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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박성준/이창훈 은퇴
게시물ID : starcraft_198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slo
추천 : 11
조회수 : 159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8/03/28 23:53:15
삼성전자의 고참 저그인 박성준이 은퇴를 선언했다. 얼마 전 이창훈과 함께 은퇴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성준은 25일, 포모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근의 심경을 전했다.

투신 박성준(SK텔레콤)과 동명 이인으로 유명세를 끌었던 박성준은 레어 단계 유닛 활용 능력이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강력한 물량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으며 저그에게 힘든 맵에서 다른 종족들을 격파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밸런스 파괴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성준은 현재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부활을 해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되었다"며 "다른 분야에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박성준은 증권 계통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할 예정이고 빠른 시일 내에 군에 입대할 계획이다. 제대 이후에는 자신의 전공인 회계학을 공부에 매진할 생각이다.

다음은 박성준과의 일문일답.

-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
▲ 두 달 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다. 많은 이유들이 겹쳤다. 게임에 대해 흥미를 잃기도 했고 나이가 차서 군대 문제도 있었던 데다 연봉 협상에서의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은퇴를 결심하게 되었다.

- 흥미를 잃었다고 했는데
▲ 나는 원래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재미있어서 했었다. 그런데 흥미를 잃으니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지더라. 다른 공부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만두게 된 것이다.

- 연봉 협상에서의 문제도 있었다고 했는데
▲ 프런트에도 말을 했었다. 성적을 떠나서 팀에서 주축이 되고 어느 정도 중요한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선수에게 최소한의 대우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팀 성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고 우리 팀이 우승팀 중 하나였는데 고참급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미미했다. 나중에 (송)병구와 (이)성은이도 우리와 같은 위치가 될 수 있는데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 위치를 고려해주길 부탁하기도 했다. 

- 최근 근황은 어떠한가
▲ 그냥 휴식을 취하고 있다. 4월부터는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할 예정이다. 증권 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 계통의 자격증을 딸 것이고 군대도 갈 것이다. 학교도 회계학과인데 제대 이후에는 전공을 계속 살리고 싶다.

- 지난 후기리그에서 부활의 기미가 보이기도 했었는데 아쉬울 것 같다
▲ 후기리그 시작하기 전에 랭킹전을 했는데 내가 저그 중에 압도적으로 1등을 했었다. 그런데 개인리그가 없다는 이유로 프로리그에 자주 출전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때는 의욕이 정말 넘쳤는데 기회가 적어서 흥미를 잃었다. 기회가 조금 더 있었다면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 같은 프로게이머인 동생 박재혁과도 상의를 했나
▲ 동생과도 많은 상의도 했었는데 많이 아쉬워하더라. 동생은 실력도 있고 가능성도 많으니까 방송에만 적응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께서는 내 의견을 존중해주셨다.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 삼성전자와 정이 많이 들었을 텐데
▲ 내가 몸을 담았던 팀이니까 언제나 좋은 성적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지금 정상의 팀인데 계속 더 잘했으면 좋겠고 열심히 하고 있는 동생들도 힘을 내서 더 강한 신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개인리그 우승자도 나왔으면 좋겠다.

- 군 입대 계획은 
▲ 늦게 갈 생각은 없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갈 생각이다. 공군 생각도 하기는 했는데 없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인원을 모집하지 않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11월에 카추사에 도전을 해볼 생각이고 안 된다면 육군으로 입대할 생각이다.

- 이창훈과 같은 시기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 나는 다만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간 것이다. 나에게도 여러 가지 불만과 문제가 있었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알려진 것처럼 연봉 때문이 아니라 내 결심대로 움직인 것이다. 

-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을 텐데
▲ 부활을 해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되었다. 다른 분야에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을 한 삼성전자 칸의 팀플전 마스터 이창훈이 현재의 심경과 은퇴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복잡한 원인들을 밝혔다. 

기존 보도들에 따르면 이창훈이 연봉 삭감을 수용하지 못하고 은퇴를 결정한 것처럼 알려져 있다. 하지만 25일, 이창훈은 포모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단순히 돈이 적었기 때문에 은퇴를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이창훈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 많았다"며 "은퇴를 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을 내린 상황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한 데에는 최근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e스포츠 전체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한 원인이 있었다.

은퇴 이후에는 "입대 할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롭게 해보고 군대 제대 이후에는 영국 쪽으로 유학을 갈 가능성이 높다"며 "영국에도 e스포츠에 관련된 학과가 있다는데 계속 공부를 하고 나중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창훈과의 일문일답.

- 은퇴를 결심하게 됐는데 어떤 상황이었는가
"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몸도 많이 망가지고 군대의 압박도 있어서 심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어오고 있었다. (변)은종이 형이 은퇴하고 내가 주장을 하기로 되어 있었고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다. 2008년 12월에 영장이 나와서 그때까지 팀을 위해 열심히 해보려고 했었다."

