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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포크 가수가 암송하는 샤를 보들레르의 시
게시물ID : music_613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울몽
추천 : 0
조회수 : 3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1/28 22:58:16

고백

한 번, 꼭 한 번, 사랑스럽고 정다운 사람이여,
당신의 미끈한 팔이 내 팔에 기대었다(내 넋의 어두운 밑바닥에서 그 추억은 스러지지 않는다).

밤은 이슥하였다.
새 메달과 같이 보름달은 하늘에 걸리고,
장엄한 밤은 강물처럼 잠든 파리 위를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집들을 따라, 대문 아래로, 고양이들은 살금살금 빠져 나갔다,
귀를 쫑그리고, 또는 정다운 사람의 혼백처럼,
천천히 따라오고 있었다.
별안간, 휘멀건 달빛 아래 피어난 허물 없는 친밀감 속에,
쾌활한 소리 낭랑하게 울려퍼지는 풍부한 악기,
당신 입에서, 빛나는 아침 군악 소리 울리듯 명랑하고 즐거운 당신 입에서,
구슬픈 가락,야릇한 가락, 비틀거리며 새어나왔다,
마치 가족들이 부끌워서, 세인의 눈을 피하려고, 남 몰래 오랫동안 굴 속에 숨겨 두었던,
허약하고 험상궂고, 음산하고, 꾀죄한 계집애같이. 가엾은 천사여,
당신 목소린 가락 높이 노래 불렀다,

[이승에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고, 아무리 정신 써서 꾸며 보아도,
언제나, 사람이 이기심은 드러나는 법. 미인 노릇 하기란 힘이 드는 일,
억지 웃음 지으며 흥겨워하는 어리석고 쌀쌀한 무희의 진부한 일과 같은 것.
사람들 마음 위에 집을 세움은 바보짓거리, 사랑도 아름다움도 모조리 깨져버린다,
마침내는 [망각]이 치룽 속에 집어던져 [영원]의 손에 돌려줄 때까지는!]

나는 때때로 회상하였다 , 그 황홀한 달을,
그 적막, 그 고민을,
그리고 가슴 속 깊은 고해실에서 속삭인 그 무서운 고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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