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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고시촌의 황진이 이야기
게시물ID : animal_431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몬그라스
추천 : 11
조회수 : 135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4/25 13:04:21

오늘은 어느 길고양이의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사실 고양이는 이집트에서는 신성한 동물이라 불리우는 존재였고,

가까운 일본에서는 재운을 불러오는 행운의 동물로 환영을 받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고양이는 불길한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길냥이들 밥을 주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니까요.

실제로 이웃에서 길냥이들 꼬이면 재수없다는 소릴 들은 냐옹양도 밤중에 몰래 길냥이들을 위해 밥그릇을 내놓았다가, 새벽에 남들 눈에 뜨이기 전에 치워야 합니다. ㅠ.ㅠ

 

그런데 얼마 전, 인터넷의 고양이 관련 카페에서 이런 사진을 보았습니다.

 

 

<사진출처: "한 블로거"라고만 밝혀 달라고 하십니다. *^^*>

 

이 블로거님에게 들은 길냥이의 이야기입니다.

 

신림동 고시촌에 한 길냥이가 살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길냥이들과는 다르게 사람을 몹시 잘 따르던 고양이였다고 합니다.

 

 

청바지를 입은 여자분이 들여다 보고 있는 저 벤치 아래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길냥이의 밥과 신선한 물을 놓아 주었고, 이 길냥이는 저 벤치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누군가는 이 길냥이를 황진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대성이라 불렀고, 야옹이, 혹은 나비라고 부르던 사람도 있더군요. (편의상 이 글에서는 황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렇게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주던 황진이가 그만 교통사고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답니다.

사람들이 황진이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은 누군가가 황진이의 벤치에 붙여놓은 한장의 종이 덕분이었습니다.

 

 

 

황진이의 죽음을 알게 된 사람들 중 누군가 꽃을 가져다 놓았고...
사람들은 황진이의 벤치에 황진이를 추모하는 메모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날씨 따뜻했던 이번 주말, 냐옹양냥은 신림동의 황진이를 찾아 갔습니다.
비록 "어느 블로거님"의 사진 속에 찍힌 꽃은 시들었지만, 한 장, 한 장의 메모 속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더군요.  
 
비가 온 다음날 가서 찍은 메모라서 빗물에 번진 메모도 있지만, 그냥 올리겠습니다.

 

 

 

 

 

 

 

 

혹은 도둑고양이라고도 불리는... 그냥 길 고양이였습니다.
"그냥 길고양이 한 마리가 죽었을 뿐"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냐옹양냥이 찾아갔던 "황진이의 벤치"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황진이는 그냥 길고양이가 아니었습니다. 

고작 한시간 남짓 머물렀을 뿐이지만 그 동안에도 황진이를 찾아오는 분들을 아주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모두 황진이와의 추억을 열심히 들려 주셨습니다. (이야기는 해주셨지만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은 사양하셨습니다.)

 

지쳐 있던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어주던 친구였고, 추운 겨울 벤치에서 무릎을 따뜻하게 덥혀 주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황진이가 죽은지 일주일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이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황진이를 그리워 하고 있었습니다.

 

                   <황진이를 기억하며 찾아오는 분들>

 

보통 카페 바깥쪽의 벤치에 길냥이 밥을 주게 놓아두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냐옹양은 아직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카페의 종업원 분들은 그러시더군요.

 
"손님들이 싫어했다면 우리도 거절했을 테지만, 손님들이 예뻐하셔서 먹이그릇을 치우지 않았어요."
 

길냥이의 밥을 주는 분은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카페 분들이 준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셨지만,

카페의 종업원 분들은 누군가가 새벽에 놓아 두고 가는지, 아침에 오면 늘 먹이가 놓여져 있다고 하시더군요.

건물을 청소하는 분은 어떤 남자분이 밥을 놓고 간다고 하셨습니다.  

 

            <벤치 밑에 놓여진 길냥이의 밥과 물그릇>

 

비록 교통사고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지만,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던지는 돌을 피해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살아야 하는 다른 길냥이들에 비하면 신림동 고시촌에서 만난 황진이는 참 행복한 고양이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알고 계세요?
 

대부분의 길냥이들의 수명은 고작 2년에서 3년 뿐이라는 것을요.

