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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장 지시로 선임 병수발 들었던 썰
게시물ID : military_197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talyst
추천 : 3
조회수 : 102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4/17 03:38:16

전 군생활을 부사관으로 4년 했는데 같은 사무실 선임이 31살 나이에 뇌경색이 왔더군요

술 담배를.. 달고 사는 수준을 넘어서 그냥 몸의 일부였던 인간

내가 그인간 쓰러진 날 다른 사람하고 같이 병원 데려가서 MRI 찍는거부터 해서 입원 수속까지 다 해줬음

부모님 일 바빠서 다음날 온다더군요

대구에서 청주 오는게 뭐가 그리 멀고 험한 길이라고..

30대 초반 나이 아들래미가 뇌 혈관이 막혀서 반신에 마비가 오는데 장사가 바빠서 다음날 온다더라고요

덕분에 대대장 지시로 제가 출근도 안 하고 그 인간 병수발을 들어줬습니다.. 우리 부모님께도 못 해드린걸 그 인간한테

당일에 한 번 그러고 주말에 총각이 혼자 살면서 뭐 할거 있냐고 군병원으로 옮기기 전에 한번 또 나가고..

부모란 사람들이 몸 못 가누는 아들 걱정되면 간병인을 쓸 것이지 같이 있는 사람들이 좀 봐줄 수 없냐고 대대장한테 연락한 모양이더라고요

그걸 또 덥석 대대장이란 사람은 나한테 시키고..


그 인간 3개월인가? 만에 퇴원하는 길에 연락 와서는 목욕이나 같이 하자더군요

병원에서 막 온 것 같던데 만나자마자 슈퍼 가자길래 같이 갔죠.. 음료수나 사려고 그러나 싶었더니만

담배를 덥석 사더라고요

병원에서 못 펴서 죽는줄 알았다고 -_-

공식적인 내 일도 아니고 엄청 잘못된 상황이지만 외압에 의해 돌봐주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저렇게 됐는데 X같은 선임이라도 젊은 나이에 안돼보여서 나름 정성을 보였더니만 저러고 앉았습니다..

기가 차더라고요.. 그러면서 지껄이는 말이

"난 술 담배 때문에 이래된게 아니다. 그냥 운이 좀 없어서 이렇게 된거다."

대~단한 의사양반 납셨죠..

저렇게 되고 난 뒤에 체력검정 하는데 뜀박질도 못하는 인간이.. 키보드도 한손으로 치는 인간이..

술 담배요.. 뭐라더라? 처음엔 본인 몸이 낫고 있는지 테스트 해봐야하니 먹어도 된다 이러더니만

결국 나중엔 아프기 전보다 더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마비 제대로 안 풀리고 산다고 합니다

내가 그때 본 더러운 꼴은 뭔가.. 사람 하나 골병 든거 나름 정성 들여서 돌봐줬더니만 저러고 있네..

진짜 정신 차리라고 안 죽을만큼만 때려주고 싶더라고요


이 글은 왜 쓴걸까요.. 병수발 들었던 썰이라 해놓곤 잡소리만 늘어놨네요 -_-;;

인생이 하도 답답해서.. 우울한 와중에.. 갑자기 군대에서 제일 빡쳤던 순간이 지나가네요

훈련같은거? 뭐.. 솔직히 제 군생활, 몸은 엄청 편했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좀 심한 보직이어서 그랬지

근데도 이런 생각이 나면서 아무리 내 인생이 지금 X같아도 군대 다시 가라고 하면 싫으네요

부사관이면 굶어죽진 않을텐데.. 지금처럼 돈 걱정 할 일도 없을텐데(누가 장기복무는 시켜준대냐)

배가 덜 고픈걸까요? 개소리나 늘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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