해서 그런 것 같은데, 앞으론 안 그러겠죠. 그렇지? 안 그럴거지?"

"네!!! 잘 하겠습니다!!!"

"거봐요 주임. 안 그런다잖아요. 자자 들어가서 커피나 한 잔 합시다. 위병오장도 들어가봐"


덕분에 주임원사와 위병오장 및 뒤늦게 뛰어나왔던 선배들이 누그러짐.

그리고 그날 일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됨.


2. 부장이 함장이 되다.

FF(호위함)을 타다가 PCC(초계함)으로 발령이 났음.

1주일 후에 함장 이.취임식을 하는데, 우리 부장이 함장으로 똭!!!

사실 내가 술 마시고 자잘한 사고들을 좀 쳤음.

출근을 안 하거나, 출항하는데 배에 안 타거나... 뭐 그런 사고임.

절대 인사사고나 그런 건 없었음.

PCC에서는 내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받지 않으려고 했다고 함.

그런데도 내가 부임을 왔고, 1주일 뒤에 내가 타던 배 부장을 하던 사람이 함장으로 왔으니

함장이 나를 데리고 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었음.

더군다나 발령나기 전에 봤던 부사관능력평가에서 1함대 1등을 했던 터라 그 소문은 더 증폭이 됐음.


3. 함장과 글로는 친척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PCC에서도 술 마시고 출항하는 날 배를 못 타는 일이 생겼음.

우리 함장... 나 때문에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웠음.

그런데도 영창을 안 보내고 나를 용서해줬음.

이번에는 내가 함장이랑 친척이란 소문까지 돌았음.

그러지 않고서는 사고친 놈을 이렇게 너그럽게 봐 줄수는 없는 거라고...


4. 분노한 함장님

부사관 능력평가에서 1등을 하고 한참이 지난 어느날...

현문에서 함장님이랑 딱 마주쳤음.


"야. 글로. 너 상장 받아 왔어?"

"네? 무슨 상장요?"

"너 임마. 능력평가 1등 했으니까 사령관 상장 나왔을 거 아니야"

"그런 얘기 못 들었는데요."

"사령부 올라가봐. 상장 나와 있을 거야. 가서 받아와"

"네. 알겠습니다^^ 룰루루~~~^^"


그리고 바로 공용증 끊어서 들뜬 마음으로 사령부 인사과로 갔음.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음.

내가 1등이 아니라 2등이라는 거임.

아무래도 이상해서 성적을 확인했더니 서류상으로 내가 1등이 맞음.

그런데 내가 받을 1등상이 2등한테 갔다는 거임.

왜 그런 거냐고 따지니까 서류를 뒤적거리더니

"넌 술 마시고 사고쳤잖아"

나중에 알고보니 2등 한 놈이 후배놈인데, 육상에 오래 근무한 놈임.

함정근무 점수가 없어서 진급심사 때 불리하니까 담당자들한테 밥 사주고 술 사주고 하면서 좀 비볐나 봄.

그런데, 점수로는 도저히 뒤집을 방법이 없으니까 내 약점을 찾아낸 거임.

내가 군생활 그만둬야겠다고 확실하게 마음 먹은게 바로 그 순간임.

사령부에서 내려왔는데 현문에서 우리 함장이 날 기다리고 있음.

함장 얼굴을 보는데 억장이 무너짐.

함장은 정말 기쁜 얼굴로...


"야. 글로 왔나? 상장 좀 보여 줘봐^^"

"...."

"뭐하나? 상장 좀 빨리 보여 줘봐^^"

"그게..."

"마. 장난하지 말고 얼른 상장 꺼내 봐. 사령관 상장은 뭔가 다르지?^^"

"그게... 없...습...니다"

"뭐?"

"....제가 1등이... 아니랍니다"

"무슨 소리 하나? 네가 1등인건 이미 다 정해진 건데"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2등이랍니다."


함장 표정 완전히 바뀜. 얼굴도 벌개짐.


"마! 장난 그만하고 이제 상장 내 놔봐"

"진짜로 없습니다. 제가 술 마시고 사고 쳐서 1등 상장을 2등한테 줬답니다"

"뭐? 이...씨 그런게 어딨어? 그건 그거고 상장은 상장이지! 가만 있어봐 내가 갔다 올테니까"


그길로 사령부로 올라가신 함장님...

