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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박근혜 지지율 동반상승, 잘 팔리는 안보장사
게시물ID : sisa_384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쇠소깍
추천 : 4
조회수 : 40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5/03 16:56:25

<최근 74%까지 지지율이 치솟은 아베 총리. 출처 블룸버그>

불안을 먹고 자라는 극우정치

 

지난 4월 16일 요미우리신문은 여론조사결과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74%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작년 12월 출범당시 62%로 출발한 지지율이 아베 총리의 연이은 극우행보에 힘입어 무려 12%나 상승했습니다. 2차대전 패전 이후 일본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극우정권이 들어선 것입니다.

 

어제 한국갤럽의 발표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한달 째인 지난달 말 41%로 바닥을 찍은 이후 지난주 조사에서는 5% 상승한 46%를 기록했습니다.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국정수행평가에서도 ‘잘한다’는 응답이 53.1%로 ‘잘못한다’는 응답 33.4%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정치에서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지지도가 올라간 원인은 북한 핵실험과 아베의 망언퍼레이드 같은 외부적 자극이 영향을 주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정권초기 역대 최악의 지지율로 위기에 몰렸던 마가렛 대처는 포클랜드 전쟁을 벌인 후 지지율을 70%대까지 끌어올려 '철의 여인'시대를 열었습니다. 1928년 지지율이 3%도 안되던 나치당은 히틀러가 볼셰비키(공산당)에 대한 공포를 과장하여 설파하기 시작하자 지지율이 급상승했고, 5년 뒤 독일을 장악했습니다. 이처럼 대중의 불안을 야기시키는 안보이슈는 강한 국가주의를 발현시켜 지도자를 향한 안보결집효과(rally around the flag effect)를 가져옵니다.

 

지난해 여름 17%까지 떨어졌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본 의원들의 독도방문이 무산된 뒤 이루어진 '기습적인' 독도방문 이후 28%까지 급상승했습니다. 그저 무능한 대통령 정도로 인식되던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직후 무려 92%까지 지지율이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안보세일즈'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 우파지도자들에게 중요한 생존전략입니다.

 

북한발 안보위협이 안겨준 것들

 

지난해 12월 일본에는 패전 이후 가장 보수적인 우파정권이 들어섰고, 대한민국에는 87년 민주화이후 가장 보수적인 우파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이는 북한의 3대 세습권력 김정은체제의 등장과 맞물려 동북아시아에 곧 몰려올 격랑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남∙북∙일 안보위협 트라이앵글. 표 by 다람쥐>

이 안보 트라이앵글을 게임이론으로 분석하면, 3자의 욕망이 서로 팽팽히 맞닿아 있는 내쉬균형(Nash equilibrium)상태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독재권력을 상수라고 볼 때, 북한발 안보위협에 영향을 받는 것은 한·일 양국 내부의 정치지형입니다. 김정은-아베-박근혜로 이어지는 3국의 안보카르텔 사이에서 한·일 양국의 평화세력은 설 곳이 없습니다.

 

불안과 공포가 엄습하면 대중은 낭만적으로 들리는 평화의 목소리보다는 강인하게 들리는 국가주의의 목소리에 더욱 쉽게 의탁합니다. 북핵에 대한 한·일 양국 국민들의 불안은 극우정권의 출범과 맞물려 강한 국가주의로 왜곡되어 표출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북측이 개성공단 패쇄를 언급하자 대화를 단절한 채 황당한 구출작전을 시사하더니, 25일에는 '협박성 대화제의'를 건냈다가 남북관계를 더욱 경색시켰습니다. 오매불망 북한의 도발을 기다리고 있던 일본의 극우세력에게 작년 북한의 핵실험은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좋은 빌미를 얻은 자민당, 유신회의 극우 정치인들은 내친김에 평화헌법개정까지 주장하며 12월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습니다. 

 

개성공단을 대하는 박근혜 정부의 태도와 군비확장을 추진하는 아베 정부의 태도는 국가주의적 대북 강경책의 다른 버전입니다. 이런 대외 강경책을 펼친 양 정부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불행하게도 그들의 안보세일즈가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이 과정에서 개성공단조성을 주도했던 한국의 평화세력과, 대북 유화정책을 주도했던 일본의 평화세력은 그 목소리를 상실했습니다. 

 

관련글 - 아베의 야스쿠니와 박근혜의 5.16

     

 

북한이라는 '마르지 않는 셈'

 

지난 60여 년간 북한이라는 존재는 양국의 극우 국가주의자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이었습니다. 남한의 자유-공화-민정-민자-신한국-한나라-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세력은 북한에 대한 대중의 불안과 공포를 이용하여 권력을 유지해왔고, 일본의 극우세력 자민당 역시 북한의 안보위협을 이용해 끊임없이 군비증강과 팽창주의를 주장하며 장기집권을 이어 왔습니다.

 

그런데, 민주정부 10년 햇볕정책의 결실로 세워진 개성공단은 양국의 우파들에게 이 샘이 마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불러왔습니다. 실제로 개성공단 가동 이후 MB정권출범 이전까지 치러진 남한의 선거에서는 과거와 달리 '북풍'이 전혀 먹히지 않았고, 심지어 안보이슈에 가장 민감했던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조차 보수당이 패하는 역전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남북의 긴장완화는 일본의 우파세력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북관계의 진전과 미·북간의 대화재개로 형성된 해빙무드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 선언’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것은 곧 일본의 극우세력이 예전과 같은 북한발 안보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됨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개성공단의 존재로 정치적으로 손실을 입었던 세력이 누구였는지를 살펴보면 그것이 사라질 경우 누구에게 이득이 돌아갈지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철수는 상시적 안보위협의 부활을 의미하며, 이는 곧 양국의 우파들이 장기간 득세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됨을 뜻합니다.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보수단체의 시위. 출처 연합뉴스>

정략적인 안보세일즈 멈춰야

 

김정은-새누리당-자민당이라는 반 평화적인 세력들이 만들어내는 화약냄새가 동북아시아를 뒤덮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은 미국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그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나라는 태평양 건너의 미국이 아닌 인접한 한국과 일본입니다. 양국 모두 북핵의 타겟인 미국의 우방이자, 북한의 적국입니다.

 

사실 한·일 양국의 외교정책이 북핵의 종속변수인 이상 한국과 일본의 노력으로 북핵을 어찌할 방도는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김정은체제가 하루빨리 연착륙하거나 미국이 대화에 나서기를 앉아서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나 개성공단문제 정도는 핵문제와 달리 우리 외교의 통제범위 안에 둘 수 있었던 사안이었습니다. 정략적 의도가 아니라면 김정은의 벼랑끝 외교에 편승해 맞장구를 칠 이유는 없었던 것이죠. 박근혜 정부의 비상식적인 대응이 더욱 아쉬운 이유입니다.

 

김정은의 데뷔무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조성된 한반도의 안보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설사 이것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21세기에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치킨게임에 양국의 국민들이 언제까지 지지를 보낼지도 의문입니다.

 

911테러 직후 지지율이 92%까지 치솟았던 부시 대통령은 테러정국이 끝난 뒤 결국 22%라는 역대 최악의 지지율로 물러났습니다. 부시의 초라한 퇴장은 돌발적인 안보위협 상황에서 형성된 지지율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말해줍니다. 눈앞의 지지율에 눈이 멀어 정략적인 안보세일즈를 지속한다면 부시의 초라한 퇴장이 박근혜-아베 정부의 미래가 될지 모릅니다.

 

http://daramjui.tistory.com/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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