- 열심히 하고자 했다는데 문제는 무엇이었나
"사실 연봉 협상을 할 때 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말 힘든 상황이었지만 입대 전까지 열심히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연봉 협상에 임하는 자세가 너무 좋지 않았다"

- 다른 매체를 통해 연봉 삭감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더 낮은 금액에도 연봉 계약을 할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 바뀐 프런트에서 연봉 협상을 할 때 그 동안 내가 해온 업적들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무너뜨리며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팀원, 감독, 코치님과 내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 일을 해야 하는 동기를 잃어버렸다."

- 어떤 부분이 자존심을 건드렸나
"협상의 자세가 아니었다. 그냥 연봉을 제시하고 ‘계약을 할래 말래’의 뜻으로 이야기를 했었다. 사실 올해는 내 개인의 성적이 아니라 삼성전자 전체의 팀플전 성적으로 내 연봉이 결정되기로 했었다. 팀을 위해서 나를 희생했는데 프런트가 바뀌면서 그런 부분을 모두 무시하더라.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을 낮게 보는 태도로 계약에 임했고 무시하는 태도였다. 그 순간 내가 더 이상 이 회사에서 일을 하지 못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 다른 팀으로의 이적은 고려하지 않았나
"지금 당장 경기에 나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것이 너무 즐거워서 다른 팀으로 가기는 싫었다. 그래서 은퇴를 하는 것이다."

- 회사의 협상 자세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나
"원래 연봉 협상의 과정에서 기업이 우위에 있는 것은 맞는데 그 자세가 옳지 못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나를 있게 해준 회사의 도움에 보답을 하려고 했었는데 아쉽다. 8년간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연봉 계약을 한 두 번 해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연봉 조금 준다고 홧김에 나가는 것도 절대 아니다."

- 소양교육과 e스포츠 대상에 불참했는데
"사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다. 먼저 소양교육은 내가 은퇴를 하려고 불참한 것이 아니다. 프로게이머가 소양 교육에 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가지 않았던 것이다."

- 소양교육에 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
"작년 소양 교육 때 연봉 조정 위원회 이야기가 나왔다. 협회 관계자가 나와서 꼼꼼하게 설명을 해주고 선수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을 하더니 결국 연봉 협상 시기가 되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프로게이머들이 소양교육에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쓸 데 없는 교육만 하고 있는 소양교육에 가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소양교육은 프로게이머들이 가서 시간을 때우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 은퇴를 결심한 다른 원인들도 있는가
"예전에 (임)요환이 형, (강)도경이 형, (홍)진호 형이랑 선수 협의회를 만들려고 했는데 어떤 감독님은 우리의 뜻을 무시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결국 선수 협의회는 많은 팀들에서 동참해주지 않아서 무산되었다. 협회에서는 선수 협의회를 도와주기로 했었는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 예전부터 선수들의 어떤 시도도 막아버리는 곳이 e스포츠 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남아있는 후배들을 위해서 이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것 조차도 할 수 없는 구조다. 사실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은 절대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 금액을 무시하고 나가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은 돈을 엄청 벌기 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한다. 좋아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다들 힘들게 게임을 하고 있다."

- 연봉 협상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줄 수 없는가
"첫 날 연봉 금액이 통보되었다. 나는 팀의 팀플전 성적을 통해 연봉을 결정하기로 되어있었고 회사 사정도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삭감은 예상했는데 그 폭이 너무 컸다. 그런데 그 다음날 겨우 100만원 인상안을 가지 고 오더라. 더 중요한 문제는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다.

연봉이 적어져도 선수 생활을 하려고 했었는데 다른 팀플전 선수들과 나에게 보였던 자세가 '너 없어도 그만'이라는 모습이었다. 다들 너무 연봉 금액에만 집중을 하고 그렇게만 보도가 되었는데 내가 그런 여론까지 모를 경력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고 알 것도 다 안다. 이런 상황에서 은퇴를 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을 내린 상황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사회 생활이 어렵다는 것도 경험했고 피부로 느끼기도 했다. 외부에서 볼 때는 빛나는 직업일지도 모르지만 몸도 많이 상하고 짬을 내서 공부를 하거나 다른 일을 준비할 수 있는 상황도 되지 않는다. 그 생활을 8년 동안 했는데 나에게 남은 것은 없더라. 그런 생활을 하다가 2개월 동안 저조하니까 '너 없어도 그만'이라는 태도였기 때문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나는 공부가 너무 하고 싶다. 입대 할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롭게 해보고 군대 제대 이후에는 영국 쪽으로 유학을 갈 가능성이 높다. 영국에도 e스포츠에 관련된 학과가 있다는데 계속 공부를 하고 나중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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