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작 판타지 소설입니다.
게시물ID : readers_7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톱을노려라
추천 : 1
조회수 : 4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04 17:04:16

  살아 있는 자도 죽은 자도 모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조화롭지 못한 죽음이 깊게 묻어 있는 소리였다. 그 소리는 귀가 아닌 라자의 마음속으로 들렸다. 듣기 싫어 귀를 막아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라자가 죽기위해 절벽으로 올라 간 날 대륙에 있는 세레나르왕국을 세 곳에 도시가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세 곳에 도시를 죽음에 도시로 바꾸는 시간은 그리 오랜 걸리지 않았다. 단 하루 밤이면 충분했다.

   죽음의 숨결을 뿜어내며 죽은 자를 일으켜 세웠고 생명의 힘에 억눌려 있던 죽음의 존재들을 불러 모았다. 살아 있는 자들은 느끼지 못하는 죽음의 공포가 그 마을들의 덮쳤다.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하는 죽은 자 들의 광기는 산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오직 파괴와 죽음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들이기에 그들에게는 자비와 용서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생명의 힘을 느끼면 절규하듯 광기를 뿜어내며 그 생명의 파괴했다. 마치 그것이 그들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인양 그 임무에 최선의 다했다.

   마을을 지키는 경비대들은 마을의 외곽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일어나 성벽을 두드리는 죽은 자들의 보며 기겁을 했고 죽음을 느끼며 공포에 떨던 사람들은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가고일의 울음소리에 절망을 보아야만 했다.

   그 순간 죽음에게 침심당해 있던 라자는 그 모든 것을 죽음의 조각과 함께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죽음과 함께 만들어진 불면의 존재들에 광기로 인해 공포에 질려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피의 갈증으로 미쳐버린 흡혈귀들에게 목을 물려 절망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피의 광기에 축제를 벌이고 있는 언데드에 분노 그 무엇 하나 빠짐없이 라자는 느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느끼며 라자는 더 이상 죽음의 조각에게서 벗어 날수 없음의 깨닫게 되었다. 이미 라자 안에 있는 죽음은 자신에 죽음조차 의지대로 하지 못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라자를 침식하고 있었다.

   그 뒤 한 동안 죽음의 조각은 잠잠했다.

   세 곳에 도시를 죽음의 도시로 만들고 난 이 후 라자을 귓가로 한동안 죽음의 비밀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라자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숲속으로만 속절없이 떠돌아야 했다. 언제 또 다시 자신을 귓가로 죽음의 비밀이 들려올지 모르기에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절망과 같은 외로움을 혼자 견디어 내며 사람들의 피해 다녔다. 이렇게 떠돌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외로이 죽어 버리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인내심에 한계는 그 바닥을 들어냈고 추위와 배고픔 보다 더 견디기 힘든 외로움에 라자는 결국 사람들 곁으로 다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수백 번을 망설이다 어느 이름 모를 마을로 들어섰다. 사람들을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어두운 밤이 되어야 마을로 들어선 라자는 가장 커 보이는 집 뒷문을 두드렸다. 늦은 시간이라 열리지 않을 꺼라 생각했던 문이 열렸다. 마치 마지막 남은 희망의 문이 열린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의 문 넘어로 인상 좋은 할아버지가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온기란 하나도 찾을 수 없었던 자신에게 따스한 온기를 나누어 주신 분이었다.

   잠시나마 라자의 마음이 따듯해 졌다.

   비록 들어 있는 것은 옥수수가 전부였지만 따듯한 스프 한 모금에 얼었던 몸이 녹았고 딱딱한 빵이었지만 그 빵 한입에 라자는 오랜만에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라자는 그런 것 보다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따스함에서 사람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게 더 없이 기뻤다. 외로움이 라자에 곁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죽음만을 생각하던 라자에게 다시 삶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할아버지가 자리를 뜨고 침대위에 누운 라자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잠들어가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금까지 라자를 괴롭히던 모든 문제들이 사라져 버렸다. 죽음도 삶도 더 이상 라자를 괴롭히지 못했다.

 

   나와 함께 죽음을 느껴보자.!! ]

 

   한동안 들리지 않던 죽음의 비밀이 라자을 귓가로 들려 왔다. 안락한 잠의 세계로 빠져들던 라자을 귓가로 죽음의 비밀이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또렷하게 들려 왔다.

   죽음으로 불멸이 되어 버린 존재... 생명에 피를 마시며 갈증을 해소하는 존재...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며 보름달의 힘을 느끼는 존재... 죽음으로 불사가 되어 가는 존재들의 광기가 들려왔다.

라자는 귀를 막았다.

