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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이 학교서 친구를 다치게 했대요.
게시물ID : freeboard_6746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사누님
추천 : 1
조회수 : 8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4/06 00:23:14

내일이 친정어머니 환갑이시라 농수산물 시장에서 과일 잔뜩 사서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올해 중 1 입학한 아들 녀석의 담임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으론

오늘 체육시간에 저희 아이가 줄넘기를 휘둘러 반친구의 얼굴을 다치게 했다는 겁니다.

 

어이쿠야...

저는 그대로 길바닥에 주저 앉을 뻔 했습니다.

 

저희 아이는 즉시 친구와 담임선생님께 자신이 잘못했다며 용서를 구했고 다친 아이도 괜찮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담임선생님께서 보기엔 다친 아이의 상처가 크게 보였는데 보건선생님께선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고 하네요.

 

저는 너무나 죄스런 마음에 정말 어쩔 줄 모르겠더군요.

다친 아이가 추후 병원에 가면 그 치료비는 물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성의있게 할 것임을 약속드렸습니다.

물론 다친 아이의 부모님께도 사과를 한다고 했습니다.

 

아이 담임께선 그 정도의 일은 남학교에선 흔히 있는 일이라며 다독여주셨지만 도저히 진정이 안되더군요.

 

어찌어찌 통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도저히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여지껏 아이 키우면서 이런 일은 없었는데, 남자아이 치고는 순하고 짖궂은 장난도 치지 않아 그간 선생님들도

저희 아이 같은 학생들만 있다면 너무 편할 것 같다고 할 정도였는데...

 

도대체 어쩌다가 아들 녀석이 친구를 다치게 한 것인지까진 미처 듣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말씀으로 미루어보아 싸워서 그런 건 아니고 장난치다가 혹은 뭔가 화가 많이 나서 그런 듯 한데...

 

아이가 학교서 돌아오자마자 '엄마한테 할 말 있지?' 하고 부드럽게 물었습니다.(제가 좀 엄한 편이라 자칫 무섭게

말하면 애가 겁 먹고 말을 못할까봐서요.)

 

아이가 전하기를,

체육시간에 수행평가 줄넘기를 한참 연습중인데 다친 아이가 줄넘기를 휘두르며 방해를 해서 화가 나서 줄넘기를 휘두른게

그만 그 아이의 얼굴에 맞았다는군요.

피가 났냐고 물으니 피가 줄줄 흐른 건 아니고 그냥 좀 나와서 보건실에 가서 대일밴드 붙였다고하더군요.

사고 이후 저희 아이와 그 친구는 평상시처럼 보냈다고 하구요.

 

대강의 사정을 듣고 아들녀석한테 그 친구의 전화번호를 물어 통화를 했습니다.

우리 아이때문에 다치게 되서 미안하다. 병원은 다녀왔냐?(안다녀왔다고 하더군요. 괜찮다면서요)

부모님께선 네 상처 봤냐니 보셨다고 하네요.

그럼 혹시 너희 어머니 연락처 좀 알려줄 수 있냐 했더니 머뭇거리며 알려주려 하지 않아 계속 물어보면

역효과일 것 같아 병원에 꼭 가보라고 하곤 일단 전화통화를 마쳤습니다.

 

담임선생님께 혹시 그 친구 부모님 연락처 알 수 있냐고 여쭤보니 개인정보라 알려주면 싫어하는 학부모도 있어서

저녁에 그 친구한테 전화해서 부모님 바꿔달라고 하는 건 어떠냐고 하시네요.

(두어 시간 후 선생님으로부터 그 친구 부모님도 괜찮으니 따로 연락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저희 아들녀석도 이번 일로 꽤 충격이 컸는지 간식달라는 말도 못하고 조용히 자기 방에서 공부를 하더군요.

그러다가 결국 후회스럽다며 울음을 터트리네요.

다음부터는 아무리 화가 나도 최소한 3초는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괜찮다고

앞으로 그 친구랑 잘 지내라고 다독여줬습니다.

 

그 아이가 좀 덤벙거리는 편인지 평소에도 잘 다치는 모양인데 다친데 또 다칠까봐 저희 아이가 하루종일

도와주려고 졸졸 쫓아다녔다네요. 그건 친구가 오히려 귀찮아하고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니 그렇게까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서로 전화번호도 알고 연락도 종종하는 걸로 보아 비교적 친한 사이 같은데...

이번 일도 두 아이 사이가 서먹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부모가 된 후 애가 걸어다니면, 기저귀 떼면, 유치원가면, 초등학교 가면, 중학교 가면....

자녀 양육에 있어 마음의 여유가 생길 줄 알았는데...

그간 세월 쌓인 걱정만큼이나 새로운 걱정이 생기네요.

 

우리 부모님께서도 저 키울 때 이러셨겠죠?

 

사족: 오유 첫 글이 아들이 친구 다치게 한 글이라니...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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