사실 그때까지도 난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었음.

당시 우리 함장님은 '1함대를 빛낸 10인의 용사들'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신 분임.

그런 대단한 분이 올라가셨으니 뭔가 조치가 될 것이란 기대를 했었음.

한참 후에 내려 오신 함장님...

얼굴 표정은 굳을대로 굳어 있고, 혈색은 벌겋고, 눈은 촉촉하신 것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음.


"글로... 그게... 그렇게 됐단다."

"헤헤. 괜찮습니다. 헤헤"


울것 같은 함장님 앞에서 뭐라고 더 말을 못하겠어서 그냥 너스레를 떨고 말았음.

우리 함장님이 그런 분임.

부하의 일에 진심으로 기뻐하시고, 분노하시고, 슬퍼하시고, 눈물 흘릴 줄 아는... 그런 분임.


5. 로맨틱 가이

기혼자 결혼기념일이면 어김없이 와인과 꽃을 선물하심.

96년 9.18 잠수함 침투사건 때 3개월 넘게 영외거주자들 퇴근도 못하고 정말 빡시게 돌았음.

그러던 어느날 아주 잠깐 기혼자들 퇴근해서 가족 만나고 오라는 지시가 떨어졌는데,

그때도 어김없이 와인과 꽃을 선물로 주심.

그외 생일 맞은 수병들에게도 와인을 선물하시고

시시때때로 핑계거리만 있으면 와인과 꽃을 선물하심.


6. 독서의 생활화

함장님이 취임하시고 제일 중점을 뒀던 일 중 하나가 함내에 도서를 많이 비치하는 거였음.

당신께서 기증도 하시고, 기증도 받고, 돈 들여 사오기도 하면서 날로날로 책을 쌓아 나갔음.

읽고 싶은 책을 써서 제출하면 며칠 있다 바로 사다 놓으심.

그래서 우리 주임원사가 고생했음.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나중에는 그 관리를 내가 하게 됐음.

주임원사 고생한다고 다른 사람으로 바꿔주려던 차에

도서대출 대장에 내 이름이 제일 많은 걸 보고 관리를 나한테 맡겼던 거임.

다행히 우리 전단 복지단에 서점이 있어서 책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음.

그런데, 그 일로 또다시 '역시 글로는 함장님 친척'이라는 소문이 돌았음. ㅋㅋㅋㅋㅋㅋ


7. 한치 포획 사건

토요일 점심 무렵 현문당직 교대를 하고 보니 부두 안에서 해경들이 IBS(고무보트)를 타고 돌아다님.

전방을 향해서 갈고리를 던져가면서 우왕좌왕 하는데 뭐 하는 짓인가 싶어 욕을 해줬음.


"야이 병~신들아~~~ 거기서 뭐하냐아~~~?"


그래도 묵묵부답 뭔가를 계속 쫓아다니기만 하는 거임.

자세히 보니 빨간색 부유물을 쫓아다니는 건데,

하필 그 부유물이 해경들한테 쫓겨서 우리배로 오는 거임.

가까이 왔을 때 보니 엄청나게 큰 오징어 종류임.

대왕 오징어를 사이에 두고 IBS를 탄 해경들과 PCC를 탄 해군 사이에 대치 상황이 벌어짐.

대왕 오징어가 방향을 틀어 고속정 부두를 향해 이동함.

나는 당직이고 뭐고 '사조묘'라는 이름의 갈고리를 들고 고속정 부두로 뛰었음.

예상 진로를 찾아 고속정 위로 뛰어 오르고 보니 딱 그 방향으로 오고 있음.

진행 방향 앞에다 사조묘를 담그고 있다가 그 위에 왔을 때 똬악!!! 낚아채서 포획하는데 성공.

돌아오려는데 그 배 갑판장이 시비를 걸기 시작함.

자기네 배에서 잡았으니 자기거라며 놓고 가라는 거임.

똘끼 충만에 개김성 투철한 내가 그런 협박에 굴할리 없음.

갑판장과 대치중에 우리배 스피커에서 낭랑한 함장님의 목소리가 들려 옴.