길냥이들은 쓰레기통을 뒤져서 맵고 짠 음식을 주워 먹기 때문에, 신장이 금방 망가집니다.

그리고 고통스럽게 죽어갑니다.

길냥이들이 살이 쪘다고 생각하신다면, 다시 한 번 봐주세요. 혹 병때문에 부어 있는 건 아닌지...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면, 길냥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기 때문에 파헤쳐진 쓰레기 봉투가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사람에게도 길냥이들에게도 좋은 일이지요.
 
혹 길냥이들이 발정기 때에 내는 소리가 듣기 싫으시거나, 숫자가 너무 늘어나면 어쩌지 라고 걱정을 하신다면 TNR 프로그램을 지지해 주세요.
 

TNR 프로그램이란 Trap (잡아서), Neuter (불임수술)을 해서, Return (되돌려 보내는) 프로그램을 이야기 합니다. 

길냥이들에게 단체로 피임을 시켜주는 프로그램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 (인간만이 피임을 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TNR 프로그램을 시행한 지자체가 몇 곳 있었답니다. (현재 TNR 프로그램은 지자체에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동물보호소는 길냥이를 잡아가서 한 달의 공고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시키는 곳이 많습니다.)
 

TNR 프로그램을 시행한 곳의 경우 달라진 가장 큰 변화는 주민분들이었답니다.

 발정기 때 시끄럽게 울고, 늘 쓰레기 봉투를 뜯어 놓는다고 싫어하던 주민분들이 이제는 길냥이들에게 사료도 주고, 예뻐하며 가까이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길냥이들 역시, 태평해진 모습으로 햇빛 바라기도 여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BS 하나뿐인 지구)

 
인간만이 살아 남은 도시의 모습은 얼마나 삭막할까요. 무조건 잡아서 죽이고, 쥐약을 놓아서 죽이고, 가두어서 죽여 버리는 것보다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비록 황진이를 위한 꽃다발은 시들었지만, 저 벤치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황진이는 늘 따뜻한 그리움으로 살아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도시의 수많은 다른 황진이들은 오늘도 살아 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겠지요.
 
그들도 생명입니다.
더불어 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길냥이들을 바라보아 주세요.
그러면 우리는 언젠가, 어느 길거리에선가 또 다른 황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신림동 황진이의 명복을 빕니다.
 
* 황진이 벤치의 위치를 가르쳐 주시고, 사진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어느 블로거님"과
가던 길을 멈추고 황진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신림동 고시촌 여러분들과
길냥이 밥그릇을 놓아 두도록 허락해 주신 글로리아 진스의 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__)

 

 출처 : ♥[No War]냐옹양냥이 바라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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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부터 매일 엄마가게에 찾아오는 길괭이손님이 있어요.  

노려보는 듯한 눈이 무서워서 고양이를 안 좋아 했는데... 자주 보니 정이 들더라구요.

매일 오던 녀석이 안 오면 걱정되고, 다쳐서 쩔뚝거리며 밥먹으러 오면 속상하고...

눈키스하면 곁을 내준다 하길레 미친x마냥 길바닥에 쑤그려서(항상 차 밑에서 있기에...) 

열심히 눈을 깜빡깜빡 거렸는데 보는 척도 안하고- _-

배고플때면 찾아와서 냐옹냐옹 거리다가도, 배부르면 뒷도 안돌아보고 가버리는 녀석이 생각나서

마음이 더 짠하네요.  그 녀석도 언젠가 소리소문 없이 떠날테니ㅠㅠ

 

p.s  제가 다른 글들을 퍼오는 방법을 잘 몰라.. 바로 [복사+붙여넣기] 했더니 사진들이 다 깨져서 안 보이더라구요ㅠㅠ

그래서 부득이하게 이전 글을 지우고, 다시 옮겨왔는데 이제 잘 보이려나 모르겠어요;;

엑박(-_-) 잔뜩에 글자만 보이는 엉망진창 글임에도 추천해주시고.. 답글도 달아 주신

호라시오/수석코치/행복하세요~/육희/쭈쭈뿐레오/단호박양갱/아잉아잉아잉/널사랑해촤하/사막의꿈/몽에몽 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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