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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상모델 한 썰 (사진)
게시물ID : humordata_12909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Q14
추천 : 11
조회수 : 157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1/26 13:03:45

홍대 조소미술학원에서 
두상모델 알바를했다

집에 왁스가 없어서 그냥 갔더니 

실장님께서 친히 핀으로 앞머리를 올려주셨다.


이쁜 여선생님이 제자들앞에서
잔인할정도로 사실적으로 내얼굴을 묘사해주셨다

내이마선이 어디서 꺾이며
내턱라인은 어떤 각을갖고
내목선이 어떻게 휘어지며
내콧구멍이어떻고
내하악이어떻고
내비근이어떻고
내전두근이어떻고
심지어 내점의 위치를 알려주시며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하셨다

6명의 여학생과 2명의 남학생과 2명의 선생님에게 둘러싸여 계산적인 시선을 받으며 앉았다

학생들이 기둥에 찰흙을 덕지덕지덕지코딱지덕지덕지 붙이더니 순식간에 실물크기의 내머리를 만들고
나무칼로 쓱쓰윽하더니 목과 턱과 어깨가 생겨났다.

너무 신기해서 힐끔힐끔 구경했다

의자의 수직항력에 엉덩이가 아려올수록 
내두상은 사람의 형태를 찾아간다

고정된 표정에 턱근육이 굳어질수록 
내두상은 이목구비가 뚜렸해져간다

학생들이 "왤케어렵게생겼어"하며 투덜거리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왔다
어깨가느끼하게생겼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렇게 여덟시간 만에 학생들이 내두상을 완성했고,
나는 타인의 시점에서 내얼굴을 보는 신기한 체험을했다

요근래 들어 가장 신선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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