"글로!!! 뭐하나? 빨리 안 오고!!!"

"아. 저희 함장님께서 절 찾으시네요. 얼른 가봐야겠습니다."

"야. 글로 빨리 와라."

"네!!! 함장니임!!!"


그러고 갑판장을 뿌리치고 냅다 뛰었음.

갑판장은 어버버 하다가 날 놓침.

배에 돌아와 보니 함장님을 비롯해 우리배 영외거주자들이 퇴근하다 말고 전부 군침을 흘리며 서 있음. ㅋㅋㅋㅋㅋㅋ

크기가 약 1.5m 가량 되는데, 한치라고 함.

칼질 좀 하는 애들이 붙어서 배를 가르고 보니 살 두께도 어마어마 함.

함장님과 영외거주자들한테 손바닥 하나씩만큼 떼 드리고 나머지는 당직자들이랑 영내 대원들이 맛있게 덮밥을 해먹음.

그날도 어김없이 함장님께서 하사하신 와인을 반주로 마셨음^^


8. 전설이 되다.

타군은 잘 모르겠는데, 해군들은 정말 술을 많이 마심.

회식도 정말 많음.

직별회식, 부서회식, 영외거주하사 회식, 중사회식, CPO(원.상사) 회식, 전대 직별 회식 등등...

오죽하면 회식만 없어도 돈 모으겠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임.

그러다보니 술로 인한 사고도 정말 많음.

우리 함장께선 그게 정말 싫었음.

그래서 책을 많이 갖다 놓은 건데, 그래도 안됨.

낚시를 권장함.

원래 군항내에서 낚시가 금지돼 있었는데, 우리 함장 덕분에 군항내 낚시가 허용됨.

그래도 술 사고가 없어지지 않음.

그래서 만든게 아까 올렸던 취미활동 동아리를 만든 거였음.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610307&s_no=610307&page=5


아까 댓글 보니까 2011년까지 해군에서 레전드로 남아 있다고 하는 것 같음^^

실제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뒤로 우리배에서는 술 사고가 엄청나게 줄었고

구타사고 가혹행위 등 인사사고도 거의 없어졌음.


9. 삐돌이 함장님.

이렇게 훌륭하고 대범하신 함장님의 유일한 단점은 아주 잘 삐친다는 거임.

능력평가 1등상을 놓치고 열받은 내가 다음 능력평가 때 아주 개판을 쳤음.

교육전대에서 나온 관찰관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의아해 할 정도였음.

그 때도 '네가 실망이 커서 그랬구나'라고 대범하게 이해하셨던 분인데 잘 삐치심.

내가 전역지원서를 썼을 때 삐쳐서 한달 동안 나한테 말도 안 걸었음.

내가 경례를 해도 받아주지도 않음.

그래서 나도 함장님 만나면 그냥 쌩깠음.

한달인가 지난 후에 드디어 말을 걸어오셨음.


"야. 글로. 이새꺄. 너는 함장을 보고도 인사도 안 하냐?
"아. 네. 필승"

"너 함장방으로 와봐."

"네"

"야 이새꺄. 나는 너를 중사 진급 시키고 내 처제랑 결혼까지 시킬려고 생각했는데, 니가 전역지원서를 내?"

"아하... 저는 사회 경험도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야. 지금 안그래도 IMF 때문에 사회 분위기 살벌한데 꼭 지금 나가야겠어? 그냥 나랑 같이 군생활 좀 하면 안되나?"

"죄송합니다. 그냥 전역하겠습니다"

"알았어.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그동안 잘 생각해봐. 너 우리 집사람 봤지? 내 처제도 이뻐 임마."


진짜 그랬음.

함장님 사모님의 미모는 역대 최강이었음.

그런데 처제가 사모님이랑 아주 똑같이 생겼음.

그런데, 그런 예쁜 처제를 장교도 아니고 맨날 사고만 쳐서 중사 진급을 못하고 5년째 하사를 달고 있는 나한테 주시려고 했었음.

진짜 감동의 쓰나미였음.

솔직히 좀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도 했었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전역이 두달 앞으로 다가옴.

그런데, 통신 동기놈이 전보를 하나 들고 오더니 내 앞에서 씨익 웃음.

