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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판타지 소설입니다.
게시물ID : readers_71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톱을노려라
추천 : 0
조회수 : 4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4/29 20:43:37

 

 죽음의 라자.

 1. 죽음과 소녀 (03)

 

  라자는 침대위에 누웠다.

  비록 지푸라기로 만든 침대였지만 지금 라자에게는 그 어떤 침대보다 더 포근하게 느껴졌다. 며칠 동안 숲속에서 야영을 하며 딱딱한 바닥에서만 자던 라자였기에 비록 마구간과 지푸라기로 만든 침대라 세상 그 어떤 침대 보다 포근하게 느껴졌다.

   언제 마지막으로 침대에서 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죽어버린 마을을 떠나 여기 저기 목적지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자신의 몸속에 자신이 아닌 다른 위험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부터는 도저히 사람들 틈에 있을 수가 없었다.

   고향마을이 언데드에 습격으로 불에 타버렸지만 라자는 혼자 살아남았다. 죽어버린 고향마을을 떠나 여기저기 떠돌아다닐 때도 자신이 머물던 마을 마다 언데드에 습격을 받았다. 마을은 불에 타고 사람들은 언데드의 광기에 제물이 되어 갔다. 광기에 미쳐버린 언데드가 추는 죽음의 춤에은 많은 사람들에 생명의 불꽃은 여지없이 꺼져 버렸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라자는 항상 그런 상황에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자신이 깨어나면 마을에는 온통 불에 그으려져 버린 건물들과 언데드에게 처참하게 난도질당해 죽은 사람들의 시체만이 존재하는 죽음의 마을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죽음을 상황 속 에서도 라자는 결국 살아남아 마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운이 좋았다 라고 생각했다.

   항상 죽음과 대면하면서 자신의 생명에 불꽃은 한 번도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분륨이란 마을에 있는 어느 조그만 한 헛간에서 잠들기 전 자신의 귓가로 들려오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자신안의 또 다른 존재가 은밀하게 들려주던 죽음의 비밀을 듣는 순간 지금 까지 그 모든 사건들에 중심에는 자신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죽음이 자신의 비켜 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죽음의 뿌리고 다닌 것이었다.

   그렇게 자신을 안에 또 다른 존재가 있는 걸 깨닫고 고향 마을도 그리고 지금까지 거쳐 가며 언데드의 제물이 되어버린 마을들도 모든 것이 자신에게서 비록된 것을 알고 난 후 부터 라자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기 시작하였다.

   고향 마을이 불에 타버리고 부모와 친구들이 모두 죽어 버렸기에 집도 없는 신세로 떠돌았지만 작은 행복을 꿈꾸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던 티 없이 맑은 라자란 소녀도 자신을 안에 있는 존재가 죽음을 뿌리고 다니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난 후 삶에 대한 희망도 작은 행복에 대한 꿈도 모두 산산히 부셔져 버렸다.

   삶도 희망도 잃어버린 라자에게 오직 남은 것이란 죽음뿐이었다.

   죽는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 알기 힘든 어린 소녀였지만 라자는 죽음에서 평안을 찾으려 했다.

   자신 때문에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과 아빠와 엄마 그리고 친구들, 고향마을에 대한 그리움... 혼자 남은 것에 대한 외로움으로 며칠의 눈물로 지내다 어느 날 아침 라자는 이름 모를 산 절벽 끝으로 다가 섰다. 자신이 죽어 버리면 이 모든 악몽도 끝이 날 것이라 생각 했었다.

   절벽 끝으로 다가서자 머릿속에는 무수한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몸서리치도록 그리운 아빠와 엄마의 얼굴... 아직도 느껴지는 듯 고향집의 포근함... 지금도 생생이 기억나는 친구들과 밤 세도록 나눈 수다들... 한 없이 뛰어 다닐 수 있었던 들판... 그 모든 것들이 절벽 끝에 올라서는 순간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지금 여기 절벽 끝자락에서 한 발자국만 더 내딛으면 그 모든 것들이 다시 돌아 올 것만 같았다. 이 지옥과 같은 삶에서 벗어나 다시 예전의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 갈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을 안에 또 다른 존재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 존재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죽음의 숨결에 끌려 모여드는 언데드가 펼치는 죽음과 광기의 축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제 지쳐버린 라자에게는 버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미 희망이란 것을 잃어버린 라자에게 죽음 말고는 또 다른 구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만이 이 모든 고통에서 자신의 구원 해줄 꺼라 생각했다.

