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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잘 알려지지 않은 북괴의 만행 및 천안함과의 인연
게시물ID : military_191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15
조회수 : 138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4/09 23:44:00

1995년 쯤이었나보다.

진해에서 수리 중이던 전남함으로 발령 받아 부임한 지 채 한달도 되지 않은 무렵이었다.

수리가 끝나고 인천으로 복귀하던 도중 군산 근처를 지날 즈음 갑자기 실전전투배치 구령이 나왔다.

중국 영해를 침범했다가 나포된 우리 어선이 벌금을 내고 석방되어 돌아오던 중

NLL 북쪽 공해상에서 북 해군의 조준사격에 선원 전원이 몰살한 것이었다.

(그 때 최전방에서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된 함정이 내 동기가 근무하던 "천안함"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사건은 조용히 묻혀버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당시 남북 정상회담에 공을 들이던 김영삼 정권에서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묻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그날 이후 2함대 근무자들은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냈다.

안그래도 배가 모자란 판에 경비구역이 늘어나서 연간 항해일수가 300일 가까이로 늘어났다.

(당시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떤 선임하사는 부인이 보고싶다며 울기도 했다)

게다가 수시로 NLL을 넘나드는 북 경비함정에 대한 경계도 강화되었다.

북 경비함정이 NLL 근처에 나타나기만 해도 실전전투배치를 하고 대응을 했다.

그러다보니 밥을 먹다가도 실전전투배치 구령이 나오면 숟가락을 던지고 자기 위치로 뛰었고,

샤워를 하다가도 구령이 나오면 속옷차림에 비누거품을 묻힌채로 뛰는 사람들도 있었다.

잠을 자다 말고 뛰어온 사람들은 그만큼의 수면시간을 날려야 했다.


그나마 대형함정들은 사정이 좋은 편이었다.

고속정 승조원들은 비상이 걸릴 때마다 수시로 출입항을 반복해야 했고

NLL을 사이에 두고 북 경비함정과 정면대치를 해야 했다.

특히나 자체 식사가 되지 않는 고속정들은 북 경비함과 대치 중엔 종일 굶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러던 어느날...

북 경비함이 우리 어선에 줄을 걸고 강제로 NLL 이북으로 납치하려는 시도를 했다.

우리 고속정들이 적극적으로 차단기동을 펼친 덕분에 무사히 어선을 구조하긴 했지만

우리 고속정들이 여기저기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그 사건 이후로 고속정 정수(함수) 부분을 강화하는 작업을 했다.

북 경비함정과 충돌해도 끄떡 없도록...

제 1, 2차 연평해전 및 대청해전은 수년 간 이런 긴장이 지속되다 곪아터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우리 해군의 대응 매뉴얼은 <경고방송 → 시위기동  차단기동  경고사격  격파사격>이었다.

적어도 1차 연평해전 때까진...

그런데, 차단기동이란 말은 도대체 어디서 주워 들은 것인지

북 경비함이 우리 고속정을 조준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방부의 육군 장성들이 바로 차단기동을 펼치라는 명령을 내려버린다.

힘없는 우리 고속정들은 명령대로 위험을 무릅쓰고 차단기동을 펼쳤고, 결과는 처참했다.

제 2 연평해전이라고 알려진 사건이었다.

(나는 이 사건으로 친분 있던 후배 셋을 잃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해군의 대응 매뉴얼이 바뀐다.

<경고방송 및 시위기동  경고사격  격파사격>

위험한 차단기동을 없애고 경고방송과 시위기동을 동시에 하도록 해

유사시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어쨌거나...

1996년 8월... 드디어 발령의 기회를 잡게 되었다.

사통장은 내게 선임하사가 없는 배가 있으니 거기서 선임하사 역할을 하는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선임하사 TO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진급을 시켜주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사통장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2함대가 지겨워 1함대로 가려던 내겐 그런 솔깃한 제안 마저도 들리질 않았다.

결국 나는 <천안함>으로 발령날 기회를 버리고 1함대로 발령이 났다.

그리고 1함대로 발령난 지 불과 한 달 만인 1996년 9월 18일...

잠수함이 넘어왔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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