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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직접 겪은 각종 사고 썰
게시물ID : military_14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22
조회수 : 3781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1/30 22:50:42

1. 머리에 총, 아니 와이어 맞은 신임 소위

자동차가 고장나면 견인차가 견인을 하듯 해군에는 해상 예인이라는 것이 있음.

바다 위에서 배가 고장 났을 때 배와 배끼리 와이어(철사를 꼬아 만든 밧줄)로 예인하는 거임.

육상에서 차를 견인하는 거면 그냥 줄 걸고 땡기면 되는데

해상에서는 너울, 파도, 바람 등 각종 변수가 많아 상당히 위험한 작업임.

따라서 해상 예인 중에는 절대로 와이어 근처에 가면 안됨.

그런데 신임 소위가 아주 당당하게 와이어 코앞에서 와이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음.

때마침 장력을 받은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신임 소위의 이마를 그대로 가격함.

마치 채찍으로 때리듯이 그렇게 가격함.

"빠각!!!"하는 소리가 나더니 신임 소위가 눈앞에서 사라짐.

주변을 둘러보던 중 바다 저 멀리 떠내려 가는 신임 소위 발견.

급하게 선회기동을 해서 신임 소위를 건져냄.

천만다행으로 이마에 작은 구멍만 나고 멀쩡함.

맞는 순간 기절하면서 바다로 떨어졌던 거임.

아래로는 갑판선임하사와 갑판장한테 개욕 먹고

위로는 줄줄이로 함장한테까지 쌍욕 먹고 끝남.


2. 빗물을 타고 흐르는 피

1함대는 항구 구조상 태풍이 오면 파도가 항내로 직격으로 들이침

따라서 그 옆에 있는 동양시멘트나 쌍용시멘트 부두로 피항을 감.

그날도 태풍이 와서 피항을 갔고, 뒤이어 다른 배가 피항을 와서 우리배 옆에 붙이게 됐음.

그쪽 배 하사 한명이 우리배로 넘어와서 작업을 하던 중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함.

다들 피했지만 그 하사는 미처 피하지 못함.

작업하던 홋줄(밧줄)이 장력을 받아 터지면서 사방으로 휘날림.

그 홋줄에 맞은 하사가 갑판에 철푸덕 넘어졌는데

신고 있던 운동화가 저 멀리 떨어져 있는거임.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운동화를 주워다 주려고 들었는데,

물을 먹어서 그런지 운동화가 꽤 무거웠음.

그런가보다 하고 가까이 가 보니 그 하사가 흘린 피가

빗물과 함께 강이 되어 흐르는 것이 보임.

깜짝 놀라서 신발부터 신기려고 했는데, 신발 안에 발이 그대로 있는 거임.

마침 옆에 있는 갑판장께 "발이 없습니다"라고 하자

갑판장이 앞뒤 볼 것 없이 그대로 그 하사를 업고 냅다 달리기 시작함.

갑판 선임하사는 아무거나 짚이는대로 천 같은 걸 가져다 잘린 발목을 감싸고 따라 뜀.

당황해서 뻘쭘히 서 있는데 전기 선임하사가 그 발이 든 신발을 들고 따라 뜀.

그 때까지도 그쪽 배 사람들은 눈만 꿈뻑이며 서 있음.

"저 하사... 발이 잘렸습니다"라고 하자 그제서야 몇몇이서 갑판장과 전기 선임하사를 따라 뛰기 시작함.

의무대에 갔다가 의무대 엠뷸런스를 타고 가까운 사제 병원에 가서 봉합을 했다는데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름.


3. 감쪽 같이 사라진 이병

전대 기동 훈련 중에 있었던 일.

그날은 내 훈련도 없었고, 내 당직도 아니어서 함교에 놀러 갔음.

마침 종렬진(앞뒤 종대로 서서 기동하는 것)으로 이동 중이었음.

함교 당직사관이던 포술장에게 인사를 하고 윙브릿지로 나가서 아래를 보니

전역을 며칠 앞둔 갑판수병 녀석이 함수 비트(홋줄을 걸도록 되어 있는 원통 기둥)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음.

기합 빠진 놈이니 뭐니 서로 장난 좀 치다가 다시 함교로 들어왔음.

그리고 포술장이랑 이빨을 까고 있는데,

아까 함수에 있던 갑판수병이랑 윙브릿지에 있는 견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림.

"좌현 100야드 전방 사람 발견!!!"

포술장은 보고를 듣자마자 키 오른편 전타 지시 후 바로 왼편 전타를 지시함.

사람이 왼쪽 함수 부근에 있으니 함수를 오른쪽으로 급선회를 했다가

사람이 빨려 들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바로 왼편으로 급선회를 한 거임.

그런데...

떠내려 오던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진 거임.

함수와 윙브릿지에 있던 수병들 말로는 분명 오른편 전타를 지시할 시점에

우리배 함수에서 좌현 중간쯤으로 이동하는 걸 봤는데

왼편 전타를 해서 방향 틀어놓고 보니 안 보였다는 거임.

순간적으로 '갈았구나...'라고 생각했음.

사라진 사람은 앞 배에 부임 온 지 얼마되지 않은 이병이었음.

그쪽 사람들 말로는 짬 버리러 나왔다가 실족한 것 같다고 했는데,

우리쪽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우리배로 흘러올 때 이미 엎드린 상태로

떠내려 오고 있었다고 함.

어쨌거나 사고 보고를 하고 사라진 수병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했으나 결국 찾지 못함.

유족들은 당연히 우리 배가 갈았다고 생각하고 스크류 검사를 요청함.

- 사라진 이병의 외삼촌이 상선의 선장이라 너무나도 잘 암 -

스크류에 사람이 갈렸다면 분명히 상처가 남게 되어 있음.

정밀 검사를 실시했으나 사람은 물론이고 물고기 조차도 갈린 흔적이 없음.

사라진 수병과 같은 크기 같은 무게로 인형을 만들어 상황 재현을 몇번을 했는데

인형은 번번이 함미쪽에서 발견 됨.

함교는 흥분한 유족들이 던진 재떨이 및 갖가지 흉기들이 날아다니는 공포의 장이 됨.

한달 가까이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갖가지 실험과 조사를 해봤지만 이병의 행방은 오리무중

16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이병의 시신은 찾지 못했으며,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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