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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서 귀신본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207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더뻐꺼
추천 : 1
조회수 : 69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01 13:30:48

논산 육군훈련소 8일차. 
경계근무를 배우러 경계근무 교장까지
1시간이 넘는 대장정을 군장까지메고 왕복을 했던 그날 밤 

반쯤 정신이 나간채 불침번을 섰다.

내가 섰던 불침번은 화장실 불침번.
화장실에 들어가는 훈련병들의 관등성명과 들어가는시간 나가는시간을 화장실 출입일지에 적고

들어간 훈련병이 5분이 지나도 안나올경우 들어가서 자살을 하는지 기타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

확인하는 근무였다.

그 날은 이상하게 고된 첫 행군 때문이었는지
몽롱한상태로 불침번을 서고있었다.
그때 내 앞에 나타난 244번 훈련병.
화장실 출입일지에 녀석의 관등성명과
들어간 시간을 적고 계속 근무를 섰다.
5분뒤에 녀석이 나오질않자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대변기칸을 확인했다.

....... 아무도 없었다.

내가 분명 잘못본것일테지. 하며 다시 화장실전체를 샅샅이 뒤졌다. 없었다.

내가 있던 훈련소 막사 연대는 특히 화장실 창문이 컸던 데다가 1층이었다.
설마 이 새끼가 화장실창문으로 탈영을 했나? 이거 보고만 잘하면 포상.. 이라는 생각에 당직책상에
엎드려 자고있는 당직 분대장에게 걸어가 

"정xx 분대장님. 18번 훈련병 김xx! 244번 훈련병이 화장실에 들어갔었는데 안에 없습니다. 탈영을 한것 같습니다!" 

자신있게 보고했지만 잠에 취한 정xx 분대장의 대답은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아씨..... 응? 우리 236번까지밖에 없지않나?"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시베리아 북서계절풍이 오싹하게 내 등꼴을 통과하는 감촉을 느끼며 

나는 부리나케 화장실 출입일지를 펼쳐보았다.
244번이라고 적혀있던 자리는 텅텅 비어있었다.

덕분에 나는 이틀동안 잠을 자지 못하였고
정xx 분대장님은 중대장님께 이 일을 보고하여 나는 훈련소 생활 내내 불침번과 

경계근무를 열외하게 되었고 꿀잠잤음. 

고맙다 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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