   그런 생각들이 오가는 중 또 다시 라자의 귓가로 죽음에 비밀이 들려 왔다.

   처음에는 인식하지 못 할 정도로 음밀하게 들려왔다. 그렇게 죽음의 비밀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지금까지 조금씩 라자를 죽음으로 침식시켜 가고 있었다.

   태초에 신들에 의해 생명이 창조되어 생명력으로 불꽃이 불타오르기 시작하며 대륙을 환하게 밝힐 때 그 생명의 불꽃 밑 부분 가장 어두운 곳에서 죽음 또한 어둠의 태우며 창조되었다.

그렇게 동시에 탄생된 삶과 죽음은 언제나 고리와 같이 서로를 물고 물리는 것처럼 죽음 또한 생명의 또 다른 부분이고 생명 역시 죽음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세상을 지배해야 비로써 조화로운 삶이 만들어 진다.

   하지만 라자의 몸속에 있는 그 죽음은 신들이 만들어낸 조화로운 죽음이 아니었다.

   분명 라자의 몸속에 있는 죽음의 조각은 죽음의 뿌리지만 죽음 뒤에 찾아오는 안식이 없는 죽음이었다. 죽어 버리고도 휴식하지 못하는 불사의 존재가 되어 광기에 미쳐가는 것이 그 죽음이 뿌리는 죽음이었다.

   결국 죽음에 휘말린 희생자는 어디서부터 일어나는 광기인지, 그 누구에게로부터 일어나는 분노인지 알지 못하고 오직 파괴만을 일삼아 오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 비밀이 하나 하나 풀어지며 어느새 라자을 귓가에 엄청나게 큰 소리로 들려오기 시작한다. 생명의 불꽃 아래에서 어둠의 불태우며 태어난 존재에서 떨어져 나간 조화롭지 못한 죽음의 비밀이었다.

   라자는 조금씩 자신이 죽음의 조각에게 침식당해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죽음의 조각은 라자에 많은 부분을 침식하고 있었다. 라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이미 조금씩 침식하여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죽음에게 가려져 버린 라자에 생명의 불꽃은 더 이상 라자를 포근히 감싸주지 못했다. 차갑게 식어가는 자신을 느끼며 라자는 절벽 끝자락에서 한걸음 내 딛으려고 했다. 이 온전치 못한 죽음에서 벗어나 조화로운 죽음으로 가고 싶었다. 어린 소녀에 들리지 않는 절규어린 비명이 울려 퍼졌다. 살기 위한 절규가 아닌 죽기위한 절규였다.

 

    " 제발... 제발... ”

 

   떨어지지 않는 발에 힘의 주며 한걸음 딛기 위해 라자는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내야만 했다.

바로 한발 앞에는 이런 악몽과 같은 삶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가 있었다. 하지만 라자의 발은 움직여주지 않았다.

   조금씩 식어가며 죽음의 회색빛으로 물들어 가는 걸 라자는 느끼고 싶지 않았지만 느껴야만 했다. 더 이상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죽음의 조각에게 침식당해 있었다.

 

   [ 나와 함께 죽음을 느껴보자.!! ]

 

   자신을 안에서 들려오는 냉기를 가득 담은 음침한 소리였다.

   살아 있는 자도 죽은 자도 모두 소름 돋을 정도로 조화롭지 못한 죽음이 깊게 묻어 있는 소리였다. 그 소리는 귀가 아닌 라자의 마음으로 들렸다. 듣기 싫어 귀를 막아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라자가 죽기위해 절벽으로 올라 간 날 대륙에 있는 세레나르왕국을 세 곳에 도시가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세 곳에 도시를 죽음에 도시로 바꾸는 시간은 그리 오랜 걸리지 않았다. 단 하루 밤이면 충분했다.

