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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IMF' 온다해도 조중동은 '꿀먹은 벙어리'
게시물ID : sisa_44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향기나..
추천 : 26
조회수 : 46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8/03/19 08:02:52


 

요근래 인터넷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말이다. 인터넷 여론이야 냄비 끓듯 하는 면이 있고 실체보다 부풀린 경우도 많지만 아무튼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 자체도 중요한 현상이고 경제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반증이다.

 

18일 <한국일보> 1면 톱 제목은 '換亂(환란), 달러 31원·엔 66원이나 폭등, 외환위기 이후 하루 최대 상승'이었다. 환율 변화가 너무 심하다는 것을 환란으로 표현했는데 IMF 사태의 다른 말이 '환란'이기 때문에 그 글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했다. 

 

경제 상황 자체도 좋지 않지만 더 흉흉한 것은 경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체감 지수다. 영 불안하고 앞으로 뭔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사태는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만들었다. 그가 당선된 뒤, 특히 그가 취임한 뒤 한국 경제가 나아지겠다는 희망은커녕 "이러다 혹시?" 하는 불안만 가득하다. 

 

"집권한 지 얼마나 됐다고…우물가에서 슝늉 찾는 격"이라는 타박이 나올만 하지만 내가 당선만 되면 우물가에서 슝늉 찾아도 된다는 식으로 장담했던 사람은 정작 이 대통령 본인이다. 

 

"집권 첫 해에 종합주가지수 3000 가고, 임기 5년 내 5000 간다"고 큰 소리쳤던 게 한 사례다. 그런데 이명박 당선 뒤 웬일인지 주가는 매일 '꼴아박아' 요즘에는 1600선도 깨졌다. 더구나 주가는 실물 경기에 6개월 선행한다고 하지 않는가? 

 

원자재·에너지 값은 오르고 미국 경제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엉망이 되버렸으니 한국이라고 혼자 용빼는 재주가 있겠느냐고 변명하고 싶겠지만 이명박 이름 석자만 내걸면 '트랜스포머'처럼 한국 경제가 폭주 기관차로 변신할 것으로 믿었던 국민들이 너무나 많다. 

 

이명박 당선 뒤 외국인들 '셀 코리아' 하는 이유는?

 

"MB가 대통령 된 것을 보고 펀드에 추불(추가불입)했다"고 자랑하다가 계속된 주가 폭락으로 인한 손실을 감당 못하고 환매를 해버린 뒤 "내가 'IMF당' 믿은 게 잘못"이라는 한탄하는 모습이 인터넷상에 가끔 보인다. 

 

미국 경제 잘 나가고 세계 경제가 좋다면 금치산자가 아닌 한 그 누가 집권하더라도 한국 경제도 잘 나간다. 집권자의 진짜 경제 실력은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을 때 나와야 한다. 

 

더구나 한국 주가 폭락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들이 무지막지하게 주식을 팔아대기 때문인 것은 거의 코미디의 한 장면같다. 이른바 '셀(sell) 코리아'다. 

 

이명박 정권은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권과 달리 자기가 집권하면 외국인 투자가 밀물처럼 몰려올 것이라고 호언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현실에서는 외인 투자가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외국인들은 미국 자체 금융 위기 때문에 현금 확보 차원에서 한국 주식에서 매도 우위를 보인다는 게 공식 해설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친재벌 정책이 한국 경제의 투명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며, 이는 이전 정권에서 아시아의 높은 경제 성장성을 지녔으면서도 동시에 투명성을 보유했던 한국 기업들의 매력이 삭감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명박의 애매한 대북 정책이 결국 큰 혼란을 만들 것이기 때문에 미리 대피한다는 해석도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조중동 지면만 보면 한국에 제2의 IMF가 머지 않은 것 같았는데 정작 일반 국민들 입에서 "이러다 또 IMF"하는 우려가 팽배한 지금 조중동 지면만 보면 한국 경제는 별 문제 없다. 

 

아무리 가재는 게편이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과거 정권 때는 멀쩡한 것도 트집잡아 저주를 퍼붓던 조중동이 이명박 정권의 각종 무능에 눈감고 있는 모습은 그 정도가 심하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 권우성  이명박 
 
 

환율 대응, 이명박 정부의 진짜 실력

 

한 예로 요 근래 환율을 둘러싼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아마추어 정권의 진수를 보여줬다. 

 

맨 앞에 인용한 <한국일보> 18일치 1면 톱 제목에도 나와있지만 환율이 무슨 재래시장 콩나물 값도 아니고 하루에 수십원씩 변동했다. 더구나 달러 가치 폭락으로 다른 나라 돈 가치는 모두 오르는데 유일하게 한국 원화 가치만 폭락했다. 

 

하루 변동폭이 너무 커 경제 현장에서 못살겠다는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해외 자녀에게 송금해야 하는 기러기 아빠들의 한숨 소리가 컸다. (이명박 정부가 원화 가치 폭락을 방치하는 이유는 기러기 아빠를 없애기 위해서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인데도 이명박 정부는 아무 말도 없었다. 심지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이런 사태 와중에 아직도 이사중이었다. 금융위는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 옛 기획예산처 청사에 자리 잡았지만 사무실 공사가 덜 끝나 직원들은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머무르고 있다가 18일에야 현판식을 했다. 

 

과거 정권에서 환율이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가 아직 이사중이었다면 조중동에 어떤 기사가 실렸을지 뻔하다. 아마 초원의 얼룩말이 하이에나에 물어 뜯기듯 갈갈이 찢겼을 것이다. 

 

"이념싸움 몰두 좌파정권, 경제 내려앉는데 팔짱만" 

 

대충 이 정도 기사 제목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경제 상황은 대단히 좋지 않은데 팔짱만 끼고 있고 대신 과거 정권 기관장 나가라면서 이념 싸움질만 몰두하는 쪽은 이명박 우파 정권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50개 생필품의 물가를 특별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50개를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품목을 적시하지 않아 관료들은 대체 그 내역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난리 북새통을 피웠다고 한다. 

 

(관련기사 "생필품 50개가 뭐지?"... 대통령 발언으로 홍역")

 

기자가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이른바 생필품 물가 관리라는 말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이나 1980년대초 전두환 정권 때나 들어봤던 말 같다. 대통령 발언은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품목은 설사 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정부가 다른 수단을 동원해 강제로 억누르라는 말 같은데 보수 언론이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입장에서 보면 좌파 사회주의 계획 경제적 발상 아닐까? 

 

'제2의 IMF'라는 인터넷 소문이 유언비어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한국 보수언론들이 1997년 IMF 사태 직전까지 '우리 경제의 펀더멘틀은 이상없다'는 YS정부의 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던 기억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008.03.18 18:32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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