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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타다보니 이제 좀 시들해지네요.
게시물ID : bicycle2_5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mbrotoRl
추천 : 8
조회수 : 562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3/03/23 12:59:19

대부분의 글들이 자전거의 매력에 막 빠져들기 시작하는 분들의 입문기나 열정적일 때의 모습들이 대부분이라서.. 좀 많이 시들해진 상태의 글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제 자전거는 현재 4개월째 정지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탔던게 작년 12월 중순이었고, 그 때가 로라방 훈련 참가 2개월차 중반 정도였습니다.

라이딩도 많이 다니고, 한 때는 업글이나 기변에 온통 관심이 쏠렸을 때도 있었네요.

구름성을 좋게 한다는 뒷드 세라믹 풀리 교체 여부를 가지고 동료들과 며칠을 떠들어댔을 정도였었죠. ㅋㅋㅋ

처음 잔차였던 아팔란치아 하이브리드로 속초라이딩을 마친 후 아는 사람에게 싼 값에 넘기고 똥메리다 풀카봉 울테셋 신차를 뽑아서 신나게 탔었네요.

평일엔 자출, 주말엔 라이딩.. 신나게 한 1년 반 정도를 타다가 자출중 차와 사고가 나서 메리다는 하늘나라로.. 저는 로드 입문 코스중 하나라는 쇄골골절로 3주 입원을 했었습니다.

물리 치료까지 합치면 몇 달 되죠.. 꽃같은 시즌을 접었었습니다만 사고가 났어도 자전거를 너무 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죠.

사고 보상금으로 잔차를 다시 마련한 것이 스페샬 타막이었습니다.

구동계는 된장깜파(코러스이긴 하지만..)에 풀카본 휠셋까지 달았죠.

이런 구성의 새 차는 너무 비싸고.. 중고로 도싸에서 매입 했었습니다.

쇄골 골절 때문에 팔과 어깨에 깁스같은 지지대를 칭칭 감은 상태로 판매자 분한테 돈을 건넸죠. ㅎㅎ

다 낫지도 않았는데 탈 생각 밖에 안 났습니다.

말 그대로 미친 상태...


회복 후에는 더 열심히 탔습니다.

얼마나 미쳤었냐면... 회사 부장님 (당시는 차장님) 애기 돌잔치가 대전에서 있는데 거기를 자전거를 타고 갔었습니다(미리 말씀 드리고).

거리는 150키로 정도 됐었는데.. 타 지방에서 열리는 점심 시간의 돌잔치를 잔차로 가는건.. 지금 생각하면 좀이 아니라 많이 아닌 것 같네요.

그리고 1번 국도를 그룹도 아니고 혼자 달려서 갔었던 건.. 자전거에 눈이 멀어서 뵈는게 없었나봐요.

낙차하거나 사고나면 대책이 없는거였는데..

암튼 생활의 모든걸 라이딩과 연결시켰었죠.


그러다가.. 작년 초봄(요맘때 쯤) 유명산 라이딩 갔다가 중미산 다운힐에서 낙차를 하고.. 여기저기 장난아니게 스크래치가 났었는데 왼쪽 팔꿈치가 보기에 좀 심하게 손상되어서 119 불러서 근처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었습니다.

응급실에서 찢어진 옷 입고 의사의 처치를 기다리며 누워 있다가 소식 듣고 달려온 아내의 레이저 빔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뭐.. 여섯 바늘 꿰매긴 했지만 스크래치는 스크래치니까.. 골절보다는 빨리 아물었고, 다시 자출에 라이딩에 정신 없이 달렸었습니다.

사고들이 좀 있어서 가족들은 제가 자전거 타는거 싫어합니다.

올해 일곱살 된 딸내미도 자전거 얘기 나오면 내용에 상관 없이 아빠 자전거 안 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크크크.


그러다가 작년 겨울 접어들면서 그룹으로 로라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어서 첫 달 열심히 타고, 두 번째 달 훈련을 막 시작할 즈음에 일이 너무 바빠지고 회사 인사 관련 복잡한 일들이 생기면서 자전거를 놓았는데.. 봄이 되어도 탈 마음이 별로 안 생기네요.

그리고.. 자전거에 쓰는 돈이 아깝고, 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ㅋ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한참 탈 때는 영하 15도인 날에도 매일같이 자출했었는데..

요새는 좀 쌀쌀하니까 탈 마음이 안 네요.

운동삼아서 자출 정도는 해야 하는데..

4월 되고 날이 좀 더 따듯해지면 새로운 마음으로 자출부터 해 봐야 겠어요.


여기 입문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몇 가지를 좀 말씀 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무조건 안전제일. 헷멧은 진리다 (헬멧이 쪼개지고 머리는 멀쩡한 사고를 직접 목격).

    살살 달려도 헬멧 필수. 살살 달리다 넘어져도 구조물에 머리 부딪히는 사례가 많음.

2. 교통 약자와의 사고 대비 보험 (특히 보행자, 노약자).

3. 업글은 한 방에.

4. 동호회는 재밌다. 다양한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다.

    그러나 돈이 많이 든다 (지름신 때문에).

5. 안전하게 탄다고는 하지만 자전거는 위험하다.

6. 재미있을 때 끝까지 가보는게 좋은 것 같다.

    엔진이 되면 클럽에 소속되어서 TDK도 나가보고 각종 아마추어 대회 포디움도 노려보고..

    엔진이 저질이면 꾸준히 오래 탈 수 있는 투어를 많이 해 보고 랜도너스같은 대회도 참가해보고..

    열정이 식으면 만사가 귀찮음. ㅋㅋㅋ


이번 주말에도 즐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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