KDX 2번함인 을지문덕함 교육내신이 나온 거임.

아직 취역도 하지 않은 함정 교육내신이 나온다는 거는 실력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반증임.

해군 부사관으로서 영광 중의 하나임.

그런데 전역을 두달 남겨 놓은 놈한테 교육내신이라니...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음.

그 비밀은 그날 오후에 풀렸음.


"야 글로. 너 교육내신 나왔지?^^"

"함장님께서 어떻게 아십니까?"

"그걸 내가 왜 모르나? 어때? 갈거지?"

"흠... 시간을 좀 주십시오."

"그래 잘 생각해봐. 그리고 처제는 네가 이상형이란다.^^"


그랬음.

내가 장비 욕심이 좀 있어서 광개토대왕함 장비 원서를 구해서 읽고 있는 걸 함장님이 보신 거임.

그리고 빽을 써서 나도 모르게 을지문덕함 교육내신을 낸거임.

1주일 정도 심각하게 고민했음.

을지문덕에 타게 된다면 진급은 무조건 된다고 보면 됨.

게다가 미모의 부인과 함장님과 동서지간이 된다니...

1주일 후에 결론을 내고 함장님을 찾아 갔음.


"(회심의 미소를 띄우며) 그래. 잘 생각했어. 2주 있다가 교육 들어가야 하니까 준비 잘 해."

"저 전역 할랍니다."

"뭐 이새꺄?"

"전역한다구요"

"이새끼가... 꺼져!!!"


난 내가 1등상 놓친 후로 함장님이 그렇게 화내는거 처음 봤음.

그리고 그날부터 또 거의 한달동안 나한테 말을 안 거심.


10. 마지막 술잔

전역 1주일을 남겨놓고 함장님이 다른 곳으로 영전하시게 됐음.

이.취임식 전날 저녁 때 함장님댁에 전화를 걸었음.

사모님께서 받으심.


"사모님 저 글로입니다."

"아~~~ 글로 하사님. 왜 전역을 하신다고 하셔갖고 함장님을 서운하게 하세요."

"아하... 그렇게 됐습니다"

"내 동생 정말 예쁜데...^^"

"휴... 죄송합니다"

"함장님 바꿔 드릴게요"

"네"
"어. 글로. 이밤에 무슨 일이야?"

"함장니임~~~ 저랑 술 한잔 하시죠"

"아... 나도 너랑 한잔 하고 싶은데, 내일 함장이 이임식이 있어서 오늘 일찍 자야겠다"

"아... 그렇군요."

"대신 내일 함장 이임식 끝나고 한 잔 하자"

"네. 알겠습니다"


그날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많이 마셨음.

다음날 술이 덜 깨서 함장 이.취임식에도 나가지 않고 짱박혀 있었음.

그런데, 방송이 나옴.

"알림. 하사 글로. 지금 즉시 사관실 보고. 이상 당직사관. ○○" 

(○○은 배 이름)


'어라? 무슨일이지?' 하고 부시시한 몰골로 짱박혀 있던 공간에서 나왔음.

나와보니 전부 난리가 나 있음.

함장님 명으로 나를 찾겠다고 함내를 이잡듯 뒤지고 다녔나 봄.

아무리 찾아도 나오질 않자 방송을 한 거임.

(내가 짱박히는데는 일가견이 있음. 별명이 King Side, Side Of The King 뭐 그런 거였음)


초췌한 몰골로 사관실로 갔음.

우리 함장이랑 신임함장이랑 사모님들이랑 다른배 함장들이랑 우리배 장교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봄.


"어 글로. 잘 왔다. 어제 함장이 안 나가서 서운했지? 여기서 한 잔 하자"

"아 네... ㅠㅠ"


여기저기서 '쟤가 글로야?'하는 수군거림이 들려 옴.

쪽팔림을 무릅쓰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당당하게 함장님이랑 사관실에서 술을 마시고 나옴.

우리 함장님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방송까지 해가면서 나를 찾았던 거임.


김성재 중령님 - 지금은 제독 진급을 하셨겠죠?^^ - 그 때 저한테 베풀어주신 관심과 사랑

정말정말 고맙고 영광이었습니다.

함장님이랑 동서지간이 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긴 합니다^^


끗.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