   죽음의 숨결을 뿜어내며 죽은 자를 일으켜 세웠고 생명의 힘에 억눌려 있던 죽음에 존재들을 불러 모았다. 살아 있는 자들은 느끼지 못하는 죽음의 공포가 그 마을들의 덮쳤다.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하는 죽은 자 들의 광기는 산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오직 파괴와 죽음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들이기에 그들에게는 자비와 용서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생명의 힘을 느끼면 절규하듯 광기를 뿜어내며 그 생명의 파괴했다. 마치 그것이 그들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인양 그 임무에 최선의 다했다.

   마을을 지키는 경비대들은 마을의 외곽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일어나 성벽을 두드리는 죽은 자들의 보며 기겁을 했고 죽음을 느끼며 공포에 떨던 마을 사람들은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가고일에 울음소리에 절망을 보아야만 했다.

   그 순간 죽음에게 침심당해 있던 라자는 그 모든 것을 죽음의 조각과 함께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죽음과 함께 만들어진 불면의 존재들에 광기로 공포에 질려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피의 갈증으로 미쳐버린 흡혈귀에게 목을 물려 절망에 빠져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피의 광기에 축제를 벌이고 있는 언데드에 분노 그 무엇 하나 빠짐없이 라자는 느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느끼며 라자는 더 이상 죽음의 조각에게서 벗어 날수 없음의 깨닫게 되었다. 이미 라자 안에 있는 죽음의 조각은 자신에 죽음조차 라자 의지대로 하지 못하게 침식했었다.

그 뒤 한 동안 죽음의 조각이 잠잠했었다.

   세 곳에 도시를 죽음의 도시로 만들고 난 이 후 라자에게는 한동안 죽음에 비밀이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라자는 계속하여 사람들의 피해 다니며 숲속으로만 속절없이 떠돌아야 했다. 언제 또 다시 자신을 귓가로 죽음의 비밀이 들려올지 모르기에 라자는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절망과 같은 외로움의 혼자 견디어 내며 사람들의 피해 다녔다. 이렇게 떠돌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외로이 죽어 버리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인내심에 한계는 그 바닥을 들어냈고 추위와 배고픔 보다 더 견디기 힘든 외로움에 라자는 결국 사람들 곁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수백 번을 망설이다 어느 이름 모를 마을로 들어섰다. 사람들을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어두운 밤이 되어야 마을로 들어선 라자는 가장 커 보이는 집 뒷문을 두드렸다.

   늦은 시간이라 열리지 않을 꺼라 생각했던 문이 열렸다. 마치 마지막 남은 희망의 문이 열린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의 문 넘어로 인상 좋은 할아버지가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온기란 하나도 찾을 수 없었던 자신에게 따스한 온기를 나누어 주신 분이었다.

   잠시나마 라자의 마음이 따듯해 졌다.

   비록 들어 있는 것은 옥수수가 전부였지만 따듯한 스프 한 모금에 얼었던 몸이 녹았고 딱딱한 빵이었지만 그 빵 한입에 라자는 오랜만에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라자는 그런 것 보다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따스함에서 사람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게 더 없이 기뻤다. 외로움이 라자에 곁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죽음만을 생각하던 라자에게 다시 삶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할아버지가 자리를 뜨고 침대위에 누운 라자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잠들어가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금까지 라자를 괴롭히던 모든 문제들이 사라져 버렸다. 죽음도 삶도 더 이상 라자를 괴롭히지 못했다.

 

   [ 나와 함께 죽음을 느껴보자.!! ]

 

   한동안 들리지 않던 죽음의 비밀이 라자의 귓가로 들려 왔다. 안락한 잠의 세계로 빠져들던 라자에 귓가로 죽음에 비밀이 조금씩 또렷하게 들려 왔다.

 

 

 

  또 한 편 올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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