   잠시나마 느꼈던 따뜻함이 어느새 라자에 곁을 떠나고 있었다. 바람에 날려 가는 깃털과 같이 저 멀리 날아가 버리는 따뜻함을 잡으려 손을 뻗어 보았지만 라자의 손은 이미 따뜻함의 잡기에는 너무도 메말라 있었다.

   따스한 스프로 녹았던 몸은 다시 차갑게 식어가고 빵 한 조각에 찾았던 작은 평안은 눈 녹듯 녹아버렸다. 잡아 보려 해도 잡아 보려 해도 그 하나도 잡을 수가 없었다.

 

   안돼... 제발 안돼... ”

 

   라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조금씩 죽음의 조각으로 인해 밀려나려는 의식을 힘겹게 붙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방금 전 자신에게 잃었던 희망의 느끼게 해주시고 따스함을 주신 그 할아버지에게 만큼은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아니 절대로 죽음의 조각이 그렇게 하게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주 완강히 자신의 침식하려는 죽음의 조각에게 저항을 하며 라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조금이라도 정신이 온전할 때 이 마을을 떠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마을은 물론이고 그 할아버지까지 죽음의 제물이 되고 말 것이다. 분륨이란 마을에서 느꼈던 절망이 다시 라자를 엄습했다.

떨리는 다리로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라자의 눈은 조금씩 풀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하여 안돼 안돼 를 외치며 무거운 발걸음의 옮겼다.

   마구간을 지나 자신이 들어 왔던 뒷문으로 다가선 라자는 이미 반쯤 죽음의 조각에게 침식당해 있었다. 다만 완강히 저항하는 라자을 본능적인 의지만이 죽음의 조각을 힘겹게 묶어두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본능적인 라자의 의지도 어느 순간 풀려날지 알 수 없었다. 이미 라자를 여러 번 침식했던 죽음의 조각에게는 그건 너무도 미미한 반항일 뿐이었다.

뒷문은 열리지 않았다.

   열쇠로 굳게 닫혀 있는 문은 라자에 힘으로 도저히 열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 할아버지를 찾아가 열쇠를 받을 수도 없었다. 어디에서 지내는지 알지 못할뿐더러 찾는다 하여도 할아버지를 찾기 전에 자신이 먼저 죽음의 조각에게 침식당할 것 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라자에 의식은 깊은 잠으로 빠져들 듯 흐려지고 있었다. 어떻게 하든 죽음의 조각에게 침식당하기 전, 이 집에서 이 마을에서 할아버지에게서 최대한 멀리 달아나야 했다.

   라자는 뒷문에서 정문으로 이어져 있는 외벽을 따라 걸었다.

   귓가로 들려오는 죽음의 비밀은 더욱더 라자가 감당하기에 벅찬 엄청난 비밀의 들려주고 있다. 라자의 정신은 조금씩 식어가며 라자의 몸과 같이 얼어가고 있었다. 온기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세상과 같이 라자의 몸속에서 온기는 식어가고 그에 따라 라자의 정신도 얼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라자의 저항이 너무도 완강해 이번만큼은 죽음의 조각은 쉽사리 라자를 정복하지 못했다. 이렇게 라자는 필사적이었다.

 

   “ 저 소녀는 누구야... ”

 

   정문 경비를 보고 있던 저택에 사병인 로스는 멀리 외벽을 집으며 힘들게 걸어오는 어린 소녀를 보고 말했다.

   늦은 시간 저택 안에서는 그 누구도 함부로 다니지 못하는 것이 이 저택의 주인인 시베룬 남작이 정해놓은 법이었다. 하지만 그 법의 무시하고 있는 저 어린 소녀를 본 로스는 어이가 없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와도 단단히 나온 모양이라 생각이 들었다.

 

   누구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 ”

 

   같이 경비를 보던 사병이 로스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로스 또한 처음본 얼굴이라 고개를 저었다.

   정문 경비를 주로 담당하는 로스는 저택 안 사람들에 얼굴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택으로 들어오는 외부인과 내부인의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저 멀리서 벽을 집으며 힘들게 걷고 있는 어린 소녀는 로스 자신도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 분명했다.

 

   새로 어린 하인이 들어 왔다란 말 혹시 들은 거 있어? ”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어린 소녀에 얼굴의 보고 저택 안에서 확실히 본적이 없는 소녀란 걸 확신한 로스가 곁에 있는 경비병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 경비병 또한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럼 분명한 것은 이 저택과 관련 없는 외부인이란 말이었다.

   외부인에 대한 저택의 경비병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자신의 마음대로 외부인의 밖으로 보내거나 저택 안으로 들어 놓게 된다며 그 경비병은 다음날 시베룬 남작에게 큰 화를 당할게 뻔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