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칼럼] 박정희와 비름나물
게시물ID : sisa_3738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우젠장
추천 : 1
조회수 : 10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24 14:59:01

아직은 철이 이르지만 춘분이 지나면 시골 논밭이나 도시 변두리의 공터, 공사장 할 것 없이 도처에 돋아나는 풀 가운데 하나가 ‘비름’이다. 명칭을 두고 ‘비듬’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우스개일 뿐이다. 봄철 내내 새순이 계속해서 나오는 비름은 한여름이 지나고 꽃이 피면 억세지는 데 더운 물에 데치면 부드러워진다. 비름의 종류로는 인도가 원산지인 참비름을 비롯해 개비름, 털비름 등이 있다.

예전부터 나물로 먹는 것을 흔히 ‘참비름’이라고 했다. 참비름은 잎이 작으면서 줄기가 연한 붉은 빛을 띠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데 시골에서는 흔히 ‘쇠비름’이라고도 불렀다. 비름나물 조리법은 일단 비름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물기를 꼭 짠다. 그리고는 여기에 다진 파, 마늘, 깨소금을 넣은 후 된장이나 고추장에 버무려 무친다. 끝으로 비름나물에 양념이 배면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둘러 다시 한 번 무쳐서 보리밥에 비벼 먹으면 제격이다.

요즘이야 비름나물이 건강식으로도 불리지만 60, 70년대 보릿고개 시절엔 빈자(貧者)들의 주린 배를 채워준 고마운 나물이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이 ‘비름나물’이 종종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심지어 한 종편의 요리프로에도 등장했다. 이유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비름나물을 즐겨 먹었대서다. 실지로 그는 청와대에서 비름나물을 즐겨 먹곤 했다. 

몰락한 양반 출신인 박 전 대통령의 부친은 호구지책으로 처가(수원 백씨)의 선산을 소작하며 식구들 입에 풀칠을 하였다. 그러다보니 집안 식구들이 입고 먹는 게 말이 아니었다. 춘궁기인 봄철이면 그의 모친은 들에 나가 비름나물을 꺾어다 보리밥에 함께 비벼 밥상에 내놓곤 했다. 말이 비빔밥이지 사실상 비름나물에 보리가 몇 알 섞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 ‘없는 집’에선 그렇게 해서 한 끼를 때우곤 했다.

한 때 박정희 부부와 친분이 있던 재미언론인 문명자 씨(작고)는 60년대 후반 육영수 여사로부터 청와대 저녁식사에 초대됐다. 세 사람이 관저 식탁에 앉았는데 마침 비름나물이 반찬으로 나왔길래 문 여사가 놀라워하며 한 마디 했다. “아니, 비름나물도 해 먹어요?” 그러자 육 여사가 말을 받았다. “저 양반이 어릴 때 즐겨 먹었다며 해달라고 해서 더러 해 먹습니다.” 지위가 높아졌다고 입맛까지 바뀌는 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그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이어 그 연장선상에서 ‘박정희 미화’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그 가운데 하나가 경북 문경시에서 추진하는 소위 ‘박정희 비름나물 비빔밥’ 얘기다. 한반도 전역에서 자라는, 흔하디흔한 ‘비름나물 비빔밥’을 문경시가 관광상품화 하겠다고 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사범 졸업 후 문경초등학교로 발령받아 3년간 교사를 지냈다. 선산 출신인 그는 학교 근처에서 하숙을 했는데 지금 그곳 입구에는 ‘청운각’이란 간판이 달려 있다. 문경시는 1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청운각 공원화 사업을 폈으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찾는 이가 늘었다고 한다. 이를 노려 문경시는 ‘청운각’ 인근에 과거 그가 즐기던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개설할 예정인데 메뉴는 막걸리·칼국수·수제비·국밥·비름나물 비빔밥 등이라고 한다.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613963


============

그냥 소소하게 읽어 볼 만 합니다.

이젠 이런게 놀랍지도 않아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