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에피소드.
이 글에서 '나'는 작성자의 친구.
한 달 전이었을까...
신참내기인 나에게 선임이란 그 X같은 놈이 말했다
"OO야 너 이거 다 할 수 있지..."
"(자신없는 나지막한 목소리) 네..... (-_-;)"
다름이 아니라 하루종일 일을 해도 끝내지 못하는 일을
나한테 떠맡기고 고참은 서서히 사라졌다 (그윽.. 나쁜놈.-_-)
이 놈의 일이 한 시간 두시간을 해도 끝이 안보인다
그때마침 ....
새하얀 큼지막한 차가 부대앞에 도착했다...(모여?)
차가 스더니만 문에서 하얀 옷을 입은 아줌마들이 줄줄이 내리는게 아닌가....
오옷 헌혈단이다~~~
마지막으로 드라큘라 백작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까만 양복을 입은 아저씨가 내렸다... (섬뜩)
헌혈은 바로 사무실 옆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분주히 헌혈을 준비하는 와중에 계속 일에 시달리던 나...
선임이 가끔씩 들어와서 나 일하는지 농땡이치는지 확인
하러 오고~ 고춧가루 확 뿌려놓고 가고
(넌 사회에 있었으면 .... 어이고~~~~~ )
선임의 확인에 일 맛도 완전이 없어졌다 으어~ 하기 싫다
쉬고싶어...흑흑..
.........
아 그거..
그렇다
옆에서 헌혈... 헌혈이면 한 시간은 삐대고도 남을 시간이다
신께서 내려주신 절호의 찬스여따 (난 무교지만.. --)
이제 선임고참에게 무슨 말을 하고 갈지가 가장 큰 문제...
선임이 또 들렀다 (우욱... 저 몹쓸눔...)
"광국아 일 좀 빨리 끝내봐라"
"예..(알았어 자샤.... 나도 빨리 끝내고 싶다 -_-;)"
이때 뇌리를 확 스쳐가는게 있었으니...
"저기 XX병장님 저 헌혈 좀 할께요"
"(-_-+++ 두눈을 시퍼렇게 떴다) 왜?"
"제가 아는 이웃 아저씨가 피때문에 고생하고 계십니다
그분을 생각하며 전 헌혈할 기회만 있으면 항상 헌혈을 하거든여...
(난 사실 헌혈 고등학교때 한 번하고 한적이 없다 -_-;; 오노..)"
그 망할놈도 인간은 인간이였다..
"퍼뜩 갔다와라"
나는 입안에 기쁨을 애써 감추며 헌혈 하는 곳으로 향했다
인간승리다.....
그날 저녁 점호시간...
내무실장이 말했다...
"오늘 헌혈한 거 모두 다 내놔..."(무슨 일인가??)
모두들 주섬주섬 캐비넷을 열고 헌혈증을 꺼내고 있었다
내가 막 끄낼라고 하는데...
"OO야 이거 받어..."
중대원 모두가 집단으로 나한테 헌혈증을 주고 있었다
(아흑 감자바써.....그 넘이 퍼뜨렸다 -_-;;;;;;)
그날밤 난 스무장 이상의 헌혈증을 가지게 되따...
아직도 앙몽은 계속되고 있따 -_-;;
"그 아저씨 잘 계시지" (아흑 죄송합니다 -_-;;;;;)
여러분 거짓말 하지 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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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이야기. (여기서의 '나'는 작성자;;)
군대에 있던 OO이가 어느날 나한테 전화를 해서는 다짜고짜
"야 너네집으로 헌혈증 몇십개 갈꺼니까 받아놔"
-_-
밑도끝도 없이 이게 뭔 말인지..
몇일 후 진짜 하얀 편지봉투가 도착했고
개봉해보니 헌혈증이 수두룩-_-
헌혈증을 트럼프 카드처럼 쥐어 본 유일한 경험
그 아저씨가 보고싶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