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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종교활동 갔다 털린 썰 외
게시물ID : military_143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17
조회수 : 196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2/06 19:39:45

1. 해군 기초군사학교에서 훈련을 받던 1993년 8월...

일요일을 맞아 종교활동을 갔음.

마땅히 갈데도 없고해서 그냥 만만한 기독교로 갔음.

예배가 끝나고 빵을 나눠주는데...

무슨 거지한테 적선하듯이 막 집어던지는 거임.

자존심 상해서 받지 않고 있는데

어디서 "야! 야!" 하는 소리가 들림.

다른 동기들은 빵을 받겠다고 아우성인데

그 속에서 혼자 멍 때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 목사가

나에게 빵을 던지겠다고 신호를 보내는 거였음.

눈이 마주치자 "야! 빵 받아라!"하면서 나를 향해 빵을 던졌는데...

쿨하게 툭! 튕겨내고 딴짓 했음.

그 뒤로 종교활동 때 성당으로 갔음.

내 옆에 있다가 졸지에 빵 두개 받고 좋아하던 동기놈은

그 이후로 종교활동 갈 때마다 나만 따라다녔음.


2. 종교활동을 마치고 내무대로 돌아오니 먼저 다녀 온 동기들이 쉬고 있었음.

뒤늦게 도착한 우리가 막 옷을 갈아입고 쉬려던 찰나...

D.I(Drill Instructor. 훈련교관. 이하 소대장)의 우렁찬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나옴.


"총원 그대로 들어!!!"

"제에~~~ 1소대!!!"

"지금 즉시 보급 받은 모든 피복을 지시에 따라 착용하고 운동장에 집합한다.

팬티에 런닝셔츠, 그 위에 동내의, 그 위에 하근무복, 그 위에 전투복, 그 위에 동잠바, 그 위에 우의.

순서대로 착용하고 운동장에 집합 15분전!!!"


이게 왠 날벼락인가 싶었음.

이 삼복더위에 우리보고 쪄 죽으라는 얘기와 다를바 없었음.

하지만 그런 생각 따위 하면서 불평을 하고 있을 짬이 없었음.

씰백(더플백, 일명 따블백)을 뒤져 무조건 지시 받은대로 입고 운동장에 집합했음.


소대장이 우리를 그런 차림으로 집합 시킨 이유는 이랬음.

불교로 종교활동을 갔던 어떤 개념 상실 동기놈이

누군가가 건넨 담배를 아주아주 맛나게 피워 제꼈다는 거임.

(해군은 훈련 기간 중 흡연이 금지돼 있음)

그걸 순찰 중이던 당직 소대장에게 들켰는데

그놈이 당황한 나머지 그냥 내빼버린 거임.

그날 우리는 목봉 체조와 유격으로 온몸의 수분을 탈탈 털려야 했음.


3. 그날의 마지막 행사로 유격탕 입수를 경험했음.

430명 정도 되는 인원이 한꺼번에 유격탕에 들어가니 내 명치께 밖에 되지 않던 유격탕이

순식간에 턱까지 차 올랐음.

그 중 키가 좀 작은 동기놈이 허우적거리고 있길래 도와 줄 요량으로 다가갔음.


"동기야 내 손을 잡으렴^^"


내가 정말 큰 실수를 한 거임.

이 개새끼가 갑자기 순간이동으로 내 코앞까지 와서는 나를 밟고 올라 서려는 거임.


"동기야! 당황하지 마! 내 손만 잡고 있으면 살 수 있어! 그러니 당황하지 마!"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동기고 좆이고 이 개새끼는 연신 씨발을 외쳐대며 나를 올라타려고만 했음.

열받은 나는 그 동기놈을 밀어내는 대신 번쩍 들어 올렸음.

이새끼가 물 밖으로 몸이 빠져 나오자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나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고 방심하는게 느껴졌음.

그 순간 나는 있는 힘껏 그새끼를 물에다 쳐박아 버렸음.


4. 훈련 기간 중에도 동초(야간 초소 근무)는 서야 함.

이번엔 동초 때문에 벌어진 아주 기막히고 좆 같은 이야기임.

그 전에 기초 설명 잠깐....

해군의 기초군사훈련은 타군과 별다를게 없음.

다른게 있다면 수영 훈련을 한다는 거임.

그런데, 아주아주 좆 같은게 두가지가 있음.

하나는 훈련 기간 내내 담배를 못 피움.

또 하나는 잠을 안 재움.

잘만 하면 깨워서 '야간 비상 훈련'이란 미명 하에 밤새 굴림.

하루 수면 시간이 4~5시간이 안됨.

그나마도 불침번이나 동초 걸리는 날엔 2~3시간 밖에 못 잠.


어느날 야간에 또 비상이 걸렸음.

이번엔 정말 황당한 사건이었음.

진해 출신 동기놈이 인도랑 붙어 있는 초소에서 근무를 서다가

지나가는 아줌마한테 돈을 주면서 담배랑 먹을 것을 사 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거임.

그런데 이 아줌마가 사다 주겠다고 돈까지 받아가 놓고는 신고를 해버린 거임.

알고보니 해군 상사의 부인이었음. 씨발

- 참고로 해군 기초군사학교는 산속에 뚝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진해시내에 있음.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민간인과 민간인이었던 놈들이 대치하는 그런 곳임.


하여간 이 개새끼 때문에 우리는 밤새도록 잠도 못 자고 굴러야 했음.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놈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음.

우린 기껏해야 몸만 버렸지만, 그놈은 돈도 잃고 몸도 버렸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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