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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재단 때문에 망신 당한 썰
게시물ID : cook_41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13
조회수 : 1594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5/06 10:26:55

<세계 화인 기업가 협회>라는 화교 단체가 있음.

세상에서 제일 돈 많은 사람들이 유태인, 그 다음이 화교임.

이 단체에서는 해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화교들을 모아서 여러 행사를 많이 함.

그 중 하나가 <화상논단(華商論壇)>이라는 행사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3일 동안

화상들과 개최국 국가의 기업가들이 모여서 의견도 나누고 친목도 도모하고

그 뿐 아니라 적게는 몇백억에서 몇천억까지도 투자도 이루어지는 행사임.

2010년 10월, 화상논단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됐음.

참고로 2009년 화상논단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음.


중요한 행사답게 밥도 주최측에서 사는게 아님.

환경부 장관, 서울시장, 국무총리 등 서로 밥을 사려고 나래비로 줄을 섬.

3일 동안 안심 스테이크랑 와인을 질리도록 먹었음.


이틀 째 저녁.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그만 두고 <한식재단> 이사장으로 변신한 정운천씨가 저녁을 사기로 한 날이었음.

한식재단에서 한식 홍보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음식이라며 설레발이 장난이 아니었음.


▲ 헤드테이블임. 저 보자기로 덮은 저게 문제의 음식들임.


음식들을 세팅해놓은 뒤 음식을 만들었다는 사람이 나와서 음식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함


▲ 가운데 한복 입은 아줌마가 음식 만든 사람이고 주변에 늘어선 사람들이 제자들임. 사진에 나온 인원은 절반 정도밖에 안됨.


문제는...

음식 설명을 20분 동안 함.

재료 설명부터 시작해서 줄 서 있는 제자들 소개까지...

그리고 드디어 음식 개봉 시간...


▲ 이게 바로 그 음식임. 테이블당 접시 2~3개씩.


20분이나 기다린 끝에 음식을 봤으니 모두들 허겁지겁 먹기 시작함.

그런데...

음식에 간이 하나도 안 돼 있는 거임.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천연재료로 만든 건강식이라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 갔음.


버뜨...

이게 끝이 아니었음.

보자기를 열고 나서 또 음식에 대한 설명이 10분 넘게 이어지더니

호텔 웨이터들이 소스를 들고 나타남.

두둥~~~~!!!!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대부분 테이블에서 음식을 거의 다 먹고 난 이후였음.

모두들 얼굴이 벌개져서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이 돼 버렸음.

체면을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 사람들이 체면을 구기게 됐으니 얼마나 쪽 팔렸겠음.

한국인들은 한국인들 나름대로 쪽 팔려서 얼굴을 못 들고...

웨이터는 웨이터 나름대로 소스를 뿌려줘야 할 음식이 없어서 당황하고...


그래도 잠시 후 다들 허허 웃고 애써 넘겼음.

그리고 차분하게 앉아 메인 메뉴를 기다렸음.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메인 메뉴가 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음.

접시를 치우러 온 웨이터에게 메인 메뉴 언제 나오냐고 물어봤음.

이게 메인 메뉴였음.

밥도 김치도 없이 달랑 이게 끝이라는 거임.


그날 숙소로 쓰고 있던 호텔에 급히 연락해서

행사 끝나고 한밤중에 저녁 사 먹이고 난리도 아니었음.

망신도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고,

중국어 욕은 안 들어본게 없을 정도로 들어봤음.


요즘도 가끔 주석이나 부주석이 한국에 오시면 이 얘기를 꼭 하심.

엊그제도 주석단(회장단)의 어떤 분과 만났는데,

그날 얘기를 또 하시는 거임.

지금이야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그 때는 진짜 무간지